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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쪽에서 바라 본 3관문: 영남제3관이라는 편액이 보인다.
ⓒ 이상기
새재에는 세 개의 관문이 있다. 문경 쪽으로부터 번호를 매겨 제1관문, 제2관문, 제3관문이라고 한다. 제3관문이 조령관(鳥嶺關)이며, 새재 고개 마루에 위치하고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나간다.

임진왜란 이후 문경새재의 전략적 중요성이 인식되어 성을 쌓을 생각을 했으며, 숙종 때에 이르러 성과 관문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3관문인 조령관은 문경 쪽에 영남제3관(嶺南第三關)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고, 괴산 쪽에 조령관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다.

▲ 조령관 양쪽으로 이어진 산성의 성곽
ⓒ 이상기
3관문의 누각은 정면 3칸, 측면 2칸이며 좌우에 협문이 2개 있다.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고 누각 아래로 석성이 이어진다. 성곽에는 아치 모양의 홍예문이 있어 출입을 통제할 수 있게 했다.

문은 높이 3.88m 폭 2.98m, 길이 6.12m이며, 좌우의 석성은 높이 4.5m, 폭 3.2m 길이 1.85m이다. 조령관 좌우로 연결된 산성은 높이가 2-3m, 폭이 2-3m 길이가 남북으로 각각 400m이다. 조령관 남쪽으로는 조령 약수가 있어 여행객들의 갈증을 풀어 준다. 이 약수는 과거에 이곳에 상주하던 이졸들이 개발해서 식수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조령관을 지나 충북 괴산의 연풍 땅으로 접어들면 콘크리트 포장길이 이어진다. 길 오른 쪽에는 과거를 보러가는 서생의 동상 아래 ‘과거(科擧)길’이라는 설명문이 붙어 있다. 길 왼쪽에는 ‘백두대간 조령’이라는 큰 표석이 세워져 있다. 표석 아래에는 새재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들 주장이 나름대로 다 일리가 있다.

▲ '백두대간 조령'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표석
ⓒ 이상기
첫째, 새재의 새가 억새풀을 뜻한다는 것이다. <고려사>에 보면 이 지역이 초점(草岾)으로 나온다. 여기서 풀초가 억새를 말하며, 그 때문에 새재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둘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새재가 조령(鳥嶺)으로 나온다. 그러므로 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새로 난 길에 있는 고개라서 새재라 불렀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하늘재라 불렸던 계립령이 남북을 잇는 주 통로였으나 전략상 이곳 새재가 중요해지면서 새로 길을 냈고 그때부터 새재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조령관에서 내려오는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어 단조롭기 때문인지 최근에 도로 옆으로 걸어서 내려갈 수 있는 산책길을 새로 내었다. 또 이 길을 걷기 싫은 사람들은 조령산 자연휴양림 안으로 난 길을 따라 숲 속을 걸을 수도 있다.

▲ 조령관에서 고사리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장승들
ⓒ 이상기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산막과 야영장이 잘 갖추어진 삼림욕장으로 인기가 높다. 산막은 4인용과 5-8인용 그리고 25평의 단체숙소가 있다.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신선봉, 마역종, 조령관, 치마바위봉에 둘러싸여 있으며, 서쪽 고사리 쪽으로만 드나들 수 있다. 이곳은 고속도로에서의 접근성이 좋고 인근에 수안보온천과 스키장이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는다.

자연휴양림에서 신혜원 고사리 마을까지는 음식점들이 있어 이 지역의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다. 마을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큰 대문이 보이고 그 안에 꽤 큰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이대 고사리 수련원 별관인 금란서원(金蘭書院)이다. 옛날 이대총장과 문교부장관을 지냈던 김옥길 선생이 거처했던 곳으로 지금은 이대 교직원들의 숙소로 쓰인다. 고사리 주차장에 이르면 길은 더 넓어져 시내버스와 같은 대형차들이 운행한다.

▲ 고사리 이대수련원 별관인 금란서원(좌)/신혜원 마을유래비와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우)
ⓒ 이상기
마을 입구에는 ‘신혜원 마을유래비’가 있고, 그 앞으로 350년 된 소나무 보호수가 서 있다. 신혜원은 서울에서 경상도로 이어지는 영남대로를 지나던 사람들이 새재를 넘기 전에 묵던 숙소이다.

원과 민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자연스럽게 신혜원이라는 마을 이름이 생겨났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연풍현 고사리면에 속한 마을이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연풍면 원풍리에 속했다가, 1945년 해방 후 신풍리 일부, 고사리 지역을 합해 신혜원리라 부르게 되었다.

신혜원리 마을유래비를 지나 15분쯤 내려오면 오른쪽 신선봉 산자락 아래로 이대 수련원이 보인다. 조금 더 내려가면 레포츠공원이 있다. 이곳은 90년대 들어 조성한 공원으로 이 지역 사람들의 휴게소 겸 주차장으로 쓰인다.

레포츠 공원을 지나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수안보이고 왼쪽으로 가면 연풍이다.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소조령이 나오는데, 말 그대로 작은 새재이다. 소조령은 연풍과 수안보를 나누는 고개로 해발이 374m이다.

▲ 신선봉과 새재로 올라가는 들머리에 있는 레포츠 공원
ⓒ 이상기

덧붙이는 글 | 월악산 국립공원 지역의 자연 지리, 인문 지리를 소개하는 글을 쓰려고 한다. 그리고 월악산을 등산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도 실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월악산 남릉 산행을 시작했고, 동쪽과 서쪽 능선으로 산행을 확대하고 있다. 15회 정도 연재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가을까지 월악산 전체를 다뤄보고자 한다. 그러면 연재회수도 늘어날 것이다.


태그:#조령관, #영남제3관, #과거길, #조령산 자연휴양림, #금란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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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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