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팬들은 그의 경기결과를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 추성훈 팬들은 그의 경기결과를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 오마이뉴스 윤대근

 

'드림(DREAM)5' 라이트급 그랑프리 결승전이 21일(한국시각) 일본 오사카성홀에서 있었다.  

 

이번 대회는 기존의 라이트급 결승전 외에 추성훈(32·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과 마크 헌트(34·뉴질랜드) 그리고 알리스타 오브레임(28·네덜란드) 등 국내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선수들이 슈퍼파이트에 출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쟁쟁한 선수들의 면면 만큼이나 명경기도 많이 속출되었다는 평가. 하지만 그 와중에 격투 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사안이 하나있었으니 다름 아닌 각종 포탈에 난무한 스포일러 기사들이었다. 

 

이번 대회는 익히 알려진 대로 지연중계로 시청자들에게 보였다. 대회사와 방송국의 사정상 종종 있어온 일이지만 문제는 경기가 팬들에게 보이기도 전에 주요 결과가 뉴스로 나와버려 명승부의 긴장감이 떨어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몇몇 지연중계 경기들이 팬들을 위해 일부러 경기결과를 늦게 발표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도와는 다르게 인터넷에 접속했다 결과를 알아버린 팬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결과를 알고 시청하는 스포츠 경기만큼 맥빠지는 것은 없다. 더욱이 개인종목인 격투라면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땀으로 펼쳐내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고싶어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배신이나 다름없다.  

 

물론 경기 전에 결과를 알고 싶어하는, 또는 필요로 하는 마니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구태여 국내 언론사 등에서 뉴스를 보지 않아도 각종 해외포탈이나 전문사이트 등을 통해 충분히 결과를 알 수 있다. 난데없는 미리보기 뉴스에 일부러 결과를 피해 다니던(?) 선의의 격투 팬들만 뒤통수를 맞아버린 상황이다. 

 

스포일러(spoiler)의 사전적 의미로는 '망쳐 버리는 사람', '약탈(강탈자)'등이 있다. 이번 드림에 비춰보면 '경기 보는 재미를 망쳐버린 얄미운 현실'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부터 두근거리며 경기를 기다렸다는 한 팬은 "기대했던 주요경기에 대해 이런 식으로 재미를 반감시킬 줄은 미처 몰랐다"며 "다음부터 지연경기로 중계되는 격투경기에 대해서는 인터넷 접속도 금한 채 철저히 조심해야겠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를 토해냈다. 

 

경기 때마다 각종 의견을 나누며 수많은 게시글을 쏟아냈던 격투기 카페들도 스포일러 기사들의 두려움(?) 때문인지 의도적으로 접속을 하지 않는 회원들이 상당수였다. 팬들에게 스포일러 기사들이 얼마나 피해를 끼쳤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기사를 낸 언론사 등에서도 이유는 있을 수 있다. 기사가 공급되는 포탈과의 관계 및 부득이한 자체 사정도 존재할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이유도 격투경기를 즐기려는 팬들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2008.07.22 09:51 ⓒ 2008 OhmyNews
미리보기 포탈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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