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16 08:56최종 업데이트 22.11.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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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 [편집자말]

당초 예상보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더 높은 수준으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래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 연합뉴스


가계부채가 1900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월에 7%대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말엔 9%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의 금리인상은 내적으로는 코로나 위기 대처와 부동산 급등 등으로 한 물가 인상 압력과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라는 외부 압력이 더해져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4%까지 올리자 한국도 기준금리를 3%까지 따라 올렸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달러 가치가 폭등한 반면 원화 가치는 급격하게 떨어졌고 이는 원자재값 인상, 무역적자와 맞물려 한국 경제와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어 경제둔화가 커지겠지만, 올리지 않으면 원화 가치 절하가 너무 커져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에 맞춰 한국 금리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고물가는 소비위축을 불러온다. 인플레이션은 실질 가치 하락과 수요 감소를 부른다. 가계가 지출을 축소하면 기업의 재고는 증가해 생산을 축소하고, 이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감소와 실업 증가로 이어져 다시 가계 소득 감소와 지출 감소를 확대시킨다.

또한 국내 물가의 과도한 상승은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로 이어져 무역수지 약화로 이어진다. 즉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은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고 근로 의욕 감퇴와 금리 인상 등 경제 체질을 약화시키며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위기가 더해지며 서민의 삶은 무너지고 경기침체는 깊어가고 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오면 정부는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통령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지난 6월 20일 출근길 문답에서 인플레이션 해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은 오늘도 그대로인 듯하다.

계속되는 위험 신호에도 수수방관

현재 직면한 경기침체는 인플레이션에 공급망 위기가 겹쳐 일어났기 때문에 고금리로 물가를 잡기도 어렵고, 설령 물가를 잡아도 경기가 수축기에서 확장기로 쉽게 전환될 것 같지도 않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세계 각국은 자국민의 생활보호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출를 확대했고, 이는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이 됐다. 또한 코로나 위기는 반도체·소재·부품·장비·자동차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물류가격 폭등을 동시에 야기했고, 공급망 위기는 원자재·중간재·완제품 가격 인상 등 물가 인상을 압박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미중패권경쟁 격화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부담을 주고 공급망 위기와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부는 물가뿐 아니라 재난과 국제정세 요인까지 함께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한마디에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철도공단, 인천도시공사, 부산교통공사, 한국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AAA급 공채마저도 발행예정량 미달 및 유찰이 이어졌고, 급기야 해외에서 워치리스트 등재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채권시장 불안은 투자 감소를 발생시키고 경제활동을 축소시켜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기업들은 채권발행을 할 수 없어 높은 금리로 부담스러운 은행·증권사 대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약 7000억 원 규모의 둔촌주공 PF 연장 실패에서 볼 수 있듯 건설사와 부동산 PF에 활발히 참여했던 증권사·투자사들까지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불안 요인은 일자리 감소와 노동자의 임금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레고랜드 사태는 기업하기 나쁜 나라, 일하기 힘든 나라를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집권세력발 경제참사다.

현 정부의 더 심각한 문제는 계속되는 위험 신호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물가 인상 압력과 공급망 위기, 에너지 위기와 불안한 국제정세 등 작은 불씨 하나로 큰 산불이 일어날 상황이란 경고는 계속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채무불이행 움직임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설령 정부가 김진태 지사의 채무불이행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더라도, 최소한 김 지사의 채무불이행 선언(9.29)과 이후 최종부도처리(10.5)까지 약 일주일 동안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서야 긴급비상경제회의를 열고 '50조+α'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금리를 올리면서 유동성을 확대하는 엇박자 상황을 만들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정부는 이후에도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을 방관하며 시장 불안을 애써 키우고 있다. 무능력과 무관심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참사를 참사로 덮는 정부
 

지난 10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도착, 국회의장단 환담을 위해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국회 무시 발언을 사과하라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 연합뉴스


경기침체와 서민의 생활경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민이 정부를 쳐다보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데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작 보여야 할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 집권세력발 경제참사임이 명백함에도,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책임은커녕 사과도 없다.

심지어 10.29 참사와 희생자에 대해서도 사과와 책임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은 무속인 천공의 사과의 말이 필요하다는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에야 첫 공식 사과를 했다. 10.29 참사 엿새만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돌이켜보면,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검찰 출신 편중 인사, 정호영·김승희·김인철·박순애 등 연이은 인사 참사는 영국 여왕 조문취소·48초 한미정상회담·기시다 총리와 저자세 외교 등 외교 참사로 덮고, 외교 참사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 논란으로 덮고, 용산 이전 논란은 10.29 참사가 덮고 있다.

