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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목소리 잃은 남자, 600만 조회수 이끈 힘

[연휴 동안 몰아보면 좋을 '유튜브'] 추억의 스타·화제의 인물 만나는 <근황 올림픽>

21.09.21 11:41최종업데이트21.09.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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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OTT 서비스, 유튜브 등으로 이제 우리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보고싶은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본방 사수'를 위해 TV 앞에 앉는 일은 먼 추억이 됐다. '정주행'이라는 말도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연휴기간 몰아보면 좋을 유튜브 몇 개를 소개한다.[편집자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오는 10월 3일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중앙안전대책본부는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적용해 4단계 지역에서도 직계가족의 가정 내 모임에 한해 접종완료자 포함 8인까지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및 시설에서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백신 접종 완료자는 접촉면회, 그 외의 경우는 비 접촉면회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고향이 가깝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방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5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를 추석 특집 방송들을 편성한 TV와 함께 보내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각 방송국에서는 명절을 맞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신선하고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많이 론칭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 명절 특선 영화와 드라마, 예능의 분위기는 어딘가 모르게 서로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청각 플랫폼이 다양해진 요즘 시대에는 기존 TV 프로그램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나 유튜브 등에도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한 콘텐츠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들의 기억 속 한 구석에 살아있는 추억의 인물들을 만나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현재의 근황을 알아보는 유튜브 채널 <근황 올림픽>은 대중문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추석 연휴에 찾아보기 좋은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야인시대> 용사(?)들, <근황 올림픽>에 다 있다
 

<야인시대>에서 단 6글자의 대사로 전국을 초토화시켰던 심영 역의 배우 김영인은 <근황 올림픽>에 두 차례 출연했다. ⓒ 근황 올림픽 화면 캡처

 
지난 2019년에 개설된 <근황 올림픽>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추억의 스타와 화제의 인물을 직접 만나 현재의 근황과 추억 속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 전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광고 및 협업은 받고 있지만 어떤 회사나 기관 등에 속해 있지 않은 개인 유튜브 채널임을 강조하고 있다. 2년 넘게 꾸준히 운영되며 200개가 넘는 영상이 올라왔고 올해 9월 16일 기준 57만 명의 적지 않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 추억의 스타를 찾아 현재의 근황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기존 방송국에서도 꾸준히 활용해 왔던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근황 올림픽>은 폭넓은 섭외력을 바탕으로 기존 방송국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여기에 기존 방송국이 한 인물에 대해 최소 2~30분 분량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데 비해 <근황 올림픽>은 유튜브의 강점을 살려 10분 내외로 영상을 압축해 업로드한다.

<근황 올림픽>에서 역대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영상은 <억새바람>,<폭풍의 계절> 등에 출연하며 90년대 많은 인기를 끌었던 배우 윤동환 편이었다.

2019년 6월 21일에 공개된 윤동환 편에서는 소셜테이너로 사회활동을 하다가 최근 활동이 뜸해진 윤동환의 근황과 카랑카랑하던 목소리가 급격하게 잠기게 된 사연 등이 공개됐다. 62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50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 3월에는 2017년에 발표한 < Rollin' >을 통해 4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한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의 '꼬북좌' 유정을 만나 역주행을 경험한 솔직한 심정과 향후 활동계획을 들었다. 역주행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 Rollin' >의 댓글 모음 영상이 올라온 날이 2월 24일이었는데 유정과의 인터뷰 영상은 3월 8일에 업데이트됐다. <근황 올림픽> 팀의 빠른 섭외와 움직임이 돋보였다.

<근황 올림픽>에서 시청자들에게 유독 많은 인기를 얻은 콘텐츠는 바로 <야인시대>의 출연배우들을 만났던 회차였다. <근황 올림픽>에서는 2019년 10월 '전설의 심영' 김영인을 시작으로 2019년 11월 상하이 조 역의 조상기, 작년 1월 신영균을 연기했던 윤용현, 2월 문영철 역의 장세진, 3월 개코 역의 이동훈, 올해 1월에는 김영태를 연기했던 박영록, 그리고 2월에는 <야인시대> 고깃집 아저씨 역으로 감초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하림을 만났다. 

여전히 정정한 '무야호' 할아버지의 근황
 

최규재 할아버지는 2010년 한 번의 외침으로 10년 후 어린이부터 대선후보까지 따라하는 유행어의 주인공이 됐다. ⓒ MBC 화면 캡처

 
<근황 올림픽>에서는 왕년의 인기가수 김완선과 김흥국, 김장훈, 현진영,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방송인 심형래, 심현섭, 서경석 등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빈도도 결코 적지 않다.

유튜브 콘텐츠도 결국 인지도 싸움이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한 영상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황 올림픽>에서는 짧은 기간 활동했던 씬스틸러나 비연예인들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아 의외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곤 했다. 

최근 연예인들은 물론 모 대선후보까지 따라 하며 작년과 올해 최고의 유행어가 되고 있는 '무야호'의 주인공인 최규재 할아버지와의 영상통화는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알래스카 앵커리지 한인회 한인회장을 역임한 최규재 할아버지는 '2021년판 무야호'를 선보인 후 고국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훔쳤다. 38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6만이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지난 2006년에 개봉해 680만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 등 주연들뿐 아니라 김응수, 김상호, 권태원, 조상건 등 많은 조연배우들의 연기까지 재평가 받았다. <근황 올림픽>에서는 작년 2월 <타짜>에 출연한 많은 배우들 중에서 곽철용의 운전기사로 출연해 "회장님, 올림픽대로가 막힐 거 같습니다"라는 중요한(?) 대사를 던진 배우 김민규를 만나 <타짜> 출연 이후의 근황을 전했다.

작년 5월에는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에서 연쇄살인마 지영민(하정우 분)에게 피해자 미진(서영희 분)의 위치를 알려주며 한국 영화 역사상 최악의 '민폐캐릭터'가 된 개미슈퍼 아줌마를 연기한 배우 이재희를 만났다. 연극배우로 오랜 기간 활동하던 이재희는 <추격자> 이후 <내 아내의 모든 것>,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시니어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최신 근황도 전해 왔다.

초기에는 '사이버렉카' 논란 시달리기도

이처럼 <근황 올림픽>은 그동안 궁금했던 예전 스타들이나 화제를 모았던 인물들의 최신소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스타들의 근황을 궁금해 했던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흥미롭고 유익한 채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근황 올림픽>은 채널 개설 초기 시청자들로부터 '사이버 렉카(다양한 분야에서 화제가 되는 사건사고들을 재구성한 글이나 영상으로 이슈몰이를 하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근황 월드컵>에서는 2019년 4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 명령을 받고 용산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봉사를 하던 래퍼 아이언을 인터뷰했다. 같은 달에는 구속기로에서 잠적해 A급 지명수배가 떨어진 왕진진(본명 전준주)을 인터뷰했고 지명수배 기간에 인터뷰 내용을 업로드해 물의를 일으켰다(물론 아이언 편과 왕진진 편은 모두 비공개 및 삭제 처리됐고 최근에는 물의를 일으킨 경력이 있는 인물의 섭외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근황 올림픽>은 전문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섭외 및 진행 과정에서 실수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근황 올림픽>이 급변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어떤 채널로 발전해 나갈지 기대된다.
근황 올림픽 윤동환 야인시대 무야호 할아버지 사이버렉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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