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13 07:26최종 업데이트 21.07.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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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지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3주기에 즈음해 노회찬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함께 [우리시대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 기록으로 기억하다] 기록연재를 4월 16일부터 매주 화·금요일 내보냈다. 이번 글은 약자들을 품은 노회찬을 기억하는 마지막 글이다. - 기자말

"다시 마주한 7월, 여전히 그리운 사람"
   

노회찬 3주기를 맞아 준비된 노회찬재단의 추모주간 프로그램. ⓒ 노회찬재단

    
"다시 마주한 7월. 그리고 여전히 그리운 사람.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되새겨보는 '2007년 대선후보 노회찬'을, 옛 동지들과 오랜 벗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음식천국 노회찬'을, 대한민국 진보운동의 파고와 함께했던 '스크린 속 노회찬'을, 이제는 지금 여기서 용기내어 마주해보기로 합니다. 더 오래 가슴속에 남기기 위해서." (노회찬재단, '서거 3주기 추모행사 종합안내', 2021.7.1)

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언 3년이 흘렀다. 노회찬재단은 7월 12일~25일까지를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그의 길동무들과 함께 '노회찬, 지금 여기'라는 이름의 3주기 추모행사를 준비해왔다. 


추모기간 동안 온라인 추모전시(<노회찬의 '새 세상 비전'과 '제 7공화국' 기록>展), 재단 방문의 날(<음식천국 노회찬> 이인우 작가에게 듣는 '노회찬의 삶과 꿈'), 마석 모란공원의 추모제(7.17), 그리고 다큐영화 <노회찬 6411> 추모상영회(7.17~28)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수도권 거리두기가 2주 동안(7.12~7.25)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예정된 프로그램의 경우 일부는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하면서 대폭 축소하거나 비대면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휴머니즘입니다" 
 

노회찬 3주기를 맞아 준비된 노회찬재단의 추모주간 프로그램, 아카이브 등 포스터 ⓒ 노회찬재단

   
3주기에 맞춰 시작한, 노회찬의 정치실천에 대한 <기록으로 기억하다>(부제: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라는 나름 긴 여정의 기록 이야기 연재를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

지난 4월 16일 '여는글: 노회찬 정신=6411 정신'을 시작으로 '청소미화원 아주머니 분들', '현대자동차 철탑농성 비정규직 노동자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용산참사에서 사라져간 분들'과 함께 한 노회찬의 이야기를 한 뒤, <어린이>, <청소년>, <청년>, <노인>,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소상공인>, <빈민>, <농민>, <노동자> 기사를 통해 노회찬의 삶길을 하나하나 따라가 봤다. 그의 삶길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을까?

2004년 노회찬(사무총장‧중앙선대본부장)이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165호, 2004.2.2)에 기고한 '민주노동당 4년 의미와 전망: 실험은 끝났다'는 이렇게 적고 있다.

"창당 4주년을 맞은 민주노동당은 이제 실험이 아니라 현실이다. 4년 전, 창당을 앞둔 민주노동당의 앞날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글귀로 시작된 글은, 당 창당 4주년 기념사에서 천영세(부대표‧선대위원장)가 낭독한, "억누른 감격과 소회를 눈물처럼 핑 돌게 한" 마지막 단락을 인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우리는 그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걸어가는 개척자들입니다. 애초에 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면서 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낸 이 길을 따라서 이 땅의 4천만 민중이 걸어올 것이고, 나아가 7천만 민족이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있을 것입니다."

노회찬이 걸었던 삶길의 끝 그 어딘가에도 당연히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이창우 (<진보정치>, 2004.4.20-4.25)

 
노회찬이 설계하고 개척한 민주노동당이 2004년 원내 진출 이후 채택한 '거대한 소수' 전략은 '6411 투명인간', '사회 약자들의 삶'과 맞닿아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노회찬의 정치적 삶 자체가 '거대한 소수'와 같았다. "50년 된 낡은 불판을 갈아야 한다"고 외치며 국회의원이 된 노회찬. 그는 사회 약자를 대변하고자 했던 '거대한 소수' 정치의 대표였다. 노회찬은 정치인으로 활동한 전 기간에 걸쳐 비록 소수 진보정당 의원이었지만, 항상 뒤에 있는 노동자, 소상공인, 여성, 장애인 등 '투명인간'들의 목소리가 되고자 했다"(조현연, "진보정당의 설계자이자 개척자" 노회찬의 정치전략, <오마이뉴스>, 2020.6.19.). 

