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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 운동장 4거리를 중심에 두고 나뉜 4개의 지역.
 동대문 운동장 4거리를 중심에 두고 나뉜 4개의 지역.
ⓒ 곽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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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밀리오레, 평화시장 등 패션몰 주변 (동대문운동장역 2호선 13·14번 출구)
② 동대문 야구장, 동대문 축구장 주변 (동대문운동장역 2호선 1·2번 출구)
③ 광희동1가 중앙아시아촌 주변 (동대문운동장역 4호선  9·10번 출구)
④ 광희동2가 주택가 주변 (동대문운동장역 5호선 7번출구 (2호선 11·12번출구)


동대문 운동장 4거리 주변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다. 점포 수 3만(추정)곳, 하루 유동 인구 50만명, 80년도 더 된 운동장, 사람들로 붐비는 평화시장, 건설중인 패션몰 등이 한데 어우려져 있다. 그런 풍경속을 누비는 수많은 상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동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2007년 12월, 동대문 4거리 주변지역은 '개발 후유증'에 멍들어 가고 있었다. 80년도 더 된 동대문 운동장과 이색적인 중앙 아시아촌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동대문 터줏대감이었던 상인들의 '상권'은 불황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그 원인에는 청계천 복원 사업, 동대문 운동장 철거및 공원화 사업으로 초래한 동대문 지역의 '개발병'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현장을 네 차례 나눠 탐사르포한다.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은 완료되었다. 그 후 2년2개월 후, 청계천 복원의 영향을 받은 동대문의 '상권'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은 완료되었다. 그 후 2년2개월 후, 청계천 복원의 영향을 받은 동대문의 '상권'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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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그 후, 2년 2개월

2007년 12월 1일 토요일 오후, 평화시장 앞 청계천에는 주말을 맞아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한낮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몇몇 연인들은 청계천 주위를 거닐며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주말의 여유로운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청계천의 북적거림과는 대조적으로, 청계천 종합안내도가 자리잡은 평화시장은 한산했다. 청계천 안의 사람들은 청계천 밖의 동대문 지역으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평화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장기화된 불황이 그 원인이었다. 헌책방과 의류·가방·스포츠 용품 업계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평화시장에서 헌책방을 하고 있는 김장문(48·장원서적 주인)씨를 만났다. 그는 한숨을 지으며 불황의 원인에 대해 지적했다.

"지금 평화시장의 도매업은 청계천 복원 후 죽어가고 있다. IMF 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요즘은 정말 최악이다."

김씨는 불황의 원인으로 청계천 복원의 영향을 손꼽았다. 김씨는 말을 이었다.

"처음에 우리는 청계천 복원이 동대문 상권을 발전시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빗나갔다. 청계천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로 개발열풍이 일어서 상권은 포화상태가 되었고 상인들이 점주에게 지불하는 권리금이 폭등했다. 하지만 정작 매출은 하락해 상인들은 큰 손해를 보며 버티고 있다."

 동대문 평화시장 주요 업종은 청계천 복원 이후, 불황이 심해졌다.
 동대문 평화시장 주요 업종은 청계천 복원 이후, 불황이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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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포화→권리금 상승→매출 하락, '동대문 삼중고'

지금부터 2년 2개월 전인, 2005년 10월 1일. 청계천로 및 삼일로 그 주변 5.84㎞를 대상으로 하는 청계천 복원사업은 2005년 10월 1일 완공,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요된 예산은 총 3600억,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청계천 복원사업.

사람들의 기대는 투입된 예산만큼이나 컸다. 청계천에 맞닿아 있던 동대문 지역 상인들은 특히 그랬다. 동대문 상인들은 청계천 복원사업이 동대문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2년 2개월이 지난 지금 동대문 상권은 깊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패션 몰, 평화시장 속 일부 업종은 불황 속 존폐의 기로에 섰고 동대문 패션몰과 상가들 중 불황 속에 문을 닫는 곳들도 생겨났다. 동대문 상인들 중 상당수는 적자에 허덕이다 짐을 꾸리고 있었다.

