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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반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다른 해보다 빨리 시작해 길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장마가 일찍 시작된 데다 기간도 일주일 정도 길어질 전망이어서 장마철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고온다습한 날씨, 인체 면역기능 약화시켜

 

기온과 습도가 최고에 달하는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아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고온다습한 날씨는 외부자극에 대한 신체반응을 더디게 하여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에서는 땀이 나게 되는데, 이러한 땀은 증발될 때 체온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체열을 조절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땀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체온조절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최희정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온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분비계나 신경계에 균형이 깨지고, 대사가 잘 일어나지 않으며, 면역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고, 이미 어떤 질병에 걸려 있다면 악화되기 십상이다"면서 장마철에는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장마철과 같이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질병에 걸리기 쉬운 시기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천식과 같이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도 건강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먹을거리 조심해야

 

장마철에는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식품이 쉽게 변질되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아주 높습니다.

 

식중독은 인체의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장독소에 의해 발생합니다. 보통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다룰 때 포도상구균이 음식에 오염되어 음식 속에서 번식을 하고 독소를 분비합니다.

 

식중독은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일부 식중독은 세균이 배출하는 독소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끓이거나 충분히 열을 가해도 피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중독의 주 증상은 구토, 구역, 복통, 설사 등이 발생하는데 독소에 의한 질병이므로 역시 설사보다는 구토나 구역, 두통 등의 증상이 주로 발생한다"면서 "오염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하고, 익힌 음식만 먹고 물은 끓여서 마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장마철, 곰팡이와 함께 춤을?

 

장마철에 세균 못지않게 기승을 부리는 것이 곰팡이 입니다.

 

곰팡이가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는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호흡기를 통해 쉽게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어 기관지염이나 천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에 의한 여름철 질병으로 가장 흔한 것은 무좀으로 대표되는 피부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습도나 기온이 올라가 피부에 땀이 많이 나는 장마철부터 한여름 사이가 무좀이 발병하고 재발을 하는 시즌입니다.

 

최희정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발이나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 사타구니에 생기는 완선, 몸통이나 두피에 생기는 어루러기 등은 모두 곰팡이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다"고 말합니다.

 

발가락 사이가 부풀어 오르고 가려움을 느낄 정도의 초기단계에서는 비교적 쉽게 무좀을 치료할 수 있지만 중증으로 접어들면 쉽게 완치가 되지 않습니다.

 

이주흥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현재 시판중인 무좀약은 크게 수용액, 크림, 연고 등의 3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면서 "진물이 나는 증상의 무좀에는 수용액타입, 껍질이 일어나면서 각질화되는 증상에는 크림이나 연고타입을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무좀에 피부병이나 습진 등이 함께 일어난 2차 감염과 손발톱에 무좀균이 파고 들어가 희뿌옇게 손발톱이 변형된 무좀인 경우에는 시판중인 약제로는 잘 낫지 않습니다.

 

이주흥 교수는 "피부과의사의 진찰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고생을 더는 지름길"이라며 "필요에 따라서는 외용약뿐 아니라 내복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소홀하게 방치하지 말고 피부과를 방문할 것을 권유합니다.

 

장마철, 우울증도 조심해야

 

 

장마철이 되면 햇빛이 줄어들며 많은 사람들이 우울한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햇빛이 줄어들어 계절성 우울증이 쉽게 생기는 것과 유사한 기전입니다. 그러나 이 때에 비해 장마철은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심각한 정도는 아닙니다.

 

이와 같은 계절적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 우울증 환자에 비해 다른 증상을 보입니다.

 

전홍진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장마철 우울증에 대해 "일반적인 우울증상에서는 불면증, 식욕저하가 발생하지만 계절적 우울증 환자에서는 잠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고 식욕도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 살이 찌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전홍진 교수는 "장마철에는 활동량이 적어지고 쉽게 우울해질 수 있으므로 긍정적 생각과 즐거운 마음, 규칙적이고 고른 영양섭취를 하도록 생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장마 기간이 길어질 듯합니다. 장마 기간 동안 건강관리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예천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태그:#장마 , #건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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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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