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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카메라 하나만 들고 안동대학교 박물관을 찾았다. 이 곳은 3층 야외전시장 조망실과 4층 특별전시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주목할 사실은 경북 북부지역을 통틀어 유일의 종합 박물관이라는 점이다. 민속학은 물론 복식사 자료 등 총 6천여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었으며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뛰어난 유물 일부를 전시하고 있었다.
 
전시실 내부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반겼던 것은 선사, 고대의 안동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을 만한 자료들이었다. 토기를 비롯한 선사, 금속 유물은 물론 이 당시 불교문화가 발달되어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추측할 수 있었다.
 
선사시대라하면 역사적으로 문헌 사료가 존재하지 않은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이 곳 박물관은 청동기 시대의 저수지 유적을 비롯한 임동면 수곡리에 있는 청동기 시대의 바위그림 등, 선사시대 안동지역 문화의 단면을 말해주고 있을 정도로 그 자료가 잘 보관되어 있어 놀라웠다.
 
알다시피 고려가 후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을 당시, 안동은 한반도의 중추적 역할을 했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가? 이를테면 과거 안동 사람들은 고려 조정에 충성을 다 했다고 전해지며 때마침 중앙정계로 다수 진출하기도 했다.
 
이뿐인가? 충렬왕과 공민왕은 혼란기 안동에 와 머물면서 국정을 상의했고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하회별신국탈놀이나 놋다리 밟기와 같은 놀이는 고려국왕의 안동 체류와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이쯤되면 안동이 고려시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맺고 있는지, 왜 이 시대의 유적과 벽화 고분 등이 고스란히 도 남겨져 있는지 대충은 짐작이 갈 것이다.
 
위의 사진은 안동의 유명한 탈놀이 '하회별신굿 탈놀이' 제작 과정을 전시해 놓은 것이다.친절하게 영상까지 비치해 놓는 배려가 돋보인다.
 
위의 사진은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자기의 하나, 분청 사기다. 군데 군데 깨어진 부분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흐른 것 치고는 꽤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다. 예전에 메스컴을 통해서 스치듯 들은 적이 있는데 분청사기는 분장과 무늬가 그 시대의 시대성과 지역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무늬가 굉장히 멋스러운 청화 백자다. 청화 백자 고유의 회청색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까지도 안정이 되는 기분이었다.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았던 부인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450년 전, 원이 엄마의 편지와 미투리를 소재로 한 영상을 보여주는 영상실이다. 실화를 바탕, 에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이더없이 인상적이었다.
 
수 천 여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이지만, 아마도 가장 희소 가치가 있는 유물은죽은 남편을 떠나보내며 부인이 애절한 사연을 담아 쓴 편지와 자신의 머리카락을 섞어 만든 한 켤레의 미투리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염습 상태가 잘 유지 될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원이엄마의 애절한 사연은 가슴이 짠해질 만큼 뭉클했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 조차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운 요즘, 이러한 사연을 접하면서 진실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새삼 느끼고 반성하게 됐다.
 
이 박물관은 개인 소장자들이 기증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주목할 것은 기증자의 뜻을 가려 기증유물을 수시로 교체, 전시한다고 한다.
 
한편, 박물관 뒷 편에는 퇴계 이황 선생이 세운 안동지역 최초의 서원, 역동서원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본교 내에 서원이 있다는 것 자체도 남다른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전통문화와 학문연구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안동대학교 박물관에 꾸준한 발길이 계속해져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안동대학교 박물관 
관람시간 : 월~금요일 AM 10:00~ PM 5:00
휴관일: 토~일요일, 공휴일
홈페이지 : http://museum.andong.ac.kr


태그:#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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