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키 카즈오(사진 왼쪽)와 페드로 히조

미사키 카즈오(사진 왼쪽)와 페드로 히조 ⓒ 프라이드

 

상대의 발과 마음(?)을 묶어버려라!

 

빠른 스탭과 강한 한 방의 절묘한 컴비네이션. 분명 원거리 타격가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겠으나 사람마다 능력치가 제각각이듯 모두가 이런 스타일에 능숙하지는 않다. 선천적으로 발이 그다지 빠르지 않은 선수도 있으며, 한 방의 파괴력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케이스도 많다.

 

격투무대에는 워낙 운동신경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지라 누구나 미르코 크로캅(34·크로아티아)처럼 싸울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래플러이면서도 타격가 뺨치는 스피드와 스탠딩에서의 거리조절능력을 갖춘 선수들도 종종 있다. 

 

UFC 최고의 타격가중 한 명이었던 페드로 히조(34·브라질)는 원거리 타격가치고는 스탭자체가 빠른편은 아니다. 사이드 스탭이 아닌 전형적인 킥복싱 스탭을 밟아나가는 그는 부족한 스탭을 강력한 로우킥으로 메워나가는(?) 파이팅으로 많은 강자들을 무너뜨렸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히조의 로우킥은 '쇠파이프'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했다. 입식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의 로우킥은 MMA의 파이터들에게는 감당해내기 어려울 정도의 위력을 과시했는데, 일단 몇 대 얻어맞게 되면 가장 기본적인 기동력부터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로우킥의 가장 무서운 점 중 하나는 다른 신체부위와 달리 다리에 쌓인 데미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되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 히조는 바로 이러한 스타일을 통해 빠르지 않으면서도 빠른 선수(?)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고의 타격솜씨를 가진 그에게 로우킥에 상처 입어 제대로 스탭도 옮기지 못하는 선수는 그저 하나의 먹잇감에 불과했고 이후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기동력을 상실한 선수에게 그의 묵직한 펀치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미사키 카즈오(32·일본) 같은 경우, 히조와는 반대로 스탭은 빠르지만 한 방의 위력이 덜한 케이스의 타격가로 꼽힌다. 날렵하게 치고 빠지는 경쾌한 타격전이 일품인 그는 아쉽게도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카운터는 약한 편이다.

 

때문에 타격가로서 전해지는 두려움의 임팩트도 적은 편이며 상대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타격을 통한 맞불작전을 들고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대들이 그랬듯 그와 타격으로 정면대결을 펼치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페이스를 잃고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사키는 한 방은 약하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계속해서 때려대는 연타에는 무척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데미지가 크게 쌓여버린 현실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미사키는 체력도 굉장히 좋아 그의 리듬에 맞춰 공방전을 벌이다보면 나중에는 발도 떼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체력손실까지 겪게 된다.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부숴 버리는 선수가 히조라면 미사키는 천천히 잠식해가듯 상대를 자신의 늪에 빠트려버리는 스타일의 파이터이다. 세계최정상급의 기량을 자랑했던 '폭탄레슬러' 댄 헨더슨(38·미국)조차 그의 아웃파이팅에 쓴맛을 본적이 있을 정도다.

 

물론 헨더슨은 대전 체급 등에 따라 기복이 있는 파이터이기도 하며 당시에는 굉장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스탠딩-그라운드에 모두 능한 그를 상대로 경기 내내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미사키가 좋은 파이터임을 알게 해준다.

덧붙이는 글 | 기사 계속 이어집니다.

2008.11.20 09:58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기사 계속 이어집니다.
주도권 페이스 쇠파이프 로우킥 미사키 카즈오 페드로 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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