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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취재단은 지난 9월 27일 <승객 목숨 위협하는 시내버스 '짱박기'> 기사에서 서울 강변역 앞 버스 짱박기 실태를 진단한 바 있습니다. 두번째로 수도권의 대표적 교통 혼잡 지역, 수원역 앞을 다룹니다. [편집자말]
많은 버스가 이중 이상으로 정차되어 있어 승객들의 승하차과정에 있어 안전사고의 요인이 상존하는 수원역 앞 상행 정류장.
▲ 수원역 앞 상행 정류장의 현재 모습 많은 버스가 이중 이상으로 정차되어 있어 승객들의 승하차과정에 있어 안전사고의 요인이 상존하는 수원역 앞 상행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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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백개의 역 중 이용객 수 7위(812만6286명/연), 수도권전철 이용객 수 145개 역 중 3위(8만2253명/일)에 랭크되어 있는 수원역. 수원역은 KTX 열차가 서진 않지만 지난 2004년 KTX 개통 당시에 이뤄졌던 일반열차 운행 편수 감축에도 현재까지도 역 안팎 모두 경기남부 교통의 요충지로 변함없이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교통요충지로서 수원역 앞은 장점은 물론 문제점도 많다. 버스와 택시 모두 해당되는 이중 정차, 일부 버스노선의 5분 이상 장기정차(이른바 '짱박기')와 버스노선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운전기사 간 다툼, 수원 관내·관외 업체 간 차별논란을 낳는 일부 중복노선의 갈등 등은 물론, 노숙자 및 취객으로 인해 심야시간에는 남녀 불문하고 마음 놓고 다니기 힘든 환경 및 인접한 유흥가로 인한 악취와 지저분한 거리 등은 수원역 앞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수원역과 경기도청 등이 위치한 경기 남부의 교통·행정 중심지이자 수원 최대의 상업 중심지인 수원역 앞. 수원역 앞에 어떤 점이 문제이고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실태] 위험한 승하차 환경, 동시다발적 짱박기

등하교로 인해 수원역 앞 상행 정류장을 찾는 수원 토박이 신아무개(22·서울 모 대학 통학)씨와 김대용(24·숭실대 정보과학대학)씨. 신씨는 "상행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과정은 가히 '전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심하다"라고 밝히며 "차량이 너무 많아 도로 한복판에 나가거나 매산로까지 걸어와 승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그 심각성을 언급했다.

김씨 역시 "아침 출근·등교 시간대에는 물론 저녁 퇴근·하교 시간에도 도로 한복판에서 타는 경우가 많다. 최대 3대의 버스를 통과해 탔던 적도 있다"라며 "차량의 절대량이 많기도 하지만 특정 차량들이 오래 정차하는 것도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실태 파악을 위해 수원역 앞을 찾았다. 현재 수원역 동측에 닿는 버스노선현황을 서울의 특정지역과 비교하자면 '서울역', '종로2가', '강남역'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수원역 앞을 지나는 버스는, 노선 수도 많고 행선지도 다양하며 운행차량의 수도 상당히 많다. 적어도, 방향이 다른 많은 노선이 운행돼 다양한 행선지로의 이동에 편리한 점, 이는 분명 수원역 앞의 장점이다.

반면 수원역 앞은 심각한 교통정체 또한 겪고 있었다. 특히, 출퇴근 시각 및 주말 저녁 시각에는 정차 차량이 매우 많아 이중 정차(상행 정류장에는 최대 4중 정차까지도 발생)가 발생하며, 장기 정차하는 일부 노선의 차량이 좌측에 있을 경우 우측에 정차한 차량은 쉽게 못 빠져나가는 경우도 보인다. 이는 시민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이다.

이중 정차시 바깥 쪽 차량을 이용할 경우 버스 사이를 비집고 차도로 나아가 승하차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다. 수원역은 이런 일이 고착화된 상황이며, 러시아워만의 이중 정차 정도인 타 지역에 반해 수원역은 늘 다중 정차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원인①] 늘어난 주변 인구

그렇다면 왜 수원역 앞은, 도로 한복판에서 버스를 승차해야 할 정도로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하기 힘들까? 이러한 수원역 앞 과잉혼잡의 근본적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CGV(대형극장),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패밀리레스토랑), 리브로(대형서점) 등이 입점한 애경백화점 개점(2003년 2월)을 통한 유동인구 증가, 수원시 내로 수원역 영향권인 호매실 등 수원 서부 및 수원 시외로 역시 수원역 영향권인 세마(오산), 봉담(화성) 등 개발로 인한 수원역 영향권 내 상주인구 증가, 수도권전철의 수원~천안 연장(2005년 1월)으로 인한 오산, 화성, 평택 등에서의 유동인구 유입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이 일대의 유동인구가 최근 몇 년 사이로 부쩍 늘었다는 것이 첫째 원인이다.