노회찬의 삶길은 '맛집에서 나눈 노회찬의 삶과 꿈'이란 부제가 붙은 <음식천국 노회찬>(일빛, 2021.3.)에서도 잘 드러난다. 저자인 이인우 기자는 <후기: 왜 우리는 잃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일까?>에서 이렇게 말한다.

"노회찬에 대한 진정한 발견은 글을 쓰면서부터였다. 2018년 7월 27일 그의 영결식 날, 국회 청소 노동자들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전송하던 모습이야말로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민중의 송가였다는 사실을 이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 위인에 대한 평가가 항용 그렇듯이, 사람들은 그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에 대한 참다운 이해를 시작한다."

이인우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도 노회찬이 떠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그에 대한 참다운 이해를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노회찬을 마음에 묻은 이틀 뒤인 2018년 7월 29일 인민노련 시절부터 함께 한 오랜 지인인 주은경(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원장)은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는다. 

"노회찬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치인이 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사람. … 그러나 그가 가고 없습니다."

2009년 노회찬이 영화감독 변영주와 나눈 대화(노회찬 외, <진보의 재탄생: 노회찬과의 대화>, 꾸리에, 2010) 가운데 몇 대목이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인간 노회찬'의 삶의 궤적에 조금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옮겨 본다.
 

<진보의 재탄생: 노회찬과의 대화> 속 한 페이지. 책 속 사진은 이상엽 작가 촬영 ⓒ 출판사 꾸리에, 이상엽

 
- 변영주) 예전에 운동하실 때도 증오의 힘보다는 건설의 힘, 혹은 의무의 힘보다는 내가 잘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거래서 즐겁다는 힘이 더 컸었나요? 아주 옛날부터?

- 노회찬) "그런 편이었을 거예요. 그건 세속적으로 보면 처세일 수도 있고, 살아가는 방편으로 마음을 굳혔던 점도 있을 거예요. …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 또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되고 인간관계를 맺어나가야 되는가. 사회적 존재로 처음 출발할 때가 휴머니즘이었죠. 지금도 여전히 다른 것은 다 왔다가도 가고, 마치 계절에 따라서 옷이 바뀌는 것처럼 달라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휴머니즘이고요. 


인간을 실망시키는 것은 인간이고, 인간의 가장 무서운 적 또한 인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 없이는 못 산다는 생각. 오히려 그것까지 놓아버리게 되면 겁이 나는 거죠. 내가 그걸 놓아버리게 될까 겁나서 죽어도 그건 쥐고 있는 거예요. 두려운 거죠.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 할까봐 그것만은 안 놓으려고."

- 변영주) 다시 지금 그런 일이 있어도 그런 선택(2008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 탈당, 진보신당 창당)을 할 것이다?

- 노회찬) "그래야죠, 어쩔 수 없어요. 불가항력이라기보다는 선택이니까.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제게는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사석에서 후배들과 술 한잔하면 하는 얘기가 있는데, 인생이 한 번밖에 없거든, 인생이 두 번 세 번 있으면 요렇게도 한 번 살아보고 저렇게도 한 번 살아볼 텐데 한 번밖에 없기 때문에 잘 살아야 된다 이거야, 이 시간은 가면 다시 안 오고, 삶이나 인생에 대해 애착이 큰데, 그래서 굉장히 잘 살아야 된다는 것이죠. 

