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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총은 24일 문예아카데미에서 신년토론회 '이명박시대의 문화운동, 문화정책 ⓛ - 오늘의 문화운동, 어디로 가는가'를 열었다.
 민예총은 24일 문예아카데미에서 신년토론회 '이명박시대의 문화운동, 문화정책 ⓛ - 오늘의 문화운동, 어디로 가는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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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진보진영의 문화운동은 어떠했나.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은 있는가.” 민예총은 이명박 당선자의 취임식을 한 달 앞둔 24일(목), 신년토론회 ‘이명박시대의 문화운동, 문화정책 ⓛ - 오늘의 문화운동, 어디로 가는가’를 열었다. 앞선 질문을 화두로 진행된 토론회는 새로운 시대에 관행화된 문화예술운동을 넘어선 운동의 새로운 틀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먼저 전효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조발제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은 가능한가'에서 “문화운동의 측면에서 보자면 선거 결과는 사회를 탈경제사회화하려는 구상, 즉 문화사회화 전략이 대중적으로 실패했음을 뜻한다”면서 “솔직히 선거 막판에는 이러한 실천행태의 단절이 침체되어 있는 진보진영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전효관 교수는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점은 “주저하는 신자유주의와 망설임 없는 신자유주의”라면서 “민족문학, 민중문화 등의 범주가 시장 헤게모니 속에서 그 유효성을 상실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사실상 부재했기에 진보진영 내의 내적인 생산력 부족과 진보 예술의 매력 상실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전 교수는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문화운동의 재구성과 문화공공성, 문화권 논의와 실천을 주도한 문화연대 등의 움직임은 조직적 흐름으로 볼수 없고, 이론적 논의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해 실천적 문화운동의 대안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역설하며, 커뮤니티의 재조직화 과정에서 보여진 문제점에 대한 대안 제시, 국민 삶을 위한 종합적인 솔루션, 문화예술적 실천의 재생산, 각 차원의 실천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전략 등을 주문했다. 

전효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고명철 문학평론가,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왼쪽부터)
 전효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고명철 문학평론가,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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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토론에는 고명철 문학평론가,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최준영 문화연대 문화개혁센터 팀장, 우기동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나서 예술운동, 생태운동, 민중운동, 인문학교육 등의 영역들을 가로지르는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작가회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명철 평론가는 여권 정책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진보진영의 문화운동을 현재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이명박 정부에서의 문화운동은 새로운 문화예술의 가치와 아름다움의 일상을 모색할 수 있는 예술가 중심의 문화운동, 즉 미학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문화운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진보라는 말은 허구에 가깝다”는 따끔한 지적으로 입은 연 박승옥 대표는 “문화예술은 공동체의 문화예술이며, 문화예술운동은 공동체 회복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문화예술운동은 자본주의가 해체시킨 공동체를 지향해야 하며, 착취와 경쟁의 피냄새 진동하는 살벌한 시장에서 다시 땅으로 내려와 자본주의와는 전혀 다른, 호혜와 환대의 문화예술 세계를 재조직, 재창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전성원 편집장은 이윤 중심의 마케팅 이데올로기에 오염된 문화담론을 지적하며 “80년대 기동전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 자본과의 대결은 진지전의 시대가 되었으며, 새로운 문화운동의 담론이 만들어냈던 진지는 더 이상 진지가 아니라 적과 동침하는 곳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전성원 편집장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문화운동에 공통적으로 내포된 문제를 ‘대중에 대한 고려 부족’으로 들고, 현재 문화운동 담론의 위기가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화 20년 동안 배태되어 온 것이라고 전하면서 “현 단계 문화운동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중심, 운동의 주체, 운동의 대상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우기동 경희대 철학과 교수, 최준영 문화연대 문화개혁센터 팀장(왼쪽부터)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우기동 경희대 철학과 교수, 최준영 문화연대 문화개혁센터 팀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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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우기동 경희대 교수는 현재 몸담고 있는 자활인문학 교육의 경험을 사례로 들며 “문화운동이 국민의 삶 속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그들과 진지한 만남을 가졌었는지 다시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최준영 팀장은 현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민중의 집’을 소개하며 “문화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믿음을 얻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토론문 발제에 이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전효관 교수는 우기동 교수가 말한 ‘관계형성’에 공감한다며 “지금 세대들과 소통하지 못한 지점을 과감하게 되짚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현재 진보진영에 매력있는 좌파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문화운동을 이끌었던 선배세대들은 이제 노동운동에 대한 부채에서 벗어나 각각의 레벨에서 다시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명철 평론가는 “문화운동이 체제의 바깥을 상상할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체제에 긴장할 수 있는 그리고 넘어설 수 있는 상상이라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고, 전성원 편집장은 “웹 2.0 시대의 문화운동은 대중이 당사자라고 느끼고 맥락들을 만들어가면서 스스로 예술가, 운동가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될 토론회 ‘이명박시대의 문화운동, 문화정책 ② - 이명박 시대 문화정책을 말한다’는 오는 2월 28일(목) 민예총 문예아카데미에서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며, 구모룡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동아시아학과 교수와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의 발제가 있을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문화운동, #진보진영, #문화정책, #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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