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1 11:48최종 업데이트 20.10.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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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면역 및 재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인 36만 명의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분석한 결과, 항체가 수개월 내에 급속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은 층, 도시, 유색인종, 의료진, 대가족 등에게서 항체율이 높게 나타나 이들이 더 많이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웹사이트에 소속 연구진이 참여한 '리액트' 연구 결과에한 기사가 실린 모습 ⓒ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코로나19 항체의 유효기간

병원체가 침입하면 우리 몸은 방어 작용을 한다. 이렇게 한번 면역기능이 작용한 뒤에는, 이를 기억해 두었다가 같은 종류의 병원체가 다시 침입하는 경우 이전보다 더 빨리, 더 쉽게 병원체를 물리치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어 온, 이른바 '집단면역'은 집단 내의 대다수가 이 같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게 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면역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이 개발되어 면역력을 습득하는 것과 인구 대다수가 천천히 코로나19를 앓게 두는 방법 등이 있다. 코로나19를 앓고 난 사람들에게서 항체가 과연 얼마나 효과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 그간 학계의 관심이 뜨거웠다. 길어봐야 수개월 밖에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들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10월 26일, 영국의 연구진은 이와 맥을 같이하는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를 메드아카이브(medrxiv.org)에 사전발표(공식 저널에 발표하기 전에 발표하는 것)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양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장기 프로젝트 '리액트(REACT)'의 일부로, 리액트는 영국의 보건사회복지부, 국가의료체계의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다.

리액트 연구진은, 올 봄 코로나19의 첫 파도가 조금 꺾였을 무렵인 2020년 6월말부터 9월 사이 총 세 번에 걸쳐 영국 내 서로 다른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를 검사했다. 1차와 2차 기간에는 각 10만 명씩을, 3차에는 15만 명의 성인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후, 지원자들의 나이, 성별, 지역, 민족배경 등을 고려해 항체 양성률을 보완한 결과, 1차엔 6%를 보이던 항체 양성률이 2차에는 4.8퍼센트로, 3차에는 4.4퍼센트로 점차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1000명당 60명에게 항체가 생겼던 것이 44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18-24세 사이의 젊은이들에게서 항체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75세 이상의 노년층에게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젊은 층이 노년층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에 더 노출되었던 것이다. 3차 기간 검사에서 항체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 수도 런던이었는데, 영국의 남서부 지역이 1.6퍼센트 선이었던 데에 비해 런던은 9.5퍼센트에 달했다. 

흑인들은 13.8퍼센트, 아시아인들(주로 남아시아인)은 9.7퍼센트로, 백인들 3.6퍼센트 보다 더 높았다. 의료계 종사자들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 결핍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서, 가구원수가 많은 가정에서 항체율이 높았다. 민족배경에 따라, 경제사정과 여러 환경 요인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암시한다.
 

메드아카이브에 실린 논문 Ward et al. 2020에 실린 그래프. 1차부터 3차까지 연구기간 동안 연령대별 항체율의 변화를 보여준다. ⓒ Ward et al. 2020

 
집단면역은 불가능?

1차 기간에 비해 3차 기간에서 모든 연령층에서 수치가 감소했는데, 감소량은 18-24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 가장 적었고, 75세에서 가장 높았다. 연령에 따라, 항체 수치가 감소하는 속도나 비율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1-3차 대상은 겹치지 않으나 지역, 연령 등의 요인들을 보정했고, 분기별로 모집단(영국전체)의 항체율을 감지해낼 수 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물론, 면역에는 항체뿐 아니라 다른 면역세포들이 함께 작용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와 같은 항원이 반복해서 침입하면, 지금 몸에 남아 있는 항체가 많지 않더라도, '지난번 이 항원에 어떻게 방어했나'에 대한 정보가 '기억세포'에 저장되어 있어, 재빨리 필요한 항체를 생성할 수 있다. 따라서, 과연 항체량의 감소가 무조건 면역력 감소를 의미하는가를 두고는 해석이 다양하다. 다만, 현재의 항체량이 재감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보호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변수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수개월 내에 항체가 감소한다면 '코로나19에 반복적 감염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이 생기게 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재감염 보고는 많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이유가 '코로나19 항체가 수개월에 걸쳐 감소되는 만큼, 지금까지는 지난봄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사람들이 항체에 의해 보호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 4월에 코로나19를 앓았던 사람들의 항체량이 감소해 이번 겨울 항체에 의한 보호효과가 떨어진다면, 재감염 환자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 되어도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에 더 손을 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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