자기가 볼 때 누구 눈치 보는 일 없이 마음에 흡족한, 자신 있는, 손해 보더라도 판단을 해야 된다는 거죠. … 가치를 지키면서 이익을 얻으면 더 좋겠는데 둘 중에 하나를 버려야 된다면 이익을 버려야지, 가치를 버릴 순 없다는 거죠. 그건 나중에 불행할 거예요. 삶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데. 남들이 안 알아주는 것은 참을 수 있단 말예요. 그런데 자기가 자기를 안 알아주면 이건 굉장히 골치 아픈 일이에요. 존재가 흔들려 버리는데."


"인권의 원형질에 가장 근접한 국회의원"

노회찬, 그가 떠나고 다섯 달쯤 시간이 흐른 뒤.

"위(고 노회찬)는 인권옹호활동을 통하여 국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므로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다음 훈장을 추서합니다. 국민훈장 무궁화장 – 대통령 문재인"

2018년 12월 10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초의 국제적 인권 합의문인 세계인권선언 채택 70주년을 맞아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2018년 인권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노회찬은 2018년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중앙행정기관, 교육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인권상 후보로 25명을 추천했으며, 공적심사위원회(위원장: 정미화 경실련 공동대표)에서 공정한 절차와 심사를 통해 노회찬을 포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문 대통령, 고 노회찬 의원에게 대한민국 인권상 수여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이었던 2018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인권상에 선정된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훈장은 고인의 부인인 김지선 씨와 동생 노회건 씨가 대리수상 했다. ⓒ 연합뉴스

 

2018년 12월 10일 노회찬 이름의 국민훈장 무궁화장 훈장증 모습 ⓒ 노회찬재단

 
현행 상훈법상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주어지며, '무궁화장'은 5등급의 국민훈장 중 1등급에 해당한다. 공적심사위원회가 밝힌 노회찬 공적 요지는 "용접공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한 1982년부터 노동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하였으며, 정당 및 의정활동을 통해 여성, 장애인 등 약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함"이었다.

다음날 인권학자 조효제(성공회대 교수)는 '노회찬식 인권정치를 위하여'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한겨레, 2018.12.11). 

"인권의 날이자 세계인권선언 제정 70주년 기념일인 12월 10일, 고 노회찬 의원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우직하게 걸었던 평생의 족적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사람의 격과 훈장의 격이 이렇게 제대로 만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 정치인 중에 자유권에 대해 정통하고 열정이 있는 이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사회정책과 복지에 노력을 기울이는 정치인도 적지 않다. 그러나 노 의원만큼 자유권과 사회권을 종횡으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실천한 입법가는 드물었다. 그는 노동권의 직접적 영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비정규직 차별, 산업재해,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배청구, 장애인과 여성과 야구선수의 인권 등 자유권과 사회권의 고삐를 양손에 바짝 쥐고 마지막 순간까지 쉼 없이 내달았다.  

(…) 이렇게 볼 때 그는 인권의 원형질에 가장 근접한 국회의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편적 인권에 수렴되는 진보정치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진보정치권 내에서도 흔치 않은 포지션에 있던 경세가였다. 시민대중이 쉽게 이해하는 언어로 정치 소통을 극대화해 커뮤니케이션 인권을 실천한 선구자의 면모도 분명했다."


"'노회찬의 멈춤'은 우리를 깨우는 전율"
: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6411 정신'의 실천


노·회·찬. 그는 6411로 상징되는 '투명인간'들과 함께 비를 맞은, 약자들의 벗이자 동반자였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하려고 평생을 애썼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른다. 그런 노회찬의 꿈과 삶을 새롭게 이어가려고, 많은 사람들의 뜻을 모아 노회찬재단이 출범했다. 

