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메이저리그가 드디어 6개월여간의 대장정 중 1주일을 마무리했다. 많은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4월 첫째주 메이저리그의 이모저모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모저모 ①] 우승후보 디트로이트, 6연패 망신살

 

 시즌 초반 부진한 디트로이트 선발 제레미 본더맨

시즌 초반 부진한 디트로이트 선발 제레미 본더맨 ⓒ MLB.com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이다. 이런 보스턴의 독주 체제를 막을 수 있는 팀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꼽았다. 영건 저스틴 벌랜더와 원투펀치를 이뤄줄 좌완투수 돈트렐 윌리스, 취약 포지션으로 꼽혔던 3루수 자리에 미겔 카브레라를 영입해 살인타선과 막강 투수진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연 4월 첫주, 디트로이트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6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지구 꼴찌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개막 3연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3연패, 이후 역시 한수 아래 전력이라 평가받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도 모두 패하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정한 몇몇 선수 탓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전선수 전원이 부진에 빠져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시즌 생애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매글리오 오도네즈는 홈런 타점 없이 2할8푼의 타율을 기록중이고, 오도네즈와 타선을 이끌었던 플라시도 폴랑코 역시 23타수 2안타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기대를 모은 카브레라도 18타수 2안타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남긴 상황.

 

투수진도 초반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적생 윌리스는 이적후 첫 선발등판에서 5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고, 지난해 후반기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 제레미 본더맨도 첫 선발경기에서 6과 1/3이닝동안 4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1선발 벌랜더도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하며 0승 1패 평균자책점 6.35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출발이 좋지 못한 디트로이트는 이번주 만만치 않은 상대 보스턴을 만난다. 월드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대인 보스턴에게 디트로이트가 첫주의 망신살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주마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디트로이트의 장밋빛 미래는 생각보다 일찍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모저모 ②] 일본인 메이저리거, 상큼한 첫 출발

 

 LA 다저스의 일본인 선발투수 구로다 히로키

LA 다저스의 일본인 선발투수 구로다 히로키 ⓒ MLB.com

최근들어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주춤한 가운데,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올 시즌 주목받는 일본인 메이저리거는 LA 다저스의 선발투수 구로다 히로키와 시카고 컵스의 외야수 후쿠도메 고스케. 일본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높은 몸값까지 움켜쥔 이들이 과연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마스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의 뒤를 이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우려반 기대반이 섞인 두 선수의 메이저리그 데뷔. 그러나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 했던가. 리그 적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첫 경기부터 두 선수는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먼저 팬들에게 선을 보인 후쿠도메는 1일(이하 한국시각)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3점 홈런을 포함, 3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미국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개막 후 6경기 연속 출루에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후쿠도메의 안타와 멋진 플레이가 승부처에서 적절하게 터진 영양가 있는 것들이 많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구로다도 만만치 않았다. 5일 펫코 파크 원정경기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맞은 그는 7이닝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며 1실점,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들의 활약은 메이저리그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일본야구에 대한 미국 팬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모저모 ③] 하위권 팀,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창단후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탬파베이

창단후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탬파베이 ⓒ MLB.com

4월 첫째주는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거나 별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한주이기도 했다.

 

가장 화제를 모은 팀은 캔자스시티. 만년 꼴찌 탈출을 위해 일본에서 트레이 힐맨 감독을 모셔오고 FA시장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캔자스시티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후보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3연승하는 등, 주간성적 4승 2패를 기록하며 많은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잭 그레인키(7이닝  6피안타 1실점), 브라이언 배니스터(7이닝 2피안타 무실점) 같은 젊은 선발투수들이 호투했고, 타선에서는 캔자스시티의 미래를 책임질 알렉스 고든(2홈런 6타점)과 빌리 버틀러(타율 4할)가 폭발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 활약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것이 캔자스시티에게는 희소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만년꼴찌 탬파베이 레이스의 활약도 돋보였다. 주간 성적은 3승 2패이지만 경기 내용들이 대체로 좋은 편. 특히 5일부터 7일까지 뉴욕 양키스와 벌인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로 선전한 것이 돋보였다. 5일 경기에서는 양키스 선발 이안 케네디를 두들기며 13-4로 대승한 탬파베이는 6일 경기에서도 노장 앤디 페팃을 무너뜨리며 6-3으로 승리했다. 7일 경기도 양키스 선발 왕첸밍에게 눌리며 0-2로 패하긴 했지만 내용 면에서 대등한 모습을 보여줘 양키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 두 팀의 활약은 ‘준비된 활약’이었다는 평이 많다. 예년처럼 별다른 전력보강 없이 잠깐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브리그부터 차근차근 선수를 보강하고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불러올렸기에 가능했다는 것. 올해는 결코 꼴찌를 하지 않겠다는 두 팀의 강한 의지가 시즌 막판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불펜진의 활약이 돋보였던 볼티모어 오리올스(4승 1패)와 리그 최약체 선발진을 보유했다는 혹평을 무색케 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5승 1패)가 상큼한 첫주를 보내는데 성공했다.

2008.04.08 10:10 ⓒ 2008 OhmyNews
MLB 야구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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