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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인종차별에 자동 몰수패" 경고... 선수들 반응 '싸늘'

축구장서 계속되는 인종차별... FIFA 회장 "혐오스러워"

24.01.23 09:31최종업데이트24.01.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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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 인종차별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동 몰수패 경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 ⓒ FIFA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종차별에 '몰수패'라는 초강경 경고를 들고 나왔으나, 선수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C밀란 골키퍼 마이크 메냥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우디네세와의 경기 도중 상대 팬들이 원숭이 소리를 내며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하자 심판에게 항의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중단됐던 경기는 메냥이 돌아오면서 가까스로 재개됐으나, 메냥은 "불행하게도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라며 "더 이상 이렇게 축구할 수 없다"라고 분노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도 코번트리 시티의 미드필더 케이시 팔머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도중 상대 팬들의 인종차별적 언행에 피해를 당했다며 항의했다. 

코번트리 시티는 "우리 선수인 팔머를 향한 인종차별적 행위에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면서 "팔머에 대한 학대를 분명히 규탄하며, 축구를 넘어 사회에서 이런 학대나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선수협회 "실질적이고 무거운 처벌 내려야"
 

케이시 팔머에 대한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코번트리 시티 소셜미디어 ⓒ 코번트리 시티

 
인판티노 회장은 22일 곧바로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에서 벌어진 일들은 정말 혐오스럽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축구와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규탄했다.

또한 "인종차별이 발생하는 팀은 '3단계 절차'를 거쳐 자동으로 몰수패를 당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인종차별주의자는 전 세계 모든 축구장 출입을 영원히 금지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FIFA와 축구는 인종차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며, 피해자들과 완전히 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선수들은 FIFA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축구 당국이 경기장에서의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종차별에 대한 책임이 있는 개인과 팀에 대해 실질적이고 일관되며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기를 원한다"면서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이 축구 당국을 믿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3단계 절차' 불만... "왜 인종차별 세 번이나 봐주나"
 

축구장 인종차별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 성명 ⓒ FIFA

 
축구계 내 차별 반대 단체 '킥잇아웃' 트로이 타운젠드 대표도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 아니다"면서 "그들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의 몰수패 규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FIFA가 지난 2017년 발표한 3단계 절차에 따르면 선수 혹은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가 확인되면 심판이 1단계로 경기를 일시 중단하고 "욕설과 차별 행위를 멈추라"는 장내 안내 방송을 한다. 

2단계는 인종차별이 계속될 경우 선수들이 경기장을 잠시 떠나고 경기를 다시 중단한다. 마지막 3단계는 그럼에도 인종차별이 멈추지 않는다면 심판이 경기를 끝내고 상대팀에게 승리를 부여한다.

하지만 타운젠드 대표는 "왜 인종차별할 기회를 세 번이나 주는가"라며 "이는 인종차별을 당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만든 규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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