2003년 2월에 개장한 수원역 민자역사의 동측부. 수원역 철도시설 위에 애경백화점 수원점이 위치해 있으며, 애경백화점 수원점 내에는 멀티플렉스극장, 대형서점,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위치하여 많은 이용객들이 찾는다.
▲ 수원역 민자역사 동측부 2003년 2월에 개장한 수원역 민자역사의 동측부. 수원역 철도시설 위에 애경백화점 수원점이 위치해 있으며, 애경백화점 수원점 내에는 멀티플렉스극장, 대형서점,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위치하여 많은 이용객들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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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백화점 수원점 개점으로 상권 발전을 이룬 수원역 앞. 그러나, 수도권 전철의 천안 연장 무렵에, 수원역이 종착역에서 정차역으로 바뀌며 유동인구가 줄어 상권이 침체된다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수도권전철 천안 연장 후 수원역 앞은 10%~30% 정도로 추산되는 유동인구 증가로 오히려 인접한 남문 상권을 '고사' 직전까지 몰고 갈 정도로 성장한다. 이런 성장세는, 수원역 영향권 내 개발로 지속중이며, 수인선 개통 등 화성·안산과의 접근성 강화 등으로 계속되리라 전망되고 있다.

[원인②] 90여 노선 버스 통과

강남역, 종로, 강변역 등 서울 교통중심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노선(정류장별 중복노선은 단일 처리)의 버스가 지나는 대중교통현황 또한 수원역 앞 과잉혼잡 원인이다.

수원역 앞을 지나는 버스 노선은 시내·외를 합쳐 90여개. 노선이 많다 보니 닿는 지역의 범위 또한 넓다. 시내버스(이하 특별한 언급이 없을 경우 '직행좌석버스' 및 '좌석버스' 포함)만 하더라도, 수원 전역 및 안양, 안산, 화성, 오산, 용인, 성남 등은 물론, 서쪽으로 시화공단 및 제부도입구, 동쪽으로 광주 및 죽산(안성 동부), 남쪽으로 하북(평택 북부), 북쪽으로 구로, 사당, 강남, 잠실까지 갈 수 있으며, 시외버스를 더하면 인천, 부천, 시흥, 고양, 의정부, 구리, 조암, 안중 등 수도권 원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왼쪽 윗 사진부터 시계방향 순서로, 사당행(777), 잠실행(2007) 분당행(720-2), 광주행(60), 조암행(시외), 안산행(909, 110, 708) 버스차량. 수원역 앞을 지나는 버스 노선은 시내·외를 합쳐 90여개로 경기남부의 거의 대부분의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 수원역 앞 상행 정류장을 지나는 버스노선 왼쪽 윗 사진부터 시계방향 순서로, 사당행(777), 잠실행(2007) 분당행(720-2), 광주행(60), 조암행(시외), 안산행(909, 110, 708) 버스차량. 수원역 앞을 지나는 버스 노선은 시내·외를 합쳐 90여개로 경기남부의 거의 대부분의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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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만으로도 김포, 이천, 여주를 제외한 경기남부 전역으로 이동 가능하며, 전철을 포함하면 포천, 가평, 양평 등 극소수 일부를 뺀 웬만한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능한 수원역 앞.

노선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보니 운행 중인 차량의 대수도 막대하다. 배차간격이 긴 노선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노선이 90여개에 달해, 수원역 동측 다섯 정류장(북측, 남측, 상행, 육교, 시외 정류장)을 합치면 일요일 아침 시간대에도 최하 10대의 차량(상행 정류장이 가장 많이 볼 수 있음)을 항상 살필 수 있을 정도다.

[원인③] 버스 짱박기 그리고 택시 짱박기

지난 9월 말에 강변역 짱박기(승객 목숨 위협하는 시내버스 '짱박기')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짱박기’에 있어 서울시의 대표적 장소가 강변역이라면 경기도에는 수원역이 대표적 장소로 그 정도가 심하다.

강변역 앞을 '특정기업군의 버스노선을 중심으로 10분 이상의 초장시간 정차' 정도로 정리한다면, 수원역 앞은 '다수업체 버스노선의 짱박기로 5분 전후의 장시간 정차, 타 위치에서 엄청난 수의 택시 짱박기가 동시 진행'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짱박기'라는 점은 같지만 각론에서는 차이가 큰 것이다.