평화시장 상인들에게 청계천 복원 사업은 장기불황을 걷어낼 수 있는 장밋빛 미래가 아니었다. 김광석(55·전국서점조합 평화지구 회장)씨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헌책방 업계는 해방 후 50년 동안 꿋꿋히 동대문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헌책방 업종은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었다. 최악의 불황이 찾아왔기 때문이라고 김씨가 말했다. 그는 비단 헌책방 업계뿐만이 동대문의 다른 업종들도 똑같은 위기상황이라고 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우리 업종을 비롯한 평화시장의 전통적 도매업은 전부 죽어가고 있다. 청계천에 가로막혀 교통 흐름도 좋지 않고 청계천 관람객들도 평화시장으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정말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고민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평화시장 건물 내부 매장도 불황 여파는 마찬가지였다. 기성복을 파는 이모씨(56)는 "이런 불황은 처음 봤다, 원래 경기도 안 좋지만 개발열풍에 점포들이 많이 생겨서 상인들끼리 제 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시장에서 스카프를 파는 한 상인은 "겨울에 스카프 업종은 그래도 조금 잘 되는 편이다. 그래서 한결 낫지만 내년 봄이 걱정이다. 내년까진 이런 포화상태에서 동대문 상권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 상인들이 말하는 불황의 원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청계천 복원의 영향을 받은 개발 후유증이라는 것이다.

 동대문 지역, 헌책방과 의류, 가방, 스포츠 용품 업계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동대문 지역, 헌책방과 의류, 가방, 스포츠 용품 업계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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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에게는 청계천 복원 이후 권리금 부담 증가 등의 악재가 발생했지만 청계천 복원은 기대만큼 많은 소비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임형재(58·평화시장 징수과장)씨는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은 동대문에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관광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임씨는 "소비의 증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기대심리로 상권이 포화되었고 권리금이 올라 상인들에게는 더욱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이라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은 '손님'이 아닌 '관광객'

임씨는 불황의 원인으로 청계천 복원공사와 함께 주변 패션몰 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상권이 비좁아진 점을 꼽았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지역간 균형개발이라는 명분을 지닌 사업이었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이 강북지역 경제 활성화와 강남북 균형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렇기에 2003년 7월 시작된 청계천 복원 공사는 동대문에 개발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청계천 복원 사업 기간에 늘어난 동대문 패션몰의 수는 '패션TV' '굿모닝 시티'를 비롯해 7곳에 달했다. 이 시기 동대문 상가의 수는 3만 점포이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거대 쇼핑몰의 잇따른 건설로 인해 동대문 상권은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기대심리로 인해 권리금은 계속 상승했고 점포는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다.

동대문 지역에서 스포츠 의류를 판매하는 방옥경(49, 상인)씨은 당시 상황을 회상한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서울시에서 여러 상가에 무분별하게 건설 허가를 내줬다. 개발 논리였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상가에 대한 허가는 동대문 상권을 포화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동대문의 포화상태는 곧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났다. 동대문에 위치한 패션몰 '라모도'는 상권 포화상태의 동대문에서 견디지 못하고 올해 초 문을 닫았다. 쇼핑몰 G·H는 상권 포화상태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건물이 완공된 상태에서 쇼핑몰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사실은 동대문 지역의 개발 '포화 상태'로 인한 위기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었다.

동대문 패션몰... 불황의 그늘

청계천 복원 그 후 2년 2개월, 동대문에 불어닥친 '불황'의 그림자는 동대문 지역 패션 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007년 12월1일 저녁 7시, 청계천과 인접한 동대문 패션몰 주변은 불야성이었다. 동대문 사거리에서 평화시장으로 이어진 패션몰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많은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연인, 친구와 손을 잡은 시민들은 동대문의 밤을 수놓고 있었다.

하지만 동대문에 위치한 패션몰 내부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쇼핑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건물 밖의 수많은 인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패션의 중심 동대문 패션 몰, 하지만 최근 동대문 상권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패션의 중심 동대문 패션 몰, 하지만 최근 동대문 상권은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 곽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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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22년간 장사를 했다는 이아무개씨는 올해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고 말을 했다. 올해가 작년에 비해, 작년은 재작년에 비해 30%나 더 소비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주변에서 쭉 장사를 해왔는데 올해가 최악이다. 청계천 복원 여파로 워낙 주위에 큰 다른 상가들이 많이 생겼다. 최근 몇년 사이 급격히 나빠졌다. 문을 닫는 점포도 생겨나고 있다. 그것도 패션몰의 심장부인 1층에서 말이다. 그런 모습을 가려야 하는데 옷 몇 벌을 걸어두는 것이 전부다".

