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06 07:35최종 업데이트 21.01.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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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오마이뉴스 '똑경제(똑바로 쓴 경제 이야기) 시즌3'가 더욱 날카로운 새 필진 4명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말]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1월 중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그런데 1차 재난지원금과 달리 전국민을 지급대상으로 하지 않아서인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이 추가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을 대상으로 무려 2000달러씩 지급하는 것과 비교되기도 한다.

3차 지원금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선택적 지급이냐 전국민 지급이냐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고, 국민 여론은 전국민 지급으로 다소 기울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라살림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전국민에게 지급할 경우 4조원의 재정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기재부의 안으로 결정됐다. 


누구는 나라살림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기재부의 주장을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토목공사에 수조원을 투입하거나 재벌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정부와 정치권의 행태를 수없이 봐온 터라 그런 주장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재정 부족하다면서 종부세 10조원 포기?

지난해 7월 초 "정부 세수 10조원 포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조세지출의 관점에서 본 주택임대사업자등록제'라는 글을 인용한 기사였다. 그 글에서 이 교수는 "정부가 임대사업자들에게 최대 10조 원이 넘을 수도 있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10조원이라면 전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도 남을 금액 아닌가. 더욱이 종부세란 매년 납부하는 세금이다. 10조원이 아니라 1조원만 되어도 매년 그 세금을 걷지 않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다. 게다가 세금 감면의 대상이 주택을 많이 소유한 집부자들이므로 '부자감세'라 불러 마땅하다.

재정학계의 최고권위자인 이준구 교수가 '세수 포기' 문제를 제기했고, 그 추정액이 최고 10조원에 달한다는데도 그 파장은 크지 않았다. 부자감세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구체적인 세금 감면액을 추산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이 교수가 "최대 10조원"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종부세 감면대상에 관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서 세금 감면액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금의 계산은 매우 단순하다. 과세표준액에 세율을 곱하면 된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에게 종부세와 양도세를 전액 감면해주는 사상 초유의 특혜를 베풀면서 그 상세내역이 국가기밀이라도 되는 듯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따금 국회의원실에서 국토부에 자료를 요청하면 단편적인 데이터를 공개할 뿐이다. 그 단편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집부자인 임대사업자들에게 감면해주는 종부세액이 얼마나 될지 추산해 보는 것은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국토부가 감추는 임대사업자 통계
 

14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4436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4369건)을 뛰어넘었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절반가량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나 5천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작년 9월 25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현재 49만 명의 임대사업자가 147만 채의 임대주택을 등록했다. 그중 서울의 임대주택은 50만4400채로 전체의 32.1%에 달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상위 10%인 4만5000명의 사업자가 전체 임대주택의 절반이 넘는 74만5000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균 16.6채의 임대주택을 소유한 이들 4만5000명이야말로 세금 특혜의 최대 수혜자라 할 수 있다.

이 4만5000명 중 서울 거주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임대주택 비율과 같은 32.1%라고 가정하면 약 1만4000명이다. 이 1만4000명은 서울에서 자기가 거주하는 주택 외에 16.6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집값 폭등으로 수십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더해 종부세와 양도세를 전액 감면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그들이 감면 받는 종부세액이 얼마나 될까?

한국감정원 통계에 의하면 작년 1월 서울주택의 평균가격은 6억9000만원이었다. 임대주택은 주로 소형이 많으므로 평균가격의 약 70%로 계산하면 5억원이다. 이 주택을 16.6채 소유하면 주택가액이 약 80억원에 달한다.

종부세 산정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며, 공시가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여 과세표준액을 산정한다. 공시가율 70%와 공정시장가액비율 90%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액은 50억원이다.

과세표준액이 50억원인 경우 작년에 납부해야 할 종부세액은 약 7000만원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16.6채의 임대주택을 소유한 1만4000명의 사업자들은 7000만원을 전액 감면받았다. 총액을 합산하면 무려 98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임대사업자 49만명이 감면받은 정확한 금액을 계산할 수 없으나,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령만 개정하면 된다

이준구 교수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정부가 세금특혜를 주는 명분으로 내세우는 서민 주거안정의 효과가 전무하다며, "이 제도의 긍정적 효과는 거의 0에 가깝다"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아무 실익도 없는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조원의 조세수입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의 분석대로라면 문재인 정부는 두 가지 잘못을 저지른 셈이다. 매년 최대 10조원의 재정수입을 포기한 잘못 외에도, 집값을 폭등시켜 무주택 국민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잘못이다. 

혹시 청와대와 여당은 이런 세금 특혜를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했다는 핑계를 댈지 모르겠다. 이런 점을 인정하더라도 집권 후 3년8개월간 이 세금 특혜를 폐지하지 않고 유지한 책임에 대해서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

야당의 반대로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주택임대사업자들에게 종부세를 전액 면제해주는 근거가 법률이 아니라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조(합산배제 임대주택)이기 때문이다.

국회 동의라는 번거로운 절차도 필요없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오늘 당장 그 세금 특혜를 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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