안산방향으로 운행하는 110번, 707번, 909번 노선은, 모두 수원역~안산시청 구간은 동일하게 운행하며, 덕분에 노선간 경쟁이 매우 심하다. 상행 정류장에서 벌어지는 안산방면 버스노선의 '짱박기' 원인에는, 이런 경쟁 또한 포함되어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성우' 라는 회사명이 적힌 버스차량이 909번 버스차량이며, 파랑색 707번 버스차량과 뒷 편의 빨강색 707번 버스차량은 동일한 노선이다.
▲ 상행 정류장에서 벌어지는 안산방면 버스노선의 '짱박기' 안산방향으로 운행하는 110번, 707번, 909번 노선은, 모두 수원역~안산시청 구간은 동일하게 운행하며, 덕분에 노선간 경쟁이 매우 심하다. 상행 정류장에서 벌어지는 안산방면 버스노선의 '짱박기' 원인에는, 이런 경쟁 또한 포함되어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성우' 라는 회사명이 적힌 버스차량이 909번 버스차량이며, 파랑색 707번 버스차량과 뒷 편의 빨강색 707번 버스차량은 동일한 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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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앞 버스 짱박기의 주 노선은 속칭 '영구와 땡칠이'로 불리는 안산행 노선이다. '영구와 땡칠이'는 본래 이 일대 버스업계에서 909번('09', 시흥 시화공단행, 좌석)과 707번('07', 안산 반월공단행, 직행좌석) 노선을 부르는 애칭으로 이 둘에 지난 5월에 신설된 110번(안산 선부동행, 직행좌석)을 같은 범주에 묶는 경우가 많다.

세 노선은 최종행선지도 다르고, 면허도 수원(909)과 안산(707/110)으로 다르지만, 안산시청~상록수역~수원역(909번과 707번은 안산역~안산시청 구간도 동일) 구간에서 동일 구간을 운행함으로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다. 빠른 이동을 원하는 승객이 다수인 점을 감안한 수인산업도로 질주는 물론, 좌석버스인 909번과의 경쟁을 위한 직행좌석버스인 707번·110번의 200원 운임할인, 고급형 신차 우선투입 등이 모두 과당경쟁의 일환이다. 안산행 세 노선은 회차점인 수원역에서 크게 겨룬다.

시외로 운행하지만 저녁 통합배차간격이 3~4분 간격인 세 노선은, 상행 정류장에 차가 닿는 순간 승차하려는 사람이 적어도 30명 정도 나타나는, '차만 갖다 대도 장사 되는' 캐시 카우(Cash Cow) 노선이다. 하지만 세 노선은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자 수원역 앞 매산로 입구에 대기하다 앞 차가 떠나면 바로 정류장에 닿는다. 그렇다보니, 많은 승객의 승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자연스러운 장기 정차는 물론, 매산로 입구의 불필요한 장기 정차도 생겨, 수원역 앞(특히 상행 정류장) 혼란을 더욱 가중한다.

수원 이북지역에서 오는 노선의 하차 목적으로 많이 쓰이지만, 화성, 오산 및 수원 남부 방향 버스의 정류장으로도 그 역할이 큰, 북측·남측 정류장 또한 짱박기가 있다. 이 중, 수원 면허인 남양여객(좌석 400, 400-1, 990, 입석 999)과 화성 면허의 제부여객(좌석 1004, 입석 22, 22-1)의 버스노선은, 수원역~비봉~남양~화성시청의 긴 구간에 걸쳐 노선이 유사하며 특히 990번과 1004번은 화성시청~궁평 구간도 같다. 덕분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두 업체가 함께 쓰던 남측 정류장은, 승객확보를 위한 정차위치 확보 등으로 서로 간 짱박기가 치열했고 이로 인한 기사 간 물리적 다툼도 있었다. 결국 수원역 앞 관할당국인 수원시는, 제부여객을 북측 정류장으로 이전 사용하도록 서로를 떼어 정류장을 재배치한다.

