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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내걸린 노동해방도.
ⓒ 임현철
'독재타도', '호헌철폐', '민주쟁취'를 외쳤던 20년 전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기념하여 전국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토론회와 '한열이를 살려내라', '노동해방도' 걸개그림까지 등장해 뜨거웠던 당시의 시대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톺아보면,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살인자와 독재자가 세상을 호령하며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권과 생명권을 제한한 정치적 암흑기였던 굴종의 1980년대 전반기 내내 계속된 군사정권의 살인적 탄압에서도 갈라 터진 대지를 적셔준 생명 같은 단비였으며, 우리 사회가 걸어가야 할 숭고한 가치와 해방의 길이었다.

▲ 한열이를 살려내라
ⓒ 임현철
이를 기념하여 6월 민주항쟁 20주년 여수사업위원회는 '6월의 함성, 평화와 통일의 바다로 주제'로 8일부터 10일까지 전남 여수시 진남체육공원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기획토론회와 최병수 걸개 그림전 및 판화 사진전, 통일 그림 그리기 대회, 여수시민 참여 한마당, 전야제 등을 펼쳤다.

지난 8일에는 1948년 여순사건을 넘어 80년대 군사정권하에서 여수지역의 사회운동과 민주주의 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6월 민주항쟁을 이해하고, 21세기 생명과 평화, 인권과 민주주의가 뿌리박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획토론회를 가졌다.

▲ 최병수 작가의 '펭귄이 녹고 있다' 작품 재현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 임현철
이날 토론회에서 한창진 전남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여수 6월 민주항쟁의 의미와 지역사회의 과제' 주제발표에서 "잘하면 운동권, 심하면 반체제, 빨갱이로 경계 대상이었던 우리들이 이제야 당당히 모여 우리의 과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럽고 흐뭇하다"고 운을 뗐다.

한 대표는 이어 "전두환 정권이 발표한 4·13 호헌 조치에 따라 1987년 5월 27일 민통련과 통일민주당, 종교계, 학생운동 등이 연합해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가 결성됐다"면서 "이후 호헌철폐 등을 외치다 6월 9일 이한열 열사가 희생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시위에 합류하고, 결국 거대한 시민 혁명이 군부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6·29 선언을 이끌어냈다"고 회상했다.

▲ 6월 항쟁 기념토론회에 앞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정송호
그는 또 "지역적으로 6월 항쟁은 5·18 민중항쟁 때도 조용할 정도로 '여순 반란의 도시'라는 올가미에서 헤어나지 못한 침묵의 도시, 여수에서 도심 한가운데인 교동 5거리에서 벌인 시위와 시가행진, 그리고 최루탄이 터진 1987년 6월 23일은 굴종의 삶을 떨치고 일어서서 주체적 삶을 회복한 날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9일 열린 6월 항쟁 기념식 전야제에서 천상국 여수YMCA 이사장은 "20년이 지난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이 되어 감개무량하다"면서 "문익환 목사님이 '박종철·이한열 열사여!'라고 외치던 당시의 감동보단 못하지만 20년간 끈끈이 이어져 온 정신을 바탕으로 통일로 가자"고 강조했다.

▲ 대한민국 하나로 잇기 행사로 순천에서 여수까지 자전거 타기가 진행됐다.
ⓒ 임현철
8일부터 10일까지 전시될 최병수 작가의 걸개 그림전 및 판화전에서는 '한열이를 살려내라'(1987, 7.5×10m), '노동해방도'(1989, 21×17m), '장산곶매'(1990, 10×10m), '반전반핵도'(1990, 6.1×8m), '너의 몸이 꽃이 되어'(2003, 8.8×6.8m), '나비자리'(2006), '펭귄이 녹고 있다 활동사진'(1997년), '대추리 현장 사진'(2006) 등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노동해방도'를 본 천중근 여천NCC 노조위원장은 "20년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 다시 힘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다"면서 "그동안 나태해진 마음을 다지게 하고 그 시대 삶의 가치를 알려주는 그림이다"고 평했다.

▲ 노동해방도 속의 사람들.
ⓒ 임현철
ⓒ 임현철
최병수 작가는 "작품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곰팡이가 서고, 헤져 있어 바늘로 꿰맨 후 걸었다"면서 "다시 걸린 '노동해방도'를 보니 속이 후련하지만 너무 낡아 헤진 '백두산'을 못 걸어 안타깝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편, 6월 항쟁 기념식은 10일 진남체육공원 야외무대에서 벅수골 놀이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민중의례, 경과보고, 개회사, 기념사, 아르스노바 남성중창단의 축하공연, 기념시 낭송, 6월항쟁 참여인사 덕담, 퍼포먼스, 결의문 발표,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된다.

ⓒ 임현철
▲ 6월 항쟁 20주년 기념 전야제
ⓒ 임현철
▲ 걸개 그림전.
ⓒ 임현철

태그:#6월 항쟁, #최병수, #전남 여수, #걸개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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