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대형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트레이드 마감시한(7월 31일)을 이틀 앞두고, 4강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LG와 롯데가 베테랑 선수 두 명씩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비록, 스타급 선수들간의 트레이드는 아니었지만 양 팀이 서로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무더위에 한풀 꺾일 수도 있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변화를 시도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수준급 백업 내·외야수를 얻었고, LG 입장에서는 베테랑 불펜 투수와 왼손전문 대타 요원을 얻었다. 과연 두 팀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성과를 앞세워 후반기 상승세에 탄력을 붙일 수 있을까?

 LG 시절의 최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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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급 백업 내·외야수를 얻은 롯데

먼저 롯데를 보자. 최근 들어 후끈 달아오른 방망이의 힘을 앞세워 25일 KIA전부터 4연승을 기록중이었던 롯데였지만, 그 와중에 근심도 없지 않았다. 바로 리오스가 빠져나간 3루 자리와 이렇다할 백업 오른손 외야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물론, 리오스가 퇴출되자 롯데의 3루 자리는 정보명이 꿰찼다. 프로 데뷔 이후 주로 2군에만 있다가 지난 시즌부터 뛰어난 타격을 앞세워 1군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간 그였지만, 문제는 역시 '수비'였다. 강습 타구가 많이 날아오기 때문에 '핫코너'로 불리는 3루를 지키기에 그의 3루 수비는 정말 불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특히 4연승 직전 패배(2-7)를 당했던 지난 24일 KIA와의 광주 원정 경기에서 4회 말 완벽한 병살 타구를 2루에 악송구하는 실책을 범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수비 역시 그에게 3루를 붙박이로 맡기기에는 불안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길성의 영입은 분명 정보명에게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에서 롯데로 이적한 최길성 역시 정보명과 마찬가지로 1군보다는 2군에 머문 시간이 많은 선수다. 2000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후 2001시즌 LG로 이적했지만, 2002-2003시즌은 1군 무대 기록이 없을 만큼 주전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그랬던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시즌 83경기에 나와 타율 0.256에 홈런 4개와 33타점을 기록하면서였다. 비록 팀은 꼴찌로 추락했지만, 그의 잠재력을 발견했다는 것은 분명, 큰 수확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1,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 역시 그의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1루에 최동수, 3루에 김상현이 있는 LG에서 그가 설 자리는 없었고, 롯데로 이적하고야 말았다. 아마도 그의 이적으로 이제는 정보명과 3루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가 잘 나가고 있는 것처럼 롯데 입장에서는 3루를 '무한 경쟁 체제'로 전환시켜 3루를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으로 그를 영입한 것이었다.

황성용 이외에는 이렇다할 오른손 백업 외야수가 없는 롯데 입장에서는 최만호의 영입 역시 쏠쏠한 소득이다. 1997년 현대에서 데뷔하고 2001년 LG로 이적한 이후 프로 통산 타율 0.230에 17홈런 90타점 27도루를 기록중인 최만호는 최길성처럼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작지만 단단한 체구에서 나오는 근성있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라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로 롯데 입장에서는 내·외야 백업 야수의 영입이 가장 큰 소득이다. 만약 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다면, 의외로 '가을잔치 행'이 쉬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기대만큼 이들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롯데 시절의 박석진
ⓒ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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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미들맨을 영입한 LG

LG의 입장에서는 역시 프로 13년차인 베테랑 사이드암 불펜 투수 박석진 영입이 이번 트레이드의 큰 수확이다. 그동안 LG는 김민기-정재복과 같은 뛰어난 우완 불펜 투수들이 있었지만, 베테랑의 존재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나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마무리를 맡고있는 우규민이 최근 긴 이닝을 던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그의 부담을 덜어줄 불펜 투수의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석진의 영입은 LG의 불펜진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올 시즌 프로 14년차 좌완 스페셜리스트인 류택현이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LG 입장에선 역시 베테랑인 박석진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후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롯데,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삼성에서 뛰다가 다시 올 시즌 삼성에서 방출당한 이후 롯데로 이적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비록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불펜에서 성실히 제 몫을 해왔던 선수인 만큼 LG 입장에서는 그의 꾸준한 활약을 바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석진과 함께 LG로 이적한 손인호는 1998년 롯데에 입단한 이후 프로 통산 타율 0.246 19홈런 187타점을 기록한 베테랑 외야수다.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4로 뒤지던 7회 초 2사 1, 2루에서 당시 '애니콜'로 불리며 삼성의 특급 마무리로 불린 임창용을 상대로 동점 스리런을 날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였다.

하지만, 항상 시즌 전 기대를 한몸에 받은 그였지만, 결과는 항상 기대에 못 미쳤다. 2004시즌 122경기에 나와 타율 0.284 5홈런 42타점의 활약을 보여준 것이 그가 보여준 최고의 활약이었다. 외야수치곤 느린 발에 선구안 역시 뛰어나지 못한 터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올 시즌은 정수근-이승화-최경환 등 외야 좌타자들에 밀려 이렇다할 출장 기회조차 잡질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레이드는 손인호 입장에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LG 입장에서는 박석진을 영입한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무더위에 지친 LG 불펜에 박석진이 '감로수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스포홀릭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트레이드 최길성 박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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