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원성동에 위치한 'UP 복싱클럽'을 5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연집(36) 관장은 "나는 권투와 결혼했다"고 말할 만큼 권투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 처음 권투를 시작해 20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체육관에 들어서면 기쁘고 즐거운 생각만 가득하다고.
남들보다 권투를 늦게 시작한 김 관장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전국대회 전관왕을 차지하고 1995년 국가대표 선발과 인도네시아대통령배 3위, 2002년 5월~2003년 5월까지 웰터급 한국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더 많이 노력했기에 가능했다. 지금은 프로를 떠났지만 든든한 스폰서만 만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할 의욕과 투지도 여전하다.
한때 전 국민이 열광했던 권투는 이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 안타깝지만 점차 생활체육으로 저변이 넓어지면서 또다른 보람을 찾고 있다. 스스로 권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즐겁고, 선수들과 회원들에게 자신의 지도역량을 전해줄 수 있어 즐겁고, 그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볼 수 있어 즐겁다고.
하지만 김연집 관장은 체육관 등록을 문의해오는 사람들에게 냉정하게 지적한다. 일단 등록하라고 한다면 체육관 수익에야 도움이 되겠지만 권투가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할 뿐이다. 운동은 스스로 하는 것이고 관장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솔직하게 열심히 가르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김 관장의 지도방향은 선수들과 회원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체육관 간판선수인 이재명 선수는 미들급 동양챔피언 1차 방어에 성공했고, 정재섭 선수는 슈퍼웰터급 한국챔피언으로 동양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회원들 역시 샌드백을 두드리며 스트레스도 풀고, 땀 흘린 후의 상쾌함에 체육관을 찾고 있다.
"권투는 사실 매우 힘든 운동입니다. 권투뿐 아니라 모든 운동이 신체적으로 힘들고, 열심히 하는 만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을 계속하는 것은 스스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때 가능하죠. 그리고 권투는 다른 운동보다 더 힘든 운동이기에 무턱대고 시작하면 안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과 아산에 발행하는 주간지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