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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은 지난 10월 29일부터 12월 7 일까지 열렸습니다. 예선/결선, 지정주제/자유주제를 나눠 심사한 1회 대회와는 달리 6주 동안 자유주제로만 심사했습니다. 그 어떠한 제약도 없는 상태에서 대학생 여러분들의 창의력을 마음껏 펼쳐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그 결과 55개 대학 138명의 학생들이 275건의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같은 기간을 주고 실시했던 1회 대회 예선 때보다 80여 건이나 늘어났습니다.

공모전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시선 역시 다양했습니다. 청년실업, 학생운동, 한미FTA, 빈곤 등의 문제를 짚어낸 시선이 냉철했다면 집을 잃은 철거민, 차일피일 미뤄지는 공사로 초조해진 한탄강댐 건설부지 인근 주민들, 한파를 맞고 있는 동대문 상인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시선은 낮고, 따뜻했습니다.

많은 기사에 대학생다운 발랄함과 참신한 감각이 배어 있었습니다. 땀이 묻어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수상작을 뽑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지난해에 비해 수상자 수를 꽤 늘렸음에도 여섯 명의 심사위원들의 고민은 더 깊었습니다. 딱 10개의 작품만 뽑아내야 한다는 것, 응모자들 못잖게 심사위원들에게도 잔인하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엄정하고 입체적인 심사를 거쳐 오늘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강조하건데 입상자들 사이 점수차가 크지 않았습니다. 또한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대학생들도 실망할 필요 없습니다. 불과 몇 점 차이였습니다. 

내년 제3회 대회 때는 또 어떤 작품이 누리꾼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심사위원들의 무릎을 치게 만들까요.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수상하신 대학생 여러분들께 축하의 말씀 드립니다. 아깝게 수상 기회를 놓치신 많은 대학생 기자들께는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내가 엔터를 치는 순간 뉴스가 탄생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세상에 확인해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기자입니다.                        
                                                    - 심사위원장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기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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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동안 치러진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은 1회 대회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더욱 다양한 주제로 도전했다.
 6주 동안 치러진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은 1회 대회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더욱 다양한 주제로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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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수상자 명단

■ 대상(1명) : 상패 및 상금 100만원

손기영(mywank,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황금투자처? 우리에겐 마지막 보금자리라고"
"요즘 장사할 만하다고? '지하세계'는 달라"
일요일, 여의도는 순복음교회 주차장?

■ 최우수상(1명) : 상패 및 상금 50만원

변태섭(xrockism, 한양대 분자생명과학부 4)
11월 11일이 빼빼로데이?주위를 둘러보세요
우리 사회는 후천성 '인권' 결핍증 환자
강남 달동네엔 '난쟁이'들이 산다

■ 우수상(3명, 가나다순) : 상패 및 상금 30만원

곽진성(jinsung007,홍익대 국제경영 3)
토요일 홍대앞에 썰렁하겠어. 내년 3월까지는...
지금 홍대 앞엔 '앞치마바람'이 분다
청계천 특수? 동대문은 지금 '밑지는 장사'중

정원일(jwi820, 서울대 법학과 2학년)
서울대 연고대는 에너지 소비도 '순위권'
"기후변화 시대, 대학도 자유로울 수 없어"
가난한 지구촌 이웃, 한국도 책임있다

홍현진(hong698, 성균관대 영어영문 3)
가르치는 사람 따로, 돈 버는 사람 따로
똑같은 옷인데 왜 가격이 다르지?
성범죄에 대처하는 그녀의 자세

■ 특별상(5명, 가나다순) : 상패 및 상금 각 20만원

김효정(chiemi, 이화여대 영문 4)
[영상뉴스]치아교정 열풍, 이대로 좋은가?"

김희정(khj3844, 서울여대 언론학 2)
[영상뉴스]"그냥 대학원 다닌다고 해. 다 그런거야."

이재덕(matugis,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 3)
'지독한 고문' 7년째 신음중인 고문리 주민들

임철영(arete80, 연세대 법학과 4)
우리들의 21세기는?(시리즈)

장일호(ilhostyle, 명지대 정치외교 2)
당신이 선 '검은 땅'에서 희망을
"하하, 세상에 이런 복부인도 있나요?"

