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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그는 1957년 봄에 태어났다
그가 대학 2학년 겨울 처음 만났다

그와 만나고 나서
강산이 세 번 변했다
꽃이 피고 눈이 퍼붓고 바람이 몰아쳤다
울타리를 만들어 세 아이도 낳았다
아들을 보고 딸을 낳고 늦둥이까지
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한 아빠로 살았다
다섯 명의 가족이 되도록 세 도시를 옮겨가며 살았다
서울에서 제주로 그리고 일산까지

그간 우리의 삶은 무료할 겨를이 없었다
80년 서울의 봄엔 봇물 같은 자유를
희망하면서 학교로 돌아갔으나
오월 항쟁을 몸으로 만나야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봄은 짧았다

87년 더위가 일찍 시작한 그 해 6월
특별시의 한복판에서는 유월이 정점을 찍었다
세 살이 된 큰 아이와 시청 앞에 있었다
몇 년 후 유월엔 대통령이 평양을 다녀왔다
격랑의 세월에 젊음들은 비늘처럼 반짝거렸다
시간이 화살처럼 한순간에 지나가지는 않았다

이제 그 사람은
파아란 청년에서 벗어났다
결기도 치기도
외형도 그리고 가슴에 담은 언어도
숱한 부대낌이 있었으나 많이 상하지는 않았다
삶을 편안하게 끌어안는 지명지년이 되었다

그 사람의 아내는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일구어 내는 그 삶과
그 삶 속에서 조연처럼 빛나는 서로 주연인 벗들과
세상을 엿듣고 내일을 미루어 짐작했다
쥐포육 장수 같은 세월을 살았는지 모르겠으나
애면글면 캐묻지는 않았다

그를 담고 있는 그의 세상은
봄 바다에서 막 잡아올린 병어처럼
한참을 파랗게 젊어있을 것이다
그의 맘속에 오월과 유월이 아직 싱싱하므로

덧붙이는 글 | 나의 6월 이야기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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