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2 영화스틸컷

▲ 적벽대전2 영화스틸컷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2008년 큰 기대를 모았던 오우삼 감독 영화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생각했던 것만큼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이전에 나왔던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그만그만한 영화란 평가가 우세했다. 삼국지 전투 중 가장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적벽대전을 표현한 것치고 너무 지루한 것 역시 사실이었다.

오우삼 감독이 처음부터 2부작으로 기획했던 영화 “적벽대전” 시리즈의 완결 편 <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이하 적벽대전2)이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1편 때문일까. 2편에 대한 기대 역시 예전보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적벽대전2>가 일본에서 외화사상 가장 많은 흥행수입을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기대치가 약간 상승했다. 이번 작품은 과연 1편에서 보여주었던 평범한 수준을 뛰어넘었을지 관심 또한 높아졌다.

1편에 실망했다면 2편은 기대해도 좋다

1편에 실망했던 관객들이라면 2편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적벽대전>시리즈는 마치 2편에 모든 것을 쏟아 붓기 위해 만든 작품처럼 느껴진다. <반지의 제왕>시리즈처럼 각 시리즈가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것이 아니라, 2편을 위한 길잡이로 1편이 존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1편과 2편 사이에 차이가 많다.

<적벽대전2> 전쟁 신은 만족할만한 쾌감을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1편과 달리 2편은 전쟁에 대한 예비 설명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영화는 쾌속으로 전쟁을 향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영화 초반부 약간의 지루함을 견뎌내면 영화가 끝나는 말미까지 관객들은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전쟁신은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비주얼을 제공하고 있다 해도 될 것 같다.

특히 화려한 화공신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을 만큼 뛰어난 장면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을 마치 현실로 옮겨 놓은 것처럼 느껴질 만큼 그 규모 및 특수효과와 비주얼 효과는 1편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큰 감동을 안겨다준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2편은 오우삼 감독이 가지고 있는 특기가 잘 발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 그의 영화 <영웅본색>(1986년), <첩혈쌍웅>(1989년)에서 느꼈던 비장미가 영화에서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에 대한 세세한 설명대신 남성미 넘치는 배우들의 몸으로 부딪치면서 느껴지는 열기 또한 잘 살려놓았다. 전쟁영화나 액션영화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만족감을 얻어갈 수 있을 만큼 영화에서 보여주는 쾌감은 상당하다.

오우삼 감독이 할리우드 영화를 연출하면서 터득했던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한 감각을 여과 없이 <적벽대전2>에 담고 있다. 이런 그의 노하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 외에 다른 나라 영화가 거의 기를 펴지 못하는 일본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중국영화가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느껴질 만큼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작품이다.

왜 1편으로 압축하지 못했나?

<적벽대전2>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만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적벽대전 1부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1)에 실망했던 필자에게 2편의 만족감은 왜 이 작품을 1부로 끝내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마저 주고 있다.

상영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더라도 1부로 끝냈더라면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작품이었기에 이런 아쉬움은 더하다. 오우삼 감독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중국판 트로이”라고 이야기했던 이 작품은 결국 <트로이> 같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 같다.

<트로이>는 수십 년의 전쟁을 단 1편의 영화로 압축해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영화에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위해 약간의 희생을 감수한 것이다. <적벽대전1>은 사실 이 시리즈에서 존재하지 않더라도 큰 상관이 없었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가장 인기 높은 역사소설이기도 한 삼국지는 많은 애독자들이 읽은 작품이다. 삼국지 전체 내용은 모른다고 해도 적벽대전에 대한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다.

오우삼 감독이 친절하게 <적벽대전1>을 통해 관객들에게 지루한 전반부 내용을 전달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차라리 1부 내용을 압축해서 한편의 영화로 만들었다면 <적벽대전>시리즈는 중국판 트로이를 넘어서 아시아판 트로이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적벽대전2>, 뛰어난 비주얼과 탄탄한 스토리

적벽대전2 영화스틸컷

▲ 적벽대전2 영화스틸컷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필자처럼 1편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이 작품 역시 이전 작품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하는 관객들이라면 그 점은 우선 떨쳐내도 좋을 것 같다. 오우삼 감독 영화 대부분이 작품성 보다는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영화가 많았다. <적벽대전2>는 오우삼 감독의 이전 장기가 고스란히 살아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선택하면서 작품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관객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블록버스터 영화답게 적당한 선에서 재미를 준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은 블록버스터 영화치고는 상당히 괜찮다.

우선 <적벽대전2>는 삼국지라는 탄탄한 원작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스토리에 아쉬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탄탄한 스토리와 결부된 오우삼 감독의 능력이 상당한 수준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적벽대전2>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1편보다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에 대한 느낌을 더 잘 살려놓고 있다. 이 영화는 삼국지에 나오는 실제 인물과 비교하면서 영화배역들을 보는 재미 또한 있다.

다만 이 작품은 재미를 위해 역사소설 삼국지와 다른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나라 대표 장수 감녕이 사망하는 장면은 그래서 유독 눈에 들어온다. 적벽대전 이후 계속 장수로 성장해 오나라 최고 장군 반열에 오르는 감녕이 영화에서 허무하게 죽는다.

사실과 다른 영화 속 허구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과연 이 작품이 일본에서처럼 한국에서도 큰 흥행성공을 거둘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관객들이 중국판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해 손을 들어줄 것인지 궁금하다.

최근 개봉했던 중국판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적벽대전2>의 흥행성공에 더욱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적벽대전 유비 조조 손권 제갈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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