10.29 참사로 온 국가가 참담한 상갓집이 됐고 온 국민이 죄인의 마음으로 애도하고 있는데, 집권세력은 사과는커녕 국정조사를 가지고 정쟁을 일으키고 있다. 한마디로 '참사 돌려막기'라 할만하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참사 돌려막기에는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 참사가 발생하면 일단 책임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고, 정쟁을 조장하여 초점을 흔들고, 진영싸움으로 끌고 가서 국론을 분열시킨다.

10.29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거세지자 '야당 배후론'으로 받아치며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무책임한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모아진 국정조사 요구에는 "정쟁만 일으킬 뿐(주호영 원내대표)"이라며 거부하고, 참사 이후 혼란의 출발이 민주당이 강행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문이라며 국정조사 요구를 검수완박 법 개정으로 받아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의 MBC 출입기자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보면서, 10.29참사를 언론탄압참사로 정국의 이슈를 돌리려는 또 하나의 '참사 돌려막기'를 시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누를 수 없다.

집권여당의 참담한 행태는 참사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인의 마음으로 애도하고 있는 국민들을 광화문과 용산으로 떠밀고 있다. 참사를 참사로 덮는 정부를 보면서 거리에 촛불을 들고 나선 시민들에게 '불과 대통령 취임 6개월 지났는데 좀 지켜보자'는 말은 한가한 소리가 됐다.

아직 기회는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정부와 집권여당이 키운 측면이 크지만, 민주당이 집권했다고 경제위기가 한국만 피해 가진 않았을 것이다. 이제 겨우 출범 6개월인 윤석열 정부에게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참사를 또 다른 참사로 돌려막으며 정쟁과 국민 편 가르기에만 집중한다면, 국민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게 될 것이고, 우리나라는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최적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이런 비극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집권세력이 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불안한 민생을 돌보고 막힌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침체를 풀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과 더불어 기업의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 기업은 투자를 확대해서 일자리를 안정시켜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기술과 생산성을 높이며 시장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노동자는 기업경쟁력을 고려한 임금협상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조세를 통한 정부의 재원확보가 중요하다. 이 모든 것엔 시장과 국민의 협력과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장과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와 협력이다.

경제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은 지방재정을 어렵게 할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의 고통으로 귀결될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통제 중심의 행정방식에서 벗어나 복지예산과 사업을 중심으로 지방정부에 예산과 권한 이양을 확대해 예산과 정책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 모든 정책적 대응의 출발은 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시장, 정부와 국민 사이의 신뢰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시급한 일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연이은 참사에 대한 진솔한 사과이다.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국민이 귀를 열어 대통령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인사혁신과 명확한 원인 규명 그리고 대안대책 강구 등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인사혁신은 가장 상징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10.29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상민 장과 경질과 경제부총리와 대통령실 정책라인에 대한 인사교체를 서둘러야 한다. 사과와 책임지는 모습은 신뢰회복을 위해 선행해야 할 필수조건이다.

세 번째로 대통령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여야 영수회담을 개최해서 여야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와 함께 정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국회 상임위원장과 여야간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등이 함께하는 확대영수회담을 개최하여 당면한 경제위기와 정치회복을 위한 메시지를 정치권과 국민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과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서 여론을 직시해야 하며, 시민과 소통하여 국민들의 불만과 비판을 경청하고 희망과 요구를 이해해야 한다. 특히 이런 소통의 시간에 복지예산 삭감 철회와 지방정부 권한이양 확대 등을 공약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복지전달체계를 단축시켜 정책과 예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인과의 대화를 각각 마련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고 노동의 협력도 이끌어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제 6개월 지났다. 아직 기회는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한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동과 집권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 필자 소개: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과 (사)돌바내 이사로 일하며, 새로운 리더십 구성 및 정책역량의 결합을 목표로 정책연구 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를 제안하고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양대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철학, 정치외교학과 교육정책학을 전공했고, 개인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춘 국가혁신체제와 교육-산업-일자리-지역 정책사슬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엔 넥스트 브릿지 내의 에너지전환과 수소경제 연구자들 연구모임에 참여하여 미래성장전략에 대해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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