최악의 불황 때문일까? 손님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A 패션몰 점포 옷들 사이사이에는 '5000원' '파격 1만원'이라는 가격 할인을 하고 있었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5000원, 1만원 옷들은 동대문 패션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불황 탓에 손님들의 발길을 잡기위해 값싼 상품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손님들의 소비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남현정(37·동대문 청바지의류)씨는 "작년 경기도 무척 안 좋았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도 70%정도로 어렵다, 올해가 가장 어려운 불경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류 판매 직원 이은정(26, 동대문 APM 패션의류)씨도 "예전에 비해 훨씬 안 된다, 한 30%정도는 깎여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거대 패션몰들이 생겨났지만, 의류를 대량 구매했던 외국 상인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한국 소비자들도 줄어서 동대문 상권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청계천을 찾는 관광객 숫자도 줄어들어 유동인구도 감소하고 있었다.

이는 패션몰들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전체를 불황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동대문 패션몰 근처, 음식 화숫불 화로구이집은 청계천 관광객의 감소 여파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었다. 식당 직원인 이모씨는 현 상황에 대해 말했다.

"장사가 안 된다. 손님이 정말 거의 없다. 작년에는 청계천이 처음 열려서 잠깐 동안 괜찮았는데 지금은 다시 예전 그대로가 되어버렸다"

광장 떡볶이그라탕 식당에서 일하는 한모씨도 "경기가 바닥이다, 유동인구도 많이 줄었다, 작년의 50%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청계천 복원 효과를 기대했지만 별 영향이 없다"며 어려운 현 상황을 고백했다.

청계천 복원 그 후, '개발병'의 어두운 그림자

동대문의 불황이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주요 언론에서는 그동안  청계천 복원이 동대문 상권의 부흥을 가져왔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2007년 12월, 동대문 지역은 보도와는 반대로 불황이었다.

취재 결과, 동대문 불황의 원인은 지속적 경기 불황 그리고 청계천 복원으로 말미암은 개발 후유증이었다. 경기 불황과 개발 후유증으로 인해 동대문은 상권 포화, 권리금 상승, 유동인구 하락이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개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동대문의 현실은 우리사회의 만연한 개발열풍 정책에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고 있었다.

 '개발병' 동대문의 어두운 그림자, 상권은 포화상태였고 상인들의 삶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었다
 '개발병' 동대문의 어두운 그림자, 상권은 포화상태였고 상인들의 삶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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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동대문 불황속에서도 '개발병'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2007년 12월 동대문 지역은 실물 경기가 바닥인데도 땅을 가진 점포들의 부동산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현재 동대문 지역의 최고 시세는 평당 1억 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빨리 이 상점 주위가 개발되어서 이사비라도 건져야지요. 지금 로또 대박을 기다리는 심정이에요."

동대문 지역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상인은 현 상황에 대해 답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동대문 상점 열이면 여덟 아홉은 손해를 보며 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를 '개발'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답했다. 동대문 상권은 포화상태인데도 외부에서 자금이 들어와 패션몰등의 건축 움직임이 꾸준히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광희부동산 이석용(56)씨는 "청계천 복원사업, 그리고 동대문 운동장 철 거 및 공업화 사업으로 인한 개발 열풍이 크다. 지금 동대문 자체 상권이 워낙 포화상태여서 대부분이 손해를 보고 있지만 주위에서 패션몰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있기 때문에 땅값이 계속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씨의 말에 의하면 손해를 보고 있는 점주들은 계속 오르는 땅값 때문에 가게를 팔지 못하고 버티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말을 이렇게 이었다.

"지금 점주들은 담배꽁초를 주워 피울 정도로 어렵지만, 한번 개발보상만 받으면 팔자를 피니까 버티고 있다. 이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이대로 패션 빌딩들이 계속 늘어간다면 땅값은 오르겠지만, 경쟁은 심화되고, 손님 부족으로 불황이 계속되어 동대문 패션몰 일대가 슬럼화 될 것이다."


태그:#동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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