3대의 1004번 좌석버스 차량이 장기 정차해 있는 북측 정류장(왼쪽 위),
여러 버스 차량이 병렬주차해 있는 낮 시간대의 남측 정류장(오른쪽 위), 
여러 버스차량은 물론 가족/지인을 마중 나온 승용차까지 더해 더욱 혼잡한 저녁 시간대의 남측 정류장(왼쪽 아래)
공식 택시 정류장 바깥에서까지 장기정차가 이루어지고 있는 택시 정류장 인근(오른쪽 아래)
▲ 북측, 남측, 택시 정류장의 짱박기 3대의 1004번 좌석버스 차량이 장기 정차해 있는 북측 정류장(왼쪽 위), 여러 버스 차량이 병렬주차해 있는 낮 시간대의 남측 정류장(오른쪽 위), 여러 버스차량은 물론 가족/지인을 마중 나온 승용차까지 더해 더욱 혼잡한 저녁 시간대의 남측 정류장(왼쪽 아래) 공식 택시 정류장 바깥에서까지 장기정차가 이루어지고 있는 택시 정류장 인근(오른쪽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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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가 완벽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타 시 업체(제부여객) 노선만 북측 정류장으로 밀어놨다는 차별 논란이 생겼고, 정류장 재배치 후에도 양사 모두 짱박기 행태는 그대로다. 더불어 남측 정류장은 차도에 설치된 펜스 안쪽에 승객이 대기해야 해 승객 위험에 대한 우려도 크다. 또한, 질서있게 정차돼 평소 그 폐해가 잘 안 드러나지만, 수십여 대의 택시 차량이 두 차선에 걸쳐 정차한 상황에서 러시아워 및 애경백화점에서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이 일대에 극심한 혼잡을 주는 '택시 짱박기' 또한 문제가 크다.

[대안] 분당선 연장공사 완공에 맞춰 환승센터 건설해야

수원역 앞은, '동서울터미널 내에서 이용하는 시외·고속버스를 제외하면 구리·남양주행 버스 노선이 다수이며 환승 수요가 대부분이고 버스만 짱박기의 주축'인 강변역전과 비교하여, '수도권 전역으로의 이동 수요가 있으며 최종목적지로 하는 수요도 상당하고 택시도 짱박기에 일조'한다는 점이 큰 차이이다.

공통점이라면 안산·화성(이상 수원역 앞), 구리·남양주(이상 강변역전) 등 특정지역 버스를 중심으로 '짱박기'가 있으며, 승하차시설이 수요를 못 맞춘다는 점이다. 수원역 앞의 교통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버스노선 감축’과 같은 국부적·단기적 대책보다는 지역특성에 맞는 근본대책을 통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 이유이다.

매우 넓은 광장을 갖고 있는 수원역 앞은 분당선 연장구간 공사로 중앙이 막혀 있는 형태이다. 중앙부분의 분당선 연장공사가 완료되면 수원역 앞의 종합적인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 분당선 연장구간 공사로 번잡한 수원역 앞 매우 넓은 광장을 갖고 있는 수원역 앞은 분당선 연장구간 공사로 중앙이 막혀 있는 형태이다. 중앙부분의 분당선 연장공사가 완료되면 수원역 앞의 종합적인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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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수원역 앞의 교통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수원역 앞 한복판에서 진행중인 분당선 연장구간 공사가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수원역 앞 구간만이라도 공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고, 수도권전철 1호선 및 향후 수원역까지 연장될 분당선 및 공사가 진행중인 수인선 등과의 연계까지도 염두한 수원역 앞 종합환승센터의 건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환승센터란, 비가림막 및 안내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다양한 대중교통수단을 한 곳에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시설로, 최근 서울을 비롯 많은 도시의 버스 중심 대중교통개선사업의 진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내버스를 위한 버스터미널'이다.

한씨는, 만약 환승센터를 수원역 앞 중앙(현 분당선 연장구간 공사현장 상부)이 아닌 현 상행정류장에 설치하게 된다면, 현 정류장 형태에 맞춰 곡선형으로 설치할 경우 이러한 곡선구간을 최대한 고려한 설계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환승센터를 곡선구간에 설치할 때 잘못 설계한다면 버스의 움직임이 어렵고, 이로 인해 사고위험까지 생기는 골칫덩이 정류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천 송내역 북쪽 출입구를 나오면 바로 접할 수 있는 북광장 정류장. 왼쪽 위 사진은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302번 버스. 북광장 건너편 정류장에 정차한다.
▲ 송내역 북광장 정류장 전경 부천 송내역 북쪽 출입구를 나오면 바로 접할 수 있는 북광장 정류장. 왼쪽 위 사진은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302번 버스. 북광장 건너편 정류장에 정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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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관련 갈등해결모델 연구를 진행중인 허윤씨는, 상행 정류장은 수원역 앞에서도 과도하게 버스노선이 집중된 상황으로 환승센터 건설 시 수원역 앞의 도로 체계를 전면 개선해서라도 상행 정류장 방향에 최소 3폼 이상을 갖춘 초대형 환승센터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안산행 세 노선은 고의성 짱박기도 자행하지만 승객이 많아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장기정차시간과 회차에 따른 대기시간도 길다. 노선 사정을 이해하되 고의성 짱박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추월차로가 없는 안산행 노선 전용차로를 설치해, 고의성 짱박기를 막아 환승센터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내 10대 철도역다운 역 앞 정비 필요

수원역 앞은, KTX를 뺀 육상 대중교통수단(버스·철도)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허브이자, 경기도청이 인접하고 수원권 최대 상권을 지닌, 경기 남부지역의 중심지이다.

