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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깊어가는 가을, 모녀가 손을 잡고 뚝섬 오솔길을 걷고 있네요.
▲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깊어가는 가을, 모녀가 손을 잡고 뚝섬 오솔길을 걷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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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11일)을 맞아 뚝섬유원지로 나들이를 갔어요. 주차장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뚝섬유원지에서 주말을 만끽하고 있었지요. 불어오는 한강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을 누리며 주말 오후를 보내고 있었어요.

그러나 한가롭게 산책을 하기에는 뚝섬은 불편하더군요. 아직 자전거도로 공사를 하고 있어 인도와 구분이 되지 않았어요. 오고가는 자전거 사이로 사람들은 얽혀서 복잡했지요. 자전거 타는 사람도 엉금엉금 조심하면서 움직이고 행인들도 자전거를 살피면서 지나가야 하지요.

"에고, 복잡해" 좁은 길에 오가는 사람과 양방향으로 지나가는 자전거들로 번잡한 분위기였어요.
▲ "에고, 복잡해" 좁은 길에 오가는 사람과 양방향으로 지나가는 자전거들로 번잡한 분위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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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사람이 얽힌 복잡한 길을 통해 서울숲 쪽으로 걸어갔어요. 가족, 연인, 친구끼리 잔디밭에서 오붓한 시간을 갖고 있더군요. 여유롭게 낮잠을 즐기는 사람도 여기저기 눈에 띄고 배드민턴, 공놀이를 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X-sports 경기장에는 스케이트 보드와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이더군요.

풀밭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군데군데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지요.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얼굴이 발개진 분들도 종종 있더군요.

이곳저곳 둘러보고 화장실 갈 때였어요. 이동식으로 설치되어 있는 공중화장실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있었어요. 남녀 구분 없이 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좁은 그곳은 문제가 있더군요. 안이 훤하게 비치는 것이에요. 안에서 일을 보는 분과 눈이 마주쳤을 때 얼마나 민망하던지. 안에서 일을 보는 사람이 훨씬 더 황당하고 난감했겠지요.

어떻게 안이 보이도록 화장실 문을 설계했는지 의아하더군요. '장애인이 안에서 볼일을 보시다가 무슨 어려움이 발생하면 도와주려고 이렇게 창을 설치했을까'라며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해도 납득이 안 되었어요. 자신이 일을 볼 때 지나가는 사람이 힐끔힐끔 쳐다본다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확 끼치고 불쾌해졌지요.

화장실에 웬 창? 뚝섬에 있는 화장실에 위아래로 길게 유리로 창이 나있네요. 화장실에서 일 보시는 분과 순간 눈이 마주쳤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그 분은 얼마나 난감하셨을까요. 어떻게 창을 낼 생각을 했을까요.
▲ 화장실에 웬 창? 뚝섬에 있는 화장실에 위아래로 길게 유리로 창이 나있네요. 화장실에서 일 보시는 분과 순간 눈이 마주쳤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그 분은 얼마나 난감하셨을까요. 어떻게 창을 낼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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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유원지들을 관리하는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관계자와 통화를 하였어요. 그래서 장애인화장실에 창을 왜 냈는지 물어보았지요.

"밤이면 장애인 화장실에 노숙인들이 기거하기 때문입니다. 순찰자들이 안에 노숙인이 있으면 내보내려고 일부러 설치했습니다. 창에다 선팅처리를 하였는데 비치나 봅니다. 더 선팅 처리를 하여 비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숙인들이 화장실에 기거해서 장애인 화장실에 창을 설치했다는 관계자의 말은 조금 황당하네요. 순찰자들이 안에 누가 있는지 두드려보고 확인하면 될 것을 창을 설치하여 밖에서 안을 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행정편의'를 위한 것이지요. 노숙인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장애인들은 외출을 할 경우 누군가의 시선에 노출된 채 일을 보게 만들어 놓았네요.

이와 관련되어 인권침해와 대책에 의견을 듣고자 전화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문의하였지요. 하지만 화장실 시설로 민원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뾰족한 답 없이 다른 단체를 소개해주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도 안에서 일을 보는 사람도 불편하지 않도록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들어 놓아야겠지요. 입장을 바꿔서 자신이 장애인이 되어 일을 본다고 생각한다면 화장실에 창을 내는 일은 없겠죠. 인권 감수성을 더 키워나갔으면 하네요.

뚝섬유원지 한가로운 오후, 자전거 뒤로 잠실신천지역에 재개발된 아파트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잠실운동장이 보이네요.
▲ 뚝섬유원지 한가로운 오후, 자전거 뒤로 잠실신천지역에 재개발된 아파트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잠실운동장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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