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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가 속한 종(種) 인간, 인류가 겪는 풍경 몇 가지를 보자.

첫째, 2100.org에  발표된 'Our species' Odyssey ' 보고서에 있는 도시로 이전하는 추세와 UN에서 발표한 세계의 도시성장율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도시화
 도시화
ⓒ 210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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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성장율
 도시성장율
ⓒ 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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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성장하고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는 것은 더 나은 교육과 직장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아프리카, 동·서남 아시아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일어나는 도시 이주현상은 그 이유가... 슬프다. 그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그네들의 정든 터전을 떠나는 것이다. 전쟁과 반군 활동에 따른 인종 말살의 위험에서 도피하려는 게 주를 이룬다.  

둘째,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인구을 보자.

 1달러 미만 생활
 1달러 미만 생활
ⓒ 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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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도시로 이동한 사람들의 삶, 특히 여성과 나이 어린 아이들의 생활환경, 생존 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들은 법적 보호나 공권력으로부터의 보호 장치 '외부'에 거주하는 '동일한 공동체 내에서의 또 하나의 난민'과 다름없다.

기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으로 불법 입국하여 불법체류를 하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자신이 힘든 현실을 받아들이고자 결심한 이상 미래의 삶에 대한 희망으로 현재의 고통을 숙명으로 알고 살아갈 수는 있을테니.

하지만 자신의 나라, 자신과 동일한 종교,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공존한다고 믿었던 자국에서 당하는 아픔은 수 백 곱절 분한 배신감으로 변할 것이다. 범죄에 노출되고, 마약과 폭력의 위협을 받고 어느 누구도 자신의 편이 되주지 않을 것이라는 벌거벗겨진 불안감에 시달리고.

하루를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해 보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들이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을 방도가 있을까? 사회는 불안정한 상태로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  <13구역>을 보면 제 13구역에 사회의 낙오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에게 그들만의 공간을 마련해 준다. 그리고 그들을 쓰레기 취급하며 폭탄으로 쓸어버리려 한다. 마치 구역 안의 그들이 좀비라도 되는 것처럼.

마지막으로, 올해 발표된 'Because I am a girl' 보고서 중에서 태어난 여아들의 등록 현황이다.

 여아 출생 신고비율
 여아 출생 신고비율
ⓒ UNIC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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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 국가에서의 여아의 출산등록에 관한 통계를 보여주는 표이다.

위의 표들에 제시된 것처럼 도시화와,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지역의 통계,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여아들의 출생 신고 표에 제시된 지역들은 일정부분 겹치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사뭇 정형성을 띠고 있다.

출산 등록을 하지 않게 되면 교육을 받을 권리, 의료혜택을 받을 권리,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투표권을 행사하고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권리 등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이면서도 가치있는 것들은 이 지역 내의 여자들에게는 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가 여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커리어를 가지고 성공한 여자들에, 혹은 요즘 한창 열풍이 불고 있는 사극 속의 왕후들에 대한 적극적 이미지 메이킹에 환호한다. 필자는 이런 것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좀 더 시선을 아래로 향하는 습관을 가지기를 바랄 뿐이다. 

여기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린 소녀들이 학교 생활에서 낙담하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중퇴하는 것은 출생신고서가 없어 7개의 기말시험을 치를 수 없기 때문이예요.  그러고 나면 그 소녀들은 엄마와 농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거나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죠. 출생 신고서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이 어린 소녀들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릴까요? 소녀들을 교육하는 것은 국가를 교육하는 것이에요. 어린 소녀들이 교육받지 못한다면 어떤 국가가 될까요?" - 카메룬의 15세 소녀 Nan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려야할 기본 권리와 경험하지 않아야 할 것들을 구분없이 대략 진술하면 교육, 환경, 복지, 건강, 투표, 빈곤, 인종, 도시화, 기아, 전쟁, 봉건적/구습적 가치의 지배등이다. 누려야 할 것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거나 겪지 않아야 할 것들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공통분모에 주로 여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여성이 현 시대의 부조리와 아픔을 온 몸으로 -  바로 지금 여기에서(now and here) -  처절하게 체득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지금은 권위, 정복, 주장과 같은 남성적 가치보다는 인간관계의 질, 애정, 생명의 보호, 자연과의 조화, 생체적 리듬의 존중과 같은 여성적 가치로 현 시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고 새 살이 돋아나고 새 생명이 탄생토록 해야 할 시간이다.

요 전날 라디오 토론 프로를 듣다 보니, 여성 문제를 놓고 의견을 개진할 때, 어떤 여성 패널은 자못 투쟁적이었다. 그래서 억지처럼 느껴졌다. 필자는 성별상 남자이지만 여성 문제에 대해 남성보다는, 그리고 여성 입장에서 전투적 자세보다는, 여성을 둘러싼 사회 현상과 그것으로부터 기인하는 부조리와 모순에 여성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그리고 인간이 당하고 있는 아픔들을 치유하기 위해서 여성의 가치를 남녀 불문하고 공유하고 자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다.

'여자 vs. 남자' 혹은 '남자 vs. 여자'가 아닌 인간이라는 한 종 안에 묶여 있는 존재라는 사실에 기초하여 인식해야 한다.

이 글을 다음의 절규로 갈음하고자 한다.

"신이시여!  당신의 발 아래 빌건데, 다음 출산 때에는 저에게 딸을 주지 마소서. 그러실 바에야 차라리 지옥을 주소서"
(Uttar Pradesh*의 민요 중에서.)
                                                                         * UttarPradesh 인도 북부의 주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maniano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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