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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 사활 건 민주당, 김진표 압박... "결론 내는 게 정치"

홍익표 "합의 어려운 사안, 국회법 따라 처리케 하는 게 국회의장 역할"

등록 2024.05.02 11:28수정 2024.05.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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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2일 오전 11시 44분]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닙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채 해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내놓은 말이다. 전날(1일) 여야의 합의에 따라,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이날 본회의에 오르게 됐지만 정작 또다른 중요 현안인 채 상병 특검법은 여야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홍 원내대표가 김진표 국회의장을 '직격'해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여야는 최선을 다해 의사일정을 협의하지만 좁힐 수 없는 입장 차이가 있는 사안도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의장께서 이에 대한 합의를 요구하시는 것은 일정 부분 이해하지만 합의가 정 이뤄지기 어렵다면 일정 정도 시기가 흘렀으면 결심하고 결론을 내는 게 정치"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적 요구인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여당은 정쟁법으로 규정하면서 무조건 반대하고 있어 합의의 여지가 없다"며 "그럼에도 이를 계속 합의하라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일에 의장께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되레 채 상병 특검법이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민생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더 원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합의가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장님의 역할이고 그게 국회법에 따른 일 처리 방식"이라며 "정쟁하고 대화하고 협의하고 때로는 합의하고 그런 모든 것을 거쳐서 일정 기간 내에 결과를 만드는 정치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합의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이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강행 처리하고 싶다면 저희가 기간 조정이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충분히 양보할 의지가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합의 처리를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 일각에서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시기 조절 등을 논의해보자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뭘 한 거냐"며 "저희가 이 법을 발의했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지 한참 지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동안 한마디도 합의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가 공교롭게도 공수처장 후보가 갑자기 임명 절차에 들어가자 공수처에 더 수사를 맡겨놓고 지켜보면서 시기 조절을 논의해보자고 얘기한다"며 "이 제안을 순수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행 처리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왜 2일 본회의를 고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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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홍익표 원내대표가 유독 2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날이 아니면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처리가 요원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는 4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국회의장의 순방 일정과 함께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국회 내 재의결 등 상황까지 가정한 결과다. 이날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달 말 열릴 것으로 보이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에 부칠 수 있다.

이 때문에 홍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일 본회의가 열려서 채 상병 특검과 전세사기특별법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4일 국회의장 순방길에 같이 못 간다"라고도 밝힌 상황이다.

홍 원내대표뿐 아니다. 21대 국회가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본회의 개최, 법안 상정시 '여야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김 의장을 향한 민주당 의원들의 불만이 최근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민주당 소속 의원 30여 명은 김 의장을 향해 "국회의장으로서 의무를 다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의장과 윤석열 대통령, 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을 가리켜 "다 똑같은 놈들"이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마이크가 들어온 상태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방송이 끝나기 전에 욕설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채상병특검법 #더불어민주당 #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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