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GG! 경기 끝났습니다."(GG는 goodgame의 줄임말)

캐스터들의 박진감 넘치는 중계, 화려한 조명과 팬클럽의 수많은 펼침막, 뜨거운 함성이 울려 퍼지는 이 곳. 쇼 프로그램의 녹화현장이나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가 아니다. 축구, 야구, 농구에 이어 4대 스포츠로 부상 중인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의 모습이다.

국내 e스포츠는 1998년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 상륙한 이후 급격히 발전했다. 초고속 인터넷의 발전과 전국에 수많은 PC방의 탄생이 온라인 게임의 인프라 확충에 큰 주춧돌이 되었다.

2004년 SKY배 프로리그 스타크래프트 결승 경기가 열린 해운대 백사장에는 10만 관중이 모여 국내 e스포츠 발전 가능성의 좋은 예가 되었다. 축구선수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조용은(26)씨는 "프로게이머가 좋아 스타크래프트가 어떤 게임인지 알고 싶어지게 되었고 게임중계를 꾸준히 보다 보니 e스포츠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팬들이 늘어나면서 스타급 프로게이머들은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날로 더해 가는 게임인구의 증가와 인기로 '온게임넷'과 'MBC게임' 같은 전문 게임 방송 채널도 등장했다. 이들 채널은 24시간을 방송을 한다. 케이블 게임채널 온게임넷은 수많은 케이블 채널가운데 시청률 1~2위를 고수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BRI@현재 국내에는 11개의 프로게임구단이 창단 돼 있다. e스포츠협회에 등록된 프로게이머는 약350여 명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활발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나, 게임 캐스터와 같은 직업은 한국 e스포츠의 발전으로 생겨난 직업이다. 해외에서 한국처럼 e스포츠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국가를 찾기는 어렵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공식 후원하는 세계적인 게임대회도 매년 열리고 있다.

흔히 게임이라 불리던 e스포츠는 더 이상 아이들만 하는 '놀이'가 아니다.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여가 문화와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큰 잠재력을 가진 산업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 e스포츠가 더욱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점은 스타크래프트라는 외국산 게임이 약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e스포츠계를 장악하고 있는 점이다.

요즘은 e스포츠의 최대 전성기로 불리던 2003~2004년 비해 팬들의 관심도가 많이 줄어들었다. 스타크래프트에 편중된 인기와 방송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MBC게임에서 활약중인 김철민(37) 캐스터는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면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방송국은 존립할 수가 없다, 게임 방송국 없이 e스포츠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가?"라며 스타크래프트에 치중된 e스포츠계의 현실을 전해 주었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는 박정칠(26)씨는 "아직 한국은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회사) 블리자드와 같이 게임을 만들 여건이 안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외국산 게임이 더 재밌다"고 말했다.

게임 부작용 및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e스포츠 발전에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다. 게임중독으로 치료를 받거나 장시간의 게임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또한 e스포츠가 1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기성세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전 연령대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과 컨텐츠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팬들의 성원과 게임 산업계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국내 e스포츠 산업의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e스포츠의 발전은 게임소프트 및 기기 산업, 방송·콘텐츠산업 등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기존의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e스포츠를 디지털 강국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2006-12-14 16:2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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