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12 09:04최종 업데이트 22.07.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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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편집자말]
어업인들은 부모 세대부터 대를 이어 어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어로 행위를 하는 방법과 어업하는 장소도 대물림 받는 경우가 많다. 어민들의 눈으로 보면 해저 지형과 유속 상태 등 바다 환경에 따라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다르며 계절별로 잡히는 물고기들이 다르다.

어민들은 그런 환경에서 자신들의 주 조업 구역에 그물을 설치하고 물고기를 잡아 가족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다. 생태 터전 침입을 재산권 침해라 여기고 민감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이 투입되는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이 민간 주도하에 전국 연안 해역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돈이 된다는 전망에 사업자가 몰리는 실정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탄소중립, 탈원전, 탈석탄, RE100, ESG 경영 등 해상 풍력 사업을 시행해야 할 공익적 이유는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전국 연안 해역에 사업 부지(수역)를 확보하고 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면서 곳곳에서 어업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그 현황을 짚어보면서 어업인들이 해상 풍력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를 알아보고, 어업인들과 상생하는 해상 풍력 사업 추진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탐라해상풍력의 성공 요인은 대화와 신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은 제주도 탐라해상풍력과 전라북도 고창 지역의 서남해해상풍력이 있다. 이들 해상 풍력 사업은 2016년쯤 어업 피해 조사를 통하여 보상이 이루어졌는데, 필자는 위 2개 사업의 어업 피해 보상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지금도 일부 어민 대표들을 자문해 주고 있다.

약 5년이 경과한 현 시점의 언론 보도를 보면, 제주도 탐라해상풍력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나서서 발전소 증설을 지지하는 반면, 전라북도 고창 등 서남해해상풍력은 1단계 사업 이후 지역 어민들의 반대로 2단계 사업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지역은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반면, 어떤 지역은 지역 주민(어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발전사업자가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오랜 기간 지역 주민(어민)들과 소통하며 상생 방안을 찾는 과정을 거칠 경우, 서로 신뢰가 쌓이고 서로 양보하며 조금씩 사업의 진척이 있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 탐라해상풍력은 그 모범 사례다.

이에 반해 다른 지역의 해상 풍력 사업의 경우 몇몇 지역 주민(어민)들을 회유·선동하는 방식으로 발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 간 분쟁이 발생하는 부작용 등으로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어업 피해 보상 문제에 부딪힌 해상풍력발전사업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은 해양 생태계에 대한 환경 피해와 어업 피해라는 2가지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중에서 어업 피해 문제를 중심으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제주 모슬포 대정해상풍력

제주 모슬포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자는 2011년 2월 어업 피해가 예상되는 일부 어민 단체와 해상풍력건설공사 및 운영에 따른 손실보상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매년 발전기 1기당 이천만 원을 어촌계 단체에 지급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로써 피해 어민 단체들과 순조롭게 합의를 해가면서 사업도 잘 진행되는 듯하였으나, 피해 합의 당사자에서 배제된 주변 어민 단체의 반대로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었으며, 현 시점까지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어민 단체와 사업자 간 분쟁이 한창이던 2012년 필자는 수협중앙회 어업 피해 보상자문위원 자격으로 어업 피해 보상에 대하여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어선 어업에 대한 보상 문제, 어촌계원 간의 보상금 분배 문제, 향후 피해 유무가 불확실한 운영(가동) 중 어업 피해 문제 등이었다. 손실 보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좀더 정확히 말하면 실제 지원금으로서 지원금 산정의 문제, 손실 보상 합의서 내용의 문제, 어업 피해 대상자 확정의 문제 등이다.

