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막 D-30일인 7월 9일. 러시아워가 지났는데도 베이징 중심가 스모그와 차량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CHINA BEIJING SMOG
epa01408621 Heavy smog and traffic even out of rush hour remain the norm in Beijing, China 09 July 2008. Smog is one of the main concerns of potential visitors to the upcoming Beijing Olympic Games. With the most polluted air of any city in China one month before the 08 August opening ceremony of the 29th Olympiad, according to the website of the State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monitoring service, the drastic steps to alleviate the situation even on a temporary basis may not allay concerns. EPA/ADRIAN BRADSHAW

베이징올림픽 개막 D-30일인 7월 9일. 러시아워가 지났는데도 베이징 중심가 스모그와 차량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 연합뉴스


공항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자원봉사자들 6시간씩 2교대로 무보수의 자원봉사들이 공항에 다수 배치되어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 공항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자원봉사자들 6시간씩 2교대로 무보수의 자원봉사들이 공항에 다수 배치되어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 김대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국의 베이징올림픽 준비 상황은 어떨까?

9일 설레는 마음에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하니, 공항은 그야말로 올림픽의 전초기지인 양 코 앞에 닥친 올림픽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공항 곳곳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무뚝뚝하고 경직된 분위기였던 비자 검사대까지 관광객들이 직접 친절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수하물을 찾는 곳까지는 고속운송 시스템인 APM 무인 전철이 운행되어, 짐 찾기가 편리해졌을 뿐 아니라 시간도 몰라보게 빨라졌다.

베이징의 변화는 공항에서 시작된다

수도공항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한 마리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데, 용의 비늘처럼 독특한 건축미가 곳곳에 스며 있다. 내부에는 장성만리도·청명상하도 등 고대 병풍벽화와 현대적 건축미가 어우러져 세련된 멋을 느끼게 했다. 영국의 건축설계사 노먼 포스터가 설계했다고 한다.

편리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도 무장경찰들이 오가면서 이용객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곳곳에 자원봉사자들도 배치되어 관광객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었다.

공항내 대형 화면에는 올림픽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과 각종 올림픽 영상물이 나오고 있었다. 상점에도 다양한 올림픽 관련 캐릭터들이 진열되어 올림픽이 임박한 베이징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공항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APM열차 관광객의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수화물을 찾는 곳까지 전철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시설과 친절도면에서 수도공항은 합격점으로 보인다.

▲ 공항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APM열차 관광객의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수화물을 찾는 곳까지 전철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시설과 친절도면에서 수도공항은 합격점으로 보인다. ⓒ 김대오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 기념품점 공항과 시내 도처에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를 활용한 캐릭터상품 매장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 기념품점 공항과 시내 도처에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를 활용한 캐릭터상품 매장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 김대오


공항을 빠져나가는 도로망은 입체적이면서도 진행 방향이 분명한 흐름으로 구성되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공항전철(값은 25위엔)은 현재 시험 운행 중인데, 오는 15일 공항에서 동즈먼까지 개통될 예정이어서 베이징 시내로의 진입이 보다 다양해지고 흐름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축구 등의 경기가 분산 개최되는 톈진(천진)에서 베이징 간의 고속기차도 완공되어 30분 만에 두 도시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얼마나 많은 지원과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은 지금도 진화 중

톈안먼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확대되어가는 베이징의 교통망은 현재 여섯 번째 동그라미인 6환까지 완공되어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도로바닥에 오륜기가 새겨진 올림픽전용도로표시가 있다. 이 곳은 선수단이나 올림픽 관련 취재진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오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고 한다.

시민 40%가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로 베이징의 교통체증은 심각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2부제가 썩 잘 지켜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베이5환(北5環)을 지날 때에는 퇴근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차가 조금 정체되기도 했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하드웨어만 놓고 본다면 베이징은 최근 그야말로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진행됐다. 그리고 그 진화는 지금도 진행형임이 분명하다.

올림픽전용도로 바닥에 오륜기가 새겨진 올림픽전용도로는 선수단과 취재진만 통행할 수 있다는데 7월 20일부터 시행된다.

▲ 올림픽전용도로 바닥에 오륜기가 새겨진 올림픽전용도로는 선수단과 취재진만 통행할 수 있다는데 7월 20일부터 시행된다. ⓒ 김대오



공사장에서 여전히 웃옷을 벗은 인부들 그다지 덥지 않은 28도 정도였는데 공사장에서는 웃웃을 벗은 체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들이 있다.

▲ 공사장에서 여전히 웃옷을 벗은 인부들 그다지 덥지 않은 28도 정도였는데 공사장에서는 웃웃을 벗은 체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들이 있다. ⓒ 김대오


'웃통 벗지 않기' '머리 자주 감기', 선언은 했지만...

그러나 베이징 시민들의 의식수준이나 문화수준 등 전반적인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변화가 필요하다.

이미 알려졌듯이 베이징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문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침 뱉지 않기' '머리 자주 감기' '웃통 벗지 않기' '새치기 안하기' 같은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올림픽 준비 공사장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웃옷을 벗은 채 일을 하고 있었다. 고속도로에는 위태위태하게 짐을 실은 화물차가 경적을 울리며 질주하고, 시민들은 교통안전요원들의 수신호를 무시하고 무단횡단을 하며 아슬아슬 도로를 건너가고 있었다.

해질녘 거리의 가장자리를 질주하는 재활용품 수거 자전거는 여전히 하루 동안 열심히 수거한 재활용품을 가득 싣고 어딘가로 흘러가고, 그 곁에는 자전거와 많은 인파들이 묻혀 묘한 카오스의 세계를 펼쳐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식당에서 더 이상 흡연하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예전 같으면 담배연기가 자욱할 식당이 이제는 아주 말끔해졌다. 종업원도 건물 내에서의 금연을 당연하다는 듯이 주지시키는 것이 베이징 시내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용의 머리 부분에 해당되는 공항입구에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택시요금이 1.6위엔에서 2위엔으로 오른 것처럼 전반적인 체감 물가도 그 정도씩 상승한 것 같다.

▲ 용의 머리 부분에 해당되는 공항입구에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택시요금이 1.6위엔에서 2위엔으로 오른 것처럼 전반적인 체감 물가도 그 정도씩 상승한 것 같다. ⓒ 김대오


한편 기본 주행거리 이후 ㎞당 1.6위엔씩 증가하던 택시비는 모두 2.0위엔씩으로 올랐다. 아마 다른 물가들도 대략 이 정도 수준으로 상승된 것 같은 느낌이다.

TV와 신문 등에는 올림픽 프레스센터가 오픈을 하고 올림픽 개막식용 예포가 공개되는 등 떠들썩한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설이나 이벤트보다 더 중요한 베이징시민들의 문명교육을 위한 시간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A Chinese paramilitary police officer stands guard in front of the Beijing Olympics Main Press Center (MPC) after its official opening in Beijing, China Tuesday, July 8, 2008. With one month to go before the Olympics open on Aug. 8, Beijing was putting the final touches to its preparations Tuesday, although pollution worries and questions over media freedom remain. (AP Photo/Andy Wong)

베이징 올림픽 메인 프레스 센터 공식 개장식을  가진 베이징 메인 프레스센터 앞을 경비하고있는  중국 전투경찰.

베이징 올림픽 메인 프레스 센터 공식 개장식을 가진 지난 7월 8일. 베이징 메인 프레스센터 앞을 경비하고 있는 중국 전투경찰. ⓒ AP=연합뉴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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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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