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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 퍼포먼스 지난 23일 여수 소호요트경기장 앞 바다에서 얼음펭귄을 조각하여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환경퍼포먼스 아티스트 최병수씨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그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감상하세요.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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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애기하는 펭귄의 절규

파도가 밀려오는 잔잔한 바닷가에 전기톱 소리가 요란다. 차가운 사각얼음덩어리는 전기톱에 묵이 잘려나가듯 숭덩숭덩 잘려나간다. 네모난 얼음덩어리는 어느새 남극의 펭귄 모양으로 변해가고 최병수 환경퍼포먼스 아티스트의 조각칼에 의해 다듬어져 마치 살아있는 한 마리 펭귄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요즘 들어 폭염주의보, 경보가 자주 예보된다. 찜통 같은 더위 속 시원한 얼음만 보아도 더위가 싹 가는 느낌이다. 얼음덩어리에서 환생하는 펭귄을 보자 갑자기 시원한 얼음나라에서 살고 있는 펭귄이 부럽다.

그는 살아있는 작은 펭귄 한 마리를 품에 안아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가에 놓아준다. 얼음펭귄의 몸에서는 남극의 차가운 향이 느껴진다. 그러나 펭귄은 따스한 여수 앞바다를 좋아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가 살고 있는 얼음의 나라 남극을 그리워하는 모습이다.  녀석의 모습에서는 쓸쓸함만이 묻어날 뿐이다.

따스한 해수에 점점 녹고 있는 펭귄
▲ 펭귄 따스한 해수에 점점 녹고 있는 펭귄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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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있기도 잠시 해수면에 잠겨있는 부분부터 녹아 쓰러지고 있다.
▲ 펭귄 서있기도 잠시 해수면에 잠겨있는 부분부터 녹아 쓰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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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라고 절규"
"온몸으로 애기하는 절규........,"

한 마리의 펭귄으로 서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최병수씨는 지구온난화로 점점 그들의 보금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에 온몸으로 알리려는 마지막 몸부림인 "온몸으로 애기하는 절규"라고 한다.

물속에 잠긴 녀석의 다리는 찰랑찰랑 다가오는 잔파도에 점점 녹는다. 불과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기우뚱하더니 이내 넘어지고 만다. 녀석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입가에서는 "아~" 하는 짧은 비명의 소리가 들린다. 녀석의 머리는 몸과 분리되고 날개는 끊어져 더 이상 일어설 수도 없다.   

"팔 한쪽이 부러졌다."
"(펭귄)이 넘어지는 것을 보니 어때"
"마음이 아파요."

처음부터 사각 얼음덩어리가 펭귄으로 태어나는 것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아이의 얼굴에서는 신기함도 재미있어 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슬픔에 잠긴 얼굴로 변하였다.

다시 태어난 800마리의 펭귄 들

얼음덩어리에서 다시 펭귄으로 탄생하고 있다.
▲ 소호앞바다 펭귄 얼음덩어리에서 다시 펭귄으로 탄생하고 있다.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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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바닷가에서 노란헤드폰을 귀마개 삼아 자유자제로 전기톱을 다루는 그의 모습에는 범상치 않은 느낌이 전해온다. 밖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 탓에 그의 얼굴이 구리 빛으로 그을렸다. 

28일에는 프랑스에 간다고 한다. 초청받지도 않은 방문. 단지 이유는 “답답해서 간다”고 한다. 뭐가 그토록 그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일까. 말없는 펭귄의 온몸 절규를 통하여 많은 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지만 세계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답답한 것이다.

그는 온실가스 등으로 점점 더워지는 지구의 위기사항을 북극의 펭귄을 통하여 표현한 것이다. 시원은 남극의 신사가 흉물스럽게 녹아 쓰러지면 또 그는 얼음덩어리를 가져다 전기톱 시동을 건다. 

펭귄이 온몸으로 애기하는 것은 절규는 무엇일까.
▲ 펭귄 펭귄이 온몸으로 애기하는 것은 절규는 무엇일까.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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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을 통하여 얼음으로 환생한 펭귄은 벌써 800여 마리나 된다고 한다. 정성들여 얼음 조각한 펭귄이 녹는다. 고고한 학이나, 맹금류의 얼음조각상이 등장하면서 은은한 음악과 샴페인 축배로 회사 창립을 자축하는 드라마 속 연회장에서 볼 수 있었던 얼음 조각상에서 느끼는 모습과 전혀 다른 뭔가 위기사항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한 마리 한 마리의 펭귄들은 온 몸으로 지구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때와 장소 그리고 국적을 가리지 않고 펭귄을 만들어 그의 속마음을 지구의 위기를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금 사람들이 누가 해주길 바라고 있어

환경퍼포먼스 아티스트
▲ 최병수 환경퍼포먼스 아티스트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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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뭐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불이 나면 어떻게 하겠어요. 빨리 물들고 가야지. 지금 사람들이 누가 해주길 바라고 이러고 있어. 이거 다들 같이 움직여야 되요. 제일 큰 게 지금 미국이지. 미국이 지금 교토의정서 가입을 계속 거부하고 있잖아요. 이산화탄소를 제일 많이 방출하고 있으면서." 

“지구 온난화는 하나다예요.”

그는 지구 온난화는 둘이 셋이 아니라 하나란다. 지구가 하나인데 왜 다들 이웃나라 애기로만 듣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한다. 이는 어느 한 나라의 관심과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구온난화를 만드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 지구의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교토의정서’에 가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더욱 답답해하고 있었다.

97년부터 환경퍼포먼스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올해 들어 벌써 11년째다. “유빙이 녹아서 서식처가 없어져서 펭귄이 50%가 죽었다”는 것을 듣고 펭귄을 통한 지국 온난화 방지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눈이 와아야 할 남극에 비가 와서 펭귄이 얼어 죽고 있다고 한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 때문에 남극의 펭귄들은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92년)에서 ‘쓰레기들(걸개그림, 아크릴화)’이 뉴욕 타임스에 실리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구온난화로 위협받는 생명을 얼음 조각으로 형상화한 ‘펭귄이 사라진다’ 및 ‘나침반이 녹고 있다(걸개그림, 아크릴화)’를 테마로 기후변화 심각성 경고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더 많은 나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의 환경을 스스로 보호할 때까지 펭귄의 ‘온 몸으로 애기하는 절규’는 계속 될 것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태그:#최병수, #펭귄,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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