전남 신안해상풍력

태양광 발전 사업에 따른 이익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은 신안군은 해상 풍력 발전 사업에 있어서도 이익의 상당 부분을 지역 주민들과 어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며, 수많은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안 지역의 해상 풍력은 약 8.2기가와트(GW) 규모에 약 48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며, 참여 발전 사업자만 10여 곳이 넘고 피해 어업인도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연안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자망·복합·통발·닻자망·안강망어업 등 다양하며, 이들 업종별 어업인 단체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체 및 특정  지역만을 상대로 어업 피해 보상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어, 협의 대상에서 배제된 어민 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상액 산정에 있어서도 서로 간의 입장 차가 커서 원만하게 협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어민 단체에서 폐업 보상을 전제로 수십억 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발전 사업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십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을 했다는 둥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안군에 방문하는 등 신안 지역의 해상 풍력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보상액 산정 기준 등의 문제로 어민 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향후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지 의문이 든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서남해와 달리 울산 지역(수역)의 해상 풍력은 연안으로부터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수심이 깊어 부유식 해상풍력을 준비하고 있다. 연안으로부터 상당한 거리에 조성하는 부유식 해상 풍력 사업 지역(수역)은 연안 어선들보다 기선저인망·통발·자망·채낚기어업 등 근해 어선들의 주 조업 구역이다.

따라서 다양한 업종별·지역별 어민단체들이 있는데도 특정 단체에만 풍향계측기 설치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지급해, 보상 대상에서 누락된 어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최대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 (60MW규모) ⓒ 두산중공업

 
전북 고창 등 서남해해상풍력

당초 2011년 계획에 따르면, 실증단지(60MW, 2014년 준공예정), 시범단지(400MW, 2016년 준공예정), 확산단지(2,000MW, 2019년 준공예정) 3단계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1단계 사업인 실증단지 사업을 2019년 7월에야 상업운전을 개시하였다. 이로써 2단계사업(시범단지)은 현재 답보상태이며, 3단계사업(확산단지)은 언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필자가 2016년 실증단지 건설공사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 업무를 수행할 당시에는 발전사업자가 어민들과의 상생협약 및 어업피해 보상 등을 약속하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하였다. 그러나 수천 명에 이르는 신고업자의 보상 배제, 어민들 간의 해상 풍력 발전 사업 찬반 대립 등으로 전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원만한 후속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전라북도에서 민관협의회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일부 어민 단체들의 불참으로 협의회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순조로운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을 위한 제안

과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할 때 내수면 어업인들의 반대에 잠시 사업이 주춤한 적이 있었으며, 저수지에 수상 태양광을 설치할 때도 어민들의 반발이 심하였다. 요즘 들어서는 해상 풍력에 따른 어민들의 반대와 불만이 폭주하는 듯해 보인다.

이러한 어민들의 불만과 반대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로 타협하고 논쟁하는 시간을 확보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사업을 하다 발생하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최근 정부는 어민들의 반대를 의식해 주민참여형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을 통하여 이익을 공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민간사업자마다 제시하는 지원금과 이익공유 방안이 달라 이를 표준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해상 풍력 발전 사업자가 해당 지역 어민들과 구체적인 지원금과 이익 공유방안을 합의해도 인근의 타 해상 풍력 발전 사업자가 이보다 더 많은 지원금과 이익 공유 방안을 어민들과 합의할 경우 기존에 합의하였던 어민들의 반대와 재협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이 지역 주민(어민)들과 상생하며 원만하게 진행되기 위해 ① 이익공유모델의 표준화 ② 지자체 중심 민관협의체 구성시 어업피해 보상에 관한 전문가 참여 ③ 해상풍력발전사업 지역(수역) 결정시 지역 주민(어민) 의견 수렴 ④ 어민단체와 협의하여 어업피해 영향조사 등을 실시하고 피해예상 권리자를 확정한 후 이들 권리자와 피해보상 협의 진행 ⑤ 어업 피해 보상과 지원금(이익공유 포함) 구분 등의 대안을 제시해 본다.

*필자소개: 김용춘 (법학)박사는 2007년 태안유류피해 보상액 산정 검수위원, 수협중앙회 자문위원 등 어업 피해 보상 업무를 수년간 수행하고 있는 감정평가사다. 화력발전소 온배수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 및 교량공사공 공익사업에 따른 어업 피해보상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 해상풍력발전사업에 따른 어업 피해 보상 업무를 다수 수행하고 있다. '어업손실보상 이론과 실무(2010년)'를 집필하고, 최근 2021년에는 '어업 피해 보상액 산정의 문제(어업제한기간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한국감정평가학회로부터 우수 논문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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