"우리는 노회찬이 살아온, 고되지만 정의로운 삶을 잘 알기에 그의 죽음이 너무나도 애석합니다. 이렇게 속절없이 그를 보낼 수도 없습니다. 그의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나야 하지만 그가 가졌던 꿈과 삶을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도록 하고 싶습니다." (2018년 9월 9일 노회찬재단 설립제안자 일동의 제안문 중에서)

"오늘 우리는 노회찬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 노회찬은 여기서 멈췄지만 '노회찬의 그 멈춤'은 반독재 민주화와 노동운동, 진보정치에 헌신한 그의 삶이 그러했듯이 우리를 깨우는 전율입니다. … 노회찬재단은 그가 우리에게 전해준 그 전율의 창조물입니다. 또 그의 당부에 대한 우리들의 화답입니다. … 재단은 노동자, 서민, 여성, 장애인 등 대다수 국민들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로 불리지 않는 평등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2019년 1월 24일 노회찬재단 창립선언문 중에서)


2020년 겨울 어느날 <음식천국 노회찬>(일빛, 2021.3)의 작가 이인우는 노회찬재단 사람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물음을 던진 뒤 이렇게 정리한다. 
 

<음식천국 노회찬>(일빛, 2021.3.) 표지 및 텀블벅 신청자께 선물로 드린 2장의 사진 ⓒ 노회찬재단

 
- 재단의 2020년 한 해 활동을 평가하고 다음 할 일을 생각해 본다면?

"올해 저희들은 노회찬의 6411정신을 좀 더 구체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회찬재단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새삼 확인했습니다. 노회찬은 6411연설을 통해 비단 진보정당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진보진영 전체의 과제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6411 정신'의 실천입니다. 노회찬재단은 앞으로 최대한 많은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만나 그 목소리를 듣고자 합니다. 그 목소리에 실린 바람들이 노회찬재단의 활동을 통해 당당히 정당에, 의회에 전달되고 제도화되는 일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노회찬이 읽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어린왕자>(Le Petit Prince, 1943)에서 작가가 남긴 말이 문득 떠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노회찬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본다. 특히 그가 떠난 뒤 사람들은 '약자들의 벗', '인간 노회찬'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여렸던' 그가 짊어져야만 했던 역사의 짐과 그가 가졌을 고뇌와 삶의 아픔, 그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그리움까지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앞서 살펴본 기록 이야기들에 적혀 있는, 마음으로 쓴 여러 추모의 글이 그 한 자락을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노회찬 서거 1주기 추모집 <그리운 사람 노회찬>(노회찬재단, 2019.7.18.) ⓒ 노회찬재단

 
1주기 추모집 <그리운 사람 노회찬>(노회찬재단, 2019.7.18.)에 수록된, 조돈문(재단 이사장)의 '그리워하는 마음들,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와 조현연(재단 특임이사)의 '<그리운 사람 노회찬>을 펴내며' 글은 이렇게 적고 있다.

"이 책 속에서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걸으며, 같은 그리움을 나누고 계신 많은 마음들을 만나 보세요. 여러분들의 또 다른 자신들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노회찬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와 함께 했던 시간, 그와 함께 나누었던 꿈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가 노회찬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 꿈의 무게를 홀로 버티며, 그 고뇌와 아픔을 견디던 그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 우리 모두 노회찬을 그리워하는 만큼, 더 이상 서로를 두고 떠나지 맙시다. 우리 모두의 꿈이 현실로 될 때까지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떨리는 어깨를 겯고, 함께 나아갑시다. 그리고, 멈추지도 맙시다." (조돈문)


"… 글과 사진과 그림을 보면, 문득 우리가 진정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노회찬을 통해, 노회찬을 추모하는 기억의 흔적들을 통해 나와 우리가 꿈꾸는 것, 우리 사회가 그리워하는 것, 우리 시대가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것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를 그리워하는 모든 분들께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조현연)

'먼길을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해온 김지선 선생이, 1주기 추모제 때 유족을 대표해 울먹이며 한 인사말이 가슴 한 구석을 먹먹하게 한다. 이 인사말로 이번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기록으로 기억하다> 이야기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노회찬은 평생을 너무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살았지만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마음과 신념은 너무 크고 유쾌하고 낙관적이었습니다.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노회찬이 사는 동안 함께 가는 동지들을 당신보다도 너무너무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노회찬, 그가 참 그립다. 
 

다큐멘터리 영화 <노회찬, 6411>의 한 장면. ⓒ 노회찬재단

 

기록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연재는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종료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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