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형님, 튀세요!"

 

이건희의 심복인 이학수의 도피를 권하며 한 검사가 한 말이다. 또 다른 검사는 "학수형한테 가면 알아서 줄거다"면서 검은 돈을 공공연히 요구했다. 그 두 사람은 노무현 정권 검찰 수뇌부를 거쳐 이명박정권 사정라인의 요직에 있다. 지난 3월 15일 총 161개 단체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일가 불법규명 국민운동과 삼성중공업 기름유출 사고 시민대책위원회는 삼성본관 앞에서 문화제를 열고 ‘삼성의 반성과 책임, 대개혁을 촉구한다’는 성명서에서 조폭들의 검은 세계에서 거래되는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삼성 특검은 60일간의 수사를 마치면서 "구조본이 개입하고 공모는 했지만 죄는 없다"면서 e삼성사건과 관련하여 삼성의 황태자는 면죄부를 받았다. 삼성은 ‘오해가 풀려 다행’이라며 의기양양해 했다. 역시 한국사회에서 삼성은 초특급이다. 법이나 제도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내가 얼마 전  몇 개 단체 대표와 함께 삼성특검을 만났을 때 "삼성은 너무 강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태안의 재앙은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로 포장되고 있지만 끝나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 소변에서 기준치의 7배가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시력이 떨어지며 방제작업을 하다가 손톱이 빠지고 코끝이 짓물러지는 주민도 생겼다. 그러나 삼성은 크레인으로 유조선을 들이받은 책임을 단 돈 1천억 원으로 끝내려 하고 있다. 6조가 넘는 피해 예상액과는 비교할 수 없는 코끼리 비스켓이다. 검찰에 낸 그들의 의견서는 "책임없다"는 것이었다. 삼성장학금과 떡값을 먹은 검사들이 속으로는 "나도 그래"라고 외쳤을 것이다. 그래서 대책위에서는 10만인 고발운동에 나섰다.

 

최근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보고 된 백혈병 환자가 12명이다. 이미 사망한 여성노동자도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삼성에 노조만 있었더라도 자신의 딸이 이렇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절규하고 있다. 아직도 삼성은 유령노조를 통해 진정한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노조건설을 방해하고 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던 당사자가 죽은 지 오래되었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초현대식 공장 내부와 환경은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라는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물질로 둘러싸인 것이다.

 

노회찬 전 의원이 터뜨린 X-파일, 김용철 변호사가 터뜨린 이건희 일가의 조직적인 범죄행위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이 범죄집단인 삼성재벌 하나 단죄하지 못하는 부패공화국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허영구 기자는 2002년까지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와 세계화를 반대하는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운영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노동의 불복종>, <진보정치를 위하여> 등이 있습니다.


태그:#삼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