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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다". 여전히 우리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O양 비디오'.

 

이니셜 H로만 호명되던 그 남자 함성욱 씨(37세)가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성인인터넷 방송 '엔터 채널'의 '원나잇 스탠드'의 인터넷 자키(IJ)로 본격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접한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31세)의 첫마디였다.

 

김씨는 "그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인 애인(O씨)과의 관계가 클리어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비디오에서 얻은 지명도와 유명세를 업고 한몫 보려는 자세는 한마디로 웃긴다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실소를 금치 못했다.

 

'겨울 경춘선'의 시인 신동호씨(36세)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람 사는 가치관이 많이 변하긴 변했나보다. 개인의 사생활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상업적으로 이용하다니..."라며 혀끝을 찼다.

 

오후 2시 조선호텔 기자회견장은 100여명의 보도진과 '엔터 채널' 측 사람들로 북적거렸다.함성욱 씨는 예정보다 15분 늦은 오후 2시15분 조선호텔 2층 오키드 룸 기자회견장에 얼굴을 드러냈다. 18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휜칠한 키에 패션모델 이력을 자랑하듯 진한 갈색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슈트를 입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카메라의 후레쉬가 쉴새 없이 번쩍였다.

 

"그간 잘못된 언론보도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지만, 엔터 채널을 통해 활동을 재개한다. 아직도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내 방송을 통해 나를 정확하게 알리겠다. 지켜봐 달라"는 짤막한 그의 심경 발표 후 보도진과의 일문일답이 이어졌다.

 

-당신의 유명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닌가? 거액의 계약금도 받은 걸로 알고있다.

"이미 10년전 모델 시절부터 유명했다. 비디오 사건으로 유명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번 엔터 채널과의 IJ 계약도 언론의 보도처럼 거액을 받은 바 없다."

 

-이번 결정에 O씨를 염두에 두었나?

"미국 친구(O씨)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다."

 

-O씨와 최근 연락 시기와 검찰 조사 내용에 대해 말해달라.

"검찰 조사는 작년에 무혐의로 종결됐다. 수술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O씨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나? 또 통화 내용은 무엇이었나?

"어머니(O씨 어머니)에게 받았다. 통화 내용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아픈 사람 이야기는 하지 말라."

 

이후 기자들의 질문과 함 씨의 답변은 서로가 격해진 감정으로 인해 다소 거칠게 진행됐다.

 

-O씨 연락처를 알아낸 경위가 석연찮다. O씨 어머니를 속이고 전화번호를 알아낸 것 아닌가?

"정확하게 알고 질문하라."

 

-이제껏 피해자라 주장해 왔는데, 사실 최대 피해자는 O씨 아닌가. O씨가 당신의 활동을 반대하는데 굳이 성관련 인터넷 방송에서 활동하려는 이유가 뭔가?

 

이 질문을 끊으며 엔터 채널 측 기자회견 사회자가 함 씨를 변호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함성욱 씨의 답변.

 

"O씨에게는 미안하다. 그러나 엔터채널 대표(차영철 씨)와 막역한 사이고, 언제까지 숨어 살 수는 없었다. 내 평가는 앞으로의 나를 지켜본 후에 해 달라."

 

-언론사에 팩스로 전송된 기자회견 안내문에 관해 O씨와 상의가 있었나?

"나도 기자회견 안내문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여기는 O씨 문제 기자회견이 아니다.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물어달라."

 

-사전에 차영철 사장과 기자회견 내용에 관한 조율이 없었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차영철 사장이 직접 했다."이제까지 진행돼 온 사건에 대한 함성욱 씨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나쁜 기억을 들추거나 하자는 취지는 아니었다."

 

-당신은 O씨에게 두 번 거짓말을 했다. 어머니(O씨 어머니)에게는 기자회견을 안 한다는. 그리고 O씨의 누나에게는 기자회견에서 O씨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거짓말 한 적 없다. 그러나 질문이 모두 그런 내용 아닌가?"

 

-엔터 채널과의 접촉 시기는 언제이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다룰 건가?

"사실 여러군데서 섭외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내가 '교양있는 프로그램'을 한다면 어울리겠나. 프로그램에선 남녀간의 사랑과 성이야기를 다룰 것이다."

 

-만약 인터넷 방송 유저(이용자)들이 O씨 이야기를 묻는다면 어떡할 건가?

"꼭 할 말 이외에는 안 하겠다. 그 외에도 할 이야기는 많다."

 

-당신이 진행할 프로가 '원나잇 스탠드'(하룻밤 정사(情事))다. 이 단어의 뜻을 아는가?

"그건 묻는 기자분도 알 것 아닌가."

 

이 부분에서 다시 엔터 채널측 사회자가 '마녀 사냥' 운운하며 함 씨를 변론했다.

 

-당신은 3개월 전까지 모 나이트의 영업 부사장을 하며 월 6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고, 압구정동에서 고급 옷가게도 운영하는 등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걸로 안다. O씨를 도와 주지 않은 이유는 뭔가?

"당연히 내가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O씨측에서 완곡히 거절했다. 앞으로 돕겠다. 두고 봐라."

 

여기까지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을 때, 스포츠 투데이 김대오 기자가 O씨가 전화통화를 통해 전해달라고 한 말이라며 "당신은 탕아(蕩兒)"라는 직격탄을 함성욱 씨에게 날렸다. 김 기자는 O씨는 이 말과 함께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라며 입에 담기 어려운 격한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고 덧붙여 전했다.

 

이 말을 들은 함성욱씨는 다분히 격앙된 어투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라며 황급히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20여분 아슬아슬 이어진 회견이 결말나는 순간이었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씨(32세)는 이런 제반의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트러블 메이커가 됨으로써 얻은 유명세를 장사수단으로 삼아 이용하려는 자세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라고 불쾌해하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성 개방과 성의 상업적 이용은 분명 다른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함씨와 '엔터 채널'은 지금 무엇을 하려하고 있나? 함성욱 씨와 '엔터 채널'이 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프로젝트를 기어코 강행하려는 이유는 대체 뭘까? 속내가 궁금할 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민족예술인총연합 정책연구소장 이영진씨(45세)의 말은 우리가 새겨 들어볼 가치가 있다.

 

"성의 상품화가 만연된 사회에서 그것을 통해 고급 상품이 된 사람이 성인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성과 사랑을 판다고 해서 그게 충격적일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사랑은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파는 세태가 한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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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등의 저자. 경북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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