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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어 돈과 시간까지 절약해주었지만 혼자 먹으니 왠지 쓸쓸했다.
▲ "고추장 숯불삼겹살 삼각김밥"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어 돈과 시간까지 절약해주었지만 혼자 먹으니 왠지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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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와 깻잎을 포개고 그 위에 잘 구운 삼겹살을 놓는다. 거기에 마늘과 쌈장, 파무침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쌈을 한입에 쏙 넣고 소주 한 잔 들이키면 절로 '캬~'하는 소리가 나온다. 시름도 함께 날아가는 것 같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할까?"

전송 10분 만에 메인에 실린 내 기사
▲ 엄지뉴스 메인까지 전송 10분 만에 메인에 실린 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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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들어도 흥겨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마음이 답답할 때, 머리끝이 얼얼할 때. 삼겹살 한 점에 소주 한 잔은 그야말로 서민의 힘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삼겹살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의 음식'이라는 삼겹살의 별명이 무색해졌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모 음식점의 국내산 생삼겹살 1인분 가격은 8000원. 주머니 사정이 딱한 대학생은 쉽게 먹기 힘들 정도로 높은 가격이다. 서울 시내 대부분 음식점은 국내산 생삼겹살 1인분에 8000~10000원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3~4명이 소주를 곁들여 먹을 경우 5만~6만원은 거뜬히 나온다. 직장인에게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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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데이... 나의 선택은?

필자 홀로 삽겹살 삼각김밥을 먹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메신저에서 안타까움을 전하는 지인
▲ "오빠...왜그래요..." 필자 홀로 삽겹살 삼각김밥을 먹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메신저에서 안타까움을 전하는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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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비교적 값이 싼 수입산 삼겹살을 먹기에는 조금 망설여진다. 신촌 일대에는 삼겹살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수입산 삼겹살을 판매한다. 가격은 4000원대.

프랑스·오스트리아 등에서 수입한 이 삼겹살은 우리나라 삼겹살보다 비교해볼 때 맛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기름이 많고 고기가 얇아 씹는 감촉이 부족하다는 것. 게다가 '수입산'이라는 딱지는 소비자의 의심을 사기 쉽다. 수입산 육류에 대한 불신이 높기 때문이다.

양태석(25·남·연희동)씨는 "수입산 삼겹살의 안전도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값이 싸기 때문에 먹는 것"이라며 "국산 삼겹살이 씹는 맛이 쫄깃쫄깃해서 훨씬 맛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겹살 먹을 돈이 없던 필자. 학교 편의점에서 삼겹살을 대체할 거리를 찾았다. 바로 '고추장 숯불삼겹살 삼각김밥'. 단돈 700원으로 삼겹살 데이의 의미도 살리고 시간과 비용도 절약했다. 이것이 바로 '경제적 인간'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필자의 소식을 접한 주위사람들은 "불쌍하다" "그러지 마라" "차라리 나를 부르지 그랬니" 등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베트남에서도 삼겹살은 챙겨 먹었는데...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이 식당 삼겹살. 정말 맛있다.
▲ 베트남 다낭(Da Nang) 한국식당의 삼겹살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이 식당 삼겹살.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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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도 삼겹살 부위를 따로 판매한다. 2007년 말부터 '꿉 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에서 '바 러이(ba roi)'라는 부위를 판매하는데 이것이 바로 삼겹살이다. 베트남에서는 흔히 삼겹살을 구이용이 아닌 국거리용으로 쓴다. 때문에 지방과 살코기가 층을 이룬 '삼겹'이 우리나라 삼겹살만큼 뚜렷하지 않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베트남 현지 한국 식당에서도 삼겹살을 판매한다. 1인분에 9만 동(약 8000원) 정도인데 맛은 제법 한국에서 파는 삼겹살과 비슷하다. 특이한 점이라면 현지 직원이 옆 탁자에서 삼겹살을 직접 구워준다는 것. 손님에게 고기 냄새가 배지 않게 하려는 배려다.

필자가 베트남에서 겪은 일 가운데 삼겹살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베트남의 작은 도시에 살고 있던 필자. 어느 날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나도 먹고 싶었다. 한국 식당은 구경 조차할 수 없었던 작은 도시였던지라 직접 삼겹살을 찾아 헤매는 수밖에 없었다.

대형마트, 식당 등 이곳저곳을 뒤져봤지만 삼겹살은 보이지 않았다. 지친 필자는 허름한 시장으로 들어가 고기 파는 아줌마에게 다짜고짜 삼겹살을 달라고 했다. 당시 베트남어 서툴렀던 나는 몸짓발짓으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내 접힌 뱃살을 보여주며) 이런 살 없어요?"

베트남에 계신 고기 파는 그 아줌마... 아직도 '그 한국 애는 변태였어'라고 생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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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삼겹살, #삼겹살 데이,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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