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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바다의 도시, 도시가 해안도로를 껴안고 형성되어 있다. 그 도시의 중심을 뚫고 달리는 동해남부선 철로를 따라 가면 정말 부산의 속살을 다 볼 수 있다.
 
동래 패총 가는 길은 동래역을 찾으면 쉽다. 삼한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동래 패청이 있는 주변은 수영천이 흐른다. 이곳은 수영 해안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다. 오래 옛날 바닷가임을 추측할 수 있다. 오랫동안 낙민동과 수안동에 걸쳐 있는 광범위한 조개무지는 대부분 파괴돼 소멸되고 현재 '동래 패총'의 모습이 전부이다.
 
동래 조개무지의 정확한 소재지는, 부산 동래구 낙민동 100-18 일원이다. 동래 패총은 1970년 4월 25일 사적 192호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우리나라 역사상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바뀌는, 기원 전후 초기 철기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조개 등을 잡아 먹고 버림으로써 형성된 조개무지라고 한다.
 
동래 패총에서 나온 유적들은, 당시 생활 모습을 알려주는 시루, 동물의 뼈로 만든 골각기, 사슴, 소, 말 등의 동물뼈, 쇠도끼, 쇠 낫 등의 철기류, 풀잎이 섞인 불탄 흙덩어리와 숯, 홍합, 굴, 대합 등의 어패류 등이다. 석기는 거의 출토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국립 박물관 발굴 조사 때에는 북쪽의 제일 높은 곳에서 철을 달구었던 자리라 여겨지는 '아철노지'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동래 패총은 부산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보호되고 있는 삼한시대의 패총이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고대 철 생산 관련 유적이라고 한다. 특히 발굴된 유적의 양이 많고 질도 우수하기 때문에, 그 당시 동래지방에 강력한 정치 집단이 출현하는 전환기에 형성한 유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패총의 존속시기는 3-4세기 전반경으로 추정되며 원래는 낙민동과 수안동에 걸쳐 낮은 언덕에 넓게 이루어져 있던 대규모 유적이었으나, 대부분 파괴되고 구릉지대에 250평만 보존되고 있다.
 
1930년 철도 공사 때 4개의 옹관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1967-1969년 사이에 국립중앙 박물관에 의해 3차례 발굴되었다. 1992년 정화 공사 때문에 부산 시립 박물관에서 부분적으로 재발굴 하였다고 한다.
 
동래에는 부산시청과 같은 '동래 동헌'이 있었다. 현 부산 시청의 소재지는 연제구이지만,  동래구의 행정 관할에서 독립된 것이다. 동래는 옛부터 강력한 정치 집단 출현으로 보이는, 변진독로국의 유지이며, 거칠산국의 치소였다.
 
신라 시대에 병합되면서 거칠산군으로 되었다가, 신라 경덕왕16년에 지방행정제도를 개편 할 때, 동래군으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동래란 이름은 동쪽의 내산(萊山) 을 말하는 것으로, 신선이 살았다는, 봉래산의 약칭이라고 한다.
 
동래구 낙민동은 조선시대 남문 동변동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당시의 수령이 민정을 살피려 나와 백성을 즐거이 해주었다는 뜻인데, 일제시대 때 낙민동으로 고쳐졌다고 한다. 동래구 낙민동의 동래 패총 찾아가는 길에는 철로 주변 오랜 시간의 퇴적과 같은 가옥들이 있어 즐거움을 더 해 준다.
 
백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낡은 기와집 두어 채를 만났다. 동구의 양옥집들도 오십년은 넉넉히 되어 보였다. 집들의 대문이 꼭꼭 다문 조개입처럼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누가 사는지 호기심에, 기웃기웃 담장 너머로 엿보았다. 토종 동백꽃들의 색깔은 예쁘게 붉다. 
 
동래 패총은 우리 선조들의 얼과 삶이 깃든 신성한 곳이다. 역사의 기록을 찾을 수 없는 현장이지만, 기록이 없는 공간이라서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삶은 사라지는 것, 그러나 그 삶의 껍질 같은 선조들의 조개 무지가 있는, 낙민동은 현존 삶터의 공간이자, 천년의 시간을 비추어 주는 오래된 빗살무늬 동경과 같은 동네이기도 하다. 
 
아내의 가슴은 조개무덤

빈 껍질의 가슴을 온종일 보채이며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조개무덤>- '장시종'


태그:#패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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