☞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특별면 바로 가기

■ 시상식은 2008년 1월 11일 오후 4시 <오마이뉴스> 새 사무실(마포구 상암동 DMC 누리꿈스퀘어 18층)에서 열립니다. 수상자에게는 개별 연락할 예정입니다.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심사평
왕성한 '물음표' 확인할 수 있었다

백병규 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백병규 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백병규 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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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 두 번째 심사를 맡으면서 지난해와는 또 어떤 다른 경험을 하게 될까 궁금했었다. 대학생들의 기사를 읽는다는 것은 곧 '젊은 세대의 문제'와 그 '고민'과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니까.

예상대로 기성 언론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젊은 세대만의 시각과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관행적인 데이트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 제기나, 대학 학생운동의 새로운 경향과 흐름 등을 짚은 작품 등 여러 작품에서 '젊은 시각'을 읽어볼 수 있었다. 또 젊은 세대들의 국제적 관심이 높다는 것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선했던 것은 대학생들의 문제의식에 대한 막연한 통념이 깨진 것이다. 조금은 가볍지 않을까 싶었던 고정관념을 송두리 째 바꿔놓는 작품들이 꽤 있었다. 현장성과 끈기있는 집중 취재도 돋보였다. '기로에 선 동대문'에 대한 다각적인 취재, 청년 실업 시대의 취업 현장의 모습을 심층적으로 접근해 들어간 작품들은 젊은 세대의 고민과 문제의식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아니 기성세대 이상으로 훨씬 진지하고, 깊이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더구나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돋보였다. 기사의 구성이나 그것을 풀어가는 글 솜씨도 뛰어난 작품이 많았다.

또한 영상세대답게 영상보도물도 수준급이었다.  매끈한 편집과 멘트 처리 등은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어서 기존 방송사의 보도물과 비교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더구나 그것이 '1인 취재-편집'으로 이뤄진 것을 감안할 때 무서운 '영상세대'의 등장을 예고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와 같이 '파격적인 형식 실험' 같은 게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불어 환경, 개발과 같은 우리 사회의 주요 쟁점에 대한 관심과 취재가 돋보이기는 했지만, 그 소재와 현장이 기존의 틀과 울타리를 좀 더 벗어났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기자는 결코 '정답'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기자의 본분은 아마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일지 모른다. 요즘 젊은 기자들에게서는 '기자정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언론계에서 자주 듣는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에 응모한 작품들을 보면 기성의 해답을 그대로 받아 적지 않는 왕성한 '물음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물음표 기자'들이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을 통해 많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희망을 가져본다.

젊은 지성인들의 날카로움 번뜩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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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도통 무관심하다는 말이 어느새 정설처럼 나돌고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 응모한 대학생들의 작품들을 읽으며 새삼 그것이 기우임을 절감했다.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이 땅의 저널리즘이 진실과 공정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아예 내동댕이치고 있는 오늘, 젊은 지성인들의 날카로움이 번뜩이는 기사들은 절망이 공연한 사치임을 증언해준다.

심사대상이 된 출품작 대다수가 신선했다. 그 가운데 특히 손기영, 변태섭, 장일호의 기사가 돋보였다. 특히 장일호의 기사는 시각과 취재력에 더해 문장력도 빼어났다. 가령 '검은 땅의 소녀와'라는 영화 기사를 쓰면서 "그 어디든 우리가 발 딛고 선 곳이 검은 땅"임을 튼실하고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준다. 변태섭도 '서울 강남 달동네'의 '난쟁이'들을 밀착 취재해 따뜻한 시선으로 신자유주의 시대를 고발하고 있다.

기실 종합 순위에서 누가 앞섰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대학인들이 출품작에서 보여준 문제의식을 늦추거나 잊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성숙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인으로 벅벅이 성장해가리라고 믿는다.

그 낙관을 전제로 하나만 더 당부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글을 쓰며 살아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금 이 순간 어딘가에서 노동하고 있을 동시대인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기 바란다. 아직도 밝혀야 할 진실이 숱하게 감춰져 있는 시대이기에 더 그렇다. 출품자 모두에게 정진을 당부하는 까닭이다.