수원역 반경 2km 내외의 지역은, 비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행정·교통·상업·위락시설이 집결된 몇 안 되는 지역으로, 서울과도 상당히 떨어져 있어(강남역~수원역 직선거리 25km) 경기도 내 타 중심지에 비하여 독립적인 분위기를 보인다. 수원역 앞은, 덕분에 교통 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으며, 이 중 '안전'과 직결된 교통 문제는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 수원역의 번화가와 역 앞 일대 수원역 반경 2km 내외의 지역은, 비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행정·교통·상업·위락시설이 집결된 몇 안 되는 지역으로, 서울과도 상당히 떨어져 있어(강남역~수원역 직선거리 25km) 경기도 내 타 중심지에 비하여 독립적인 분위기를 보인다. 수원역 앞은, 덕분에 교통 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으며, 이 중 '안전'과 직결된 교통 문제는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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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원역 앞은 이러한 교통혼잡 외에도, '노숙자, 부랑아 등으로 인해, 야간에는 남녀 불문하고 맘 편히 걷기 힘든 지역'(시민 김재현씨)이자, ‘노점상도 적고 인도 공간도 넓지만 효과적으로 활용 못 하는 곳'(시민 이지혜씨) 등 시민들도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을 내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거리 인터뷰의 답변자 모두 '10년(혹은 20년/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식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시민 김대용씨는 "그동안 송내, 안양, 서현 등 경기도 내 여러 역 앞을 다녀봤지만 수원역 앞은 그 면적이 매우 넓다"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수원역 앞은 넓은 면적을 제대로 활용 못 하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화단에 누워 자는 노숙자와 반강제적 구걸을 일삼는 부랑아가 즐비하고, 이들과 역전시장의 유흥객으로 인해 쓰레기와 악취가 많으며,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버스 정류장 및 좁은 차도로 인한 마구잡이 정차로 버스는 혼잡을 이루는 등 여러모로 역 앞 환경이 어지럽게 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행인 점은, 취재가 진행되던 중 경기도 차원에서 수원역 주변에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내년 8월까지 수원역 앞 개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밝혔다는 점이다.

경기도청 교통국 관계자는 "이번 개선사업은 차량 통행을 원활히 하도록 차로를 조정하고 기하구조·신호체계를 개선해 교통흐름을 원활히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제한 뒤 "무질서한 버스정차를 막고자 병렬버스정류장과 교통섬을 설치하고, 수원역 민자역사 백화점 진입차량용 별도 차로를 설치해 불법 정차를 막으며, 주정차 단속카메라, 승강장 비가림시설, 교통정보전광표지판 등 각종 안전·편의시설 등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내년 8월까지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수원역 앞 개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하구조 및 신호체계의 개선과 병렬버스정류장과 교통섬의 설치 등의 구조 및 체계 개선, 주정차 단속카메라와 승강장 비가림시설 및 교통정보 전광표지판 등의 각종 안전 및 편의시설의 설치 등이 포함된다,
▲ 경기도가 현재 추진중인 역 앞 환승센터 경기도는 내년 8월까지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수원역 앞 개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하구조 및 신호체계의 개선과 병렬버스정류장과 교통섬의 설치 등의 구조 및 체계 개선, 주정차 단속카메라와 승강장 비가림시설 및 교통정보 전광표지판 등의 각종 안전 및 편의시설의 설치 등이 포함된다,
ⓒ 경기도 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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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은 민(民)의 영역보다 관(官)의 영역에 좀 더 가깝다. 결국, 대중교통 관련 문제의 근본 해결은, 관계기관의 집요한 노력과 해결의지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수원역 앞은 환경개선과 관련한 시민들의 불평·제안과 관의 답변이 수년 간 반복됐지만 큰 성과를 못 보인 곳이다.

그동안 정체와 혼란이 계속됐던 수원역 앞을 개선하는 이번 사업이, 요식적인 면피성 예산 집행이 아닌 모두가 대중교통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걷고 싶은 주변환경으로 개선되는 긍정적인 형태로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기획취재기자단 기사입니다.



태그:#수원역, #짱박기, #환승센터,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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