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22 10:36최종 업데이트 22.08.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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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 [편집자말]

국내 체류 외국인 현황(2017~2021), 법무무 출입국통계 활용 작성(코로나 펜데믹 이후 체류외국인은 감소 추세이지만, 미등록 이주민 현황은 큰 변화가 없다). ⓒ 법무부


코로나19 재유행이 심상치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2만 9411명이고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12만 7615명에 달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 수도 400~500명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항상 해외 유입 사례를 별도로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약 40만 명에 가까운 '미등록 이주민'(법무부 표현으로는 '불법체류자')은 확진자 통계는 물론 방역망에서도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정부와 방역 당국의 관점과 접근은 한 축으로는 인도주의, 다른 한 축으로는 한국 전체 보건과 방역 안전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접근은 미등록 이주민으로 하여금 숨게 만들고, 이들의 숨겨진 감염은 부메랑이 되어 한국 사회 방역망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옆집 불구경하듯 볼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대한민국 정부의 이주민등록기준대상에 벗어난 '미등록 이주민'은 말 그대로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이들은 정부의 통제 속에 벗어나 늘 인권유린과 범죄 사각지대에 동시에 놓일 수 있는 위험 속에 살고 있다.

역행하는 정부의 이주민정책과 대응

특히 팬데믹 시대에 감염병은 가난과 환경이 좋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 속에 더 빠르게 창궐하였다. 감염병은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미등록 이주민과 그들 가족 안에서 초기에 기승을 더 부렸다.

마스크 수급이 어려웠던 코로나19 초기에 공적 마스크 수급 과정 속에서 미등록 이주민은 본인들의 신분을 밝힐 수가 없었기에 감염병 보건 대응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백신접종 과정에서도 언어의 장벽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인하여 능동적인 협조를 받기 어려웠다.

정책적 관심 대상이 아닌 미등록이주민의 자녀 역시 단체주거 형태를 하기에 간접감염의 위험이 높았지만, 유아 및 청소년 접종을 꺼리는 국민 정서와 맞물려 그대로 방치된 채 학교에 등교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학습권'이 보장되었지만, 보건 대응 관점으로 본다면 상당히 실패한 경우라 볼 수 있다.

이주민들은 중소산업이 몰려있는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에서 계절노동자로 많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방역망에서 배제된 이주민 문제는 상대적으로 행정과 보건 서비스가 취약한 지방에 더 직접적이고 심각한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정부의 기만적인 대응은 미등록 이주민들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일례로, 정부는 방역을 위해 백신접종 협조를 한 미등록 이주민을 한시적으로 강제출국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협조한 미등록 이주민을 추방시키는가 하면 백신 부작용에 따른 병원비를 이주민에게 부과했다.

이미 이주민들은 한국 지역사회와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구성원이 되었다.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인들도 힘겹고 열악한 일자리를 회피한다. 힘겹고 열악한 일자리를 이주민들이 채우고 있기에, 이주민 없는 한국의 농어촌과 산업현장은 이제 상상할 수 없다.

한국의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으로 변화된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대응은 물론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이주민을 바라보는 이주민 정책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에 정부의 정책과 대응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우리는 '이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다양한 목적의 인구이동의 지속을 통해 발전해왔다. 특히 글로벌화된 현대에 인구 이동의 범위와 속도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였다. 근대화 이후 냉전시대까지 경제적인 목적과 전쟁이 국제이주의 주된 이유였다면, 지금은 기후변화와 정치적 불안정, 내전, 박해 등 다양한 이유로 비자발적 이주 혹은 강제 이동으로 난민과 보호 신청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글로벌 동향보고서 2018'을 보면, "2018년 7080만 명가량으로 20년 전보다 두배 가량이 늘어난 규모이며 전 세계 인구 108명당 1명이 강제이주민인 셈"이다.

또한 벨기에 재난역학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난민까지 합한 이주민 숫자는 약 1억 50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이러한 이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는 '이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물류의 비약적인 발달과 전 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된 초네트워크 시대에 국제이주는 이민자나 외국인을 보내는 국가뿐만 아니라 이들을 받아들이는 모든 국가에 다양한 파급효과를 발생시킨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나, 저출산 고령화와 양극화된 경제구조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이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야기된 외국 인력에 대한 의존도 심화 현상은 국가 경제의 일부분을 지탱하는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 및 어업, 숙박 및 음식업 등 1~2차 기간산업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는 어떠한 이주민 및 체류 외국인에 대한 정책 준비를 하고 있는지, 특히 코로나19나 원숭이두창 등 감염병에 대한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보건 대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차제에 이주민을 확대하고 장려하는 정책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사회적 합의도 필요할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출발한 이민청 설립 논의

얼마 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내 '이민청' 신설을 밝혀 화제가 됐다. 이민 정책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우수한 해외 인력 유입을 촉진시키기 위한다는 것이 이유다. 또한, 이민 관련 정책 수립과 집행을 법무부(출입국, 난민), 여성가족부(다문화, 가정), 외교부(재외동포), 고용노동부(외국인 근로자), 행정안전부(외국인 주민) 등으로 나눠 담당하기에 이를 조정 연계할 총괄 기구를 만들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그나마 우리 법무부가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대응을 했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야 역시 이 점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김대중 정부에서 논의를 시작한 '이민청'이 지금에 와서 주목받는 것은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본격적인 이민정책과 이를 담당할 이민청 신설 논의는 환영할 일이다.

사실 한국 사회 상황과 국내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기에 이민청 설립은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전체 인구의 72.1%인 약 3738만 명이지만, 2050년에는 2419만명(51.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노인 인구가 많아 외국인 노동자가 반드시 필요한 농축산 및 어촌 계절노동자 제도의 개편과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 인력 취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에 속한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외국인 가사, 육아, 노인돌봄 도우미 비자 제도 확대 도입은 절실한 요구이다. 이에 대한 요구는 청와대 외국인 가사도우미 비자 확대 정책에 대한 국민 선호도 조사에서도 알 수 있다.
 

국민제안 홈페이지 '소통하기-국민제안TOP10' ⓒ 국민제안

 
점점 가속화될 인구감소 추세에 따라 이주민 없는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미래를 말할 수 없는 시점이며, 이주노동자의 유입을 막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의 논리 역시 이주민의 유입을 희망하는 추세이기에 정부 역시 일관될 수 없는 입장이다. 법무부가 난민, 이주노동자의 건설업 취업을 문제 삼았던 적에도 고용노동부는 중국 동포의 방문취업제 비자 쿼터제 확대를 검토하고 있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민 촉진 이외에도 법무부는 반드시 국내에 체류한 이주민들 관리에 대한 부작용 우려 역시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주민으로 인한 문제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인권 보장과 노동환경 개선의 문제도 함께 다루어야 한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대하지 않고, 차별과 배제의 정책으로 일관한다면 실패를 넘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하기를 희망한다.

* 필자 소개: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지향합니다. 도전하는 삶을, 설레는 선택을 영위하며 유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선택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역의원을 거쳐 현재는 생명정치재단 이사로 활동 중이며 '아침이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단체설립을 프로젝트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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