치열한 비판의식 조련해야

최진순(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기자/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최진순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최진순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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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본령은 기자가 흔들림 없는 문제 의식을 갖고 정교한 짜임새로 다가서는 분투 속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생생한 현장감은 물론이고 가슴이 후련할 정도의 통쾌함을 아낌없이 담은 기사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불밝히는 교과서나 다름없다.

<제2회 오마이뉴스 대학생 기자상>에 출품된 옥고들 역시 나무랄데 없는 도전정신과 패기가 한껏 느껴진다. 더구나 한 상 가득히 차려진 산해진미를 먼저 시식하는 것은 심사위원만의 특권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자, 좋은 기사를 제대로 가려내 기성 저널리즘의 무대에 완연히 새로운 동력을 전달할 의무와도 직결된다.

마지막까지 오른 대학생 기자들의 작품의 공통점은 한 가지의 주제를 놓고 생활상의 문제에서 지역 사회로 그 접점을 늘려 비평과 대안을 확대한 흔적들이 많았다. 연작을 거듭하면서 기사의 완결도도 끌어 올리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들을 비평해야 하는 심판의 처지에서는 단지 노력했다는 것으로는 허전함이 일게 된다. 여러 개의 문을 여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작 열어야 할 문을 열지 못했다면 그것은 기사가 아니다. 기사란 무릇 '나'와 세상에 대한 성찰이며 통박이요 혜안이기 때문이다.

크게 소리를 질렀으나 허공에 대고 울린 기사나, 기성의 수법을 흉내내는 데 그친 것들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즉, 대학생만의 눈길이 필요하고 그것은 독창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더구나 치밀한 추적과 다듬기가 떨어지는 기사는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가 있더라도 귀감으로 삼기에 불충분하다.

기자가 되려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쉬운 <기자되기>에 젖어 있다. 멀티미디어도 수월하게 제작한다. 화려한 기교가 더 강조되는 스토리 텔러의 시대이다. 자연히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정리,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공정은 소홀해질 수 있다.

또 대학생 기자들은 대충 만든 기사가 인터넷을 메우는 시대와 동화해서는 안된다.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하는 가운데 이상을 추구하는 청년 저널리즘의 발굴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치열한 비판의식의 기본기를 조련하는 데서부터 출발하게 될 것이다.

대학생 기자상에 응모한 기자들의 용기와 열정이 뜨거운 만큼 그 미래를 긍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결코 과욕이 아닐 터이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기자 됨의 시작이므로.

기자는 '호기심'을 먹고 산다

이한기(<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이한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이한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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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내게 묻는다면 "호기심으로 산다"고 말하고 싶다. 호기심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낸다. 그건 말그대로 '뉴스'에 대한 갈증이며, 탐구심의 동력이 된다. 뭔가를 찾아내고 알려고 하는 원천 없이는, 기자라는 일은 고된 정신·육체 노동에 불과할 뿐 아무런 신명을 느낄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대학생 기자상 응모작들을 살펴봤다. 지난해 1회 때와는 다른,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주제에 대한 집중이다. 기후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기획기사, 소위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에 대한 연속 르포 등이 그런 예다. 해당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동영상 응모작이 늘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양만 늘어난 게 아니라 질 또한 좋아졌다. 일부는 구성이나 편집 등이 탄탄하다. 텍스트로 구성된 기사와 사진으로 구성된 기사의 맛이 다르듯 동영상 또한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다. 그래서 반갑다. 새로운 비디오 저널리스트들의 탄생이.

흔히 기자의 생명은 '현장'이라고 말한다. 직접 보고 듣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발로 뛰라는 주문이다. 가슴으로 느끼라는 것이다. 그 과정이 생략된 채 머리로만 판단하면 '죽은 기사'가 되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현장이 없는 기사는 공허하다. 아무리 화려한 수사로 첨절돼 있어도 '울림'을 주지 못한다. 투박하더라도 현장이 담긴 자신만의 글쓰기가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노력이 엿보이는 기사들이 많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하!' 하고 감탄을 자아낼만한 내용이나 형식의 참신함과 발랄함을 엿보기는 어려웠다는 점이다. 과감하게 울타리를 벗어나길 권한다. 기존 언론의 문법과 방식을 깨고, 새로운 나만의 글쓰기에 대한 시도. 그러한 일탈을 꿈꾸는 젊음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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