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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선수층' 대한항공, 첫 통합우승 달성

[프로배구] 17일 우리카드와의 챔프전 5차전 세트스코어 3-1 승리, MVP 정지석

21.04.17 18:14최종업데이트21.04.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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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 점보스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위비와의 챔피언 결정 5차전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전까지 세 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통합우승 경험이 없었던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 부임 첫 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하면서 이번 시즌 남자부 최강팀으로 등극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서브득점 5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27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정지석이 20득점, 곽승석이 10득점, 임동혁이 8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는 알렉산드리 페헤이라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2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창단 첫 우승의 문턱에서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챔프전 MVP는 5경기에서 55.30%의 공격성공률로 90득점을 기록한 대한항공의 토종에이스 정지석이 차지했다.
 

정지석은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활약한 대한항공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 한국배구연맹

 
듀스 접전을 벌이며 한 세트씩 가져간 양 팀

대한항공의 해답은 역시 '공격분산'이었다. 4차전에서 곽승석 대신 임동혁을 선발출전시킨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31.33%, 정지석이 26.51%, 요스바니가 24.10%라는 이상적인 공격점유율을 통해 3-0 승리를 만들며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왔다. 물론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의 이탈이라는 큰 변수가 있었지만 세 명의 공격수가 골고루 공격점유율을 나눠 갖는 대한항공은 그 어떤 팀도 두렵지 않다.

반면에 우리카드는 4차전에서 알렉스의 갑작스런 복통증세로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5차전 우리카드의 가장 큰 변수도 알렉스의 회복 여부가 될 전망이다. 승리욕이 넘치는 알렉스는 5차전에서 선발출전을 강행할 예정이지만 의지만큼 몸이 따라 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우리카드 역시 알렉스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나경복과 한성정, 그리고 중앙공격수들이 알렉스의 부담을 덜어줘야만 5차전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4차전과 마찬가지로 임동혁과 손현종이 선발출전한 대한항공은 요스바니의 공격과 조재영의 블로킹으로 초반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우리카드는 1세트 초반 알렉스 대신 나경복과 중앙속공을 적극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 나갔다. 대한항공은 세트 중반 진성태와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우리카드는 알렉스의 연속 서브득점과 한성정의 블로킹, 그리고 임동혁의 범실을 묶어 듀스 접전 끝에 귀중한 첫 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임동혁 대신 곽승석을 선발 출전시켰고 요스바니, 정지석의 공격과 하현용, 나경복의 범실로 초반 5점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의 범실과 알렉스의 서브득점, 대한항공의 포지션폴트를 묶어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1세트에 이어 2세트에서도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26-26에서 우리카드의 한성정과 최석기가 연속범실을 저지르며 2세트는 대한항공이 28-26으로 승리했다.

선수층의 차이가 만들어낸 챔프전 우승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서울 우리카드 위비의 5차전 경기.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5전 3승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듀스 접전 끝에 한 세트씩 따낸 가운데 우리카드는 3세트 초반 알렉스와 최석기의 블로킹으로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유광우 세터 투입 후 5점 차까지 벌어졌던 점수 차이를 1점으로 좁혔지만 우리카드도 나경복과 한성정의 공격을 앞세워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 팀은 세트 후반까지 1~2점 차의 접전을 이어가다가 듀스 상황에서 정지석의 공격과 알렉스의 범실이 나오면서 대한항공이 27-25로 3세트를 가져갔다.

통합우승까지 한 세트만 남겨둔 대한항공은 세트 초반부터 한선수의 블로킹과 요스바니의 연속 서브득점으로 리드를 잡아갔다. 플레이오프부터 챔프전까지 열흘 동안 7경기를 치른 우리카드 선수들도 투혼을 발휘하며 꾸준히 추격했지만 체력이 떨어지면서 범실이 늘어났다. 대한항공은 착실히 점수를 쌓아가다가 세트후반 요스바니의 연속 서브득점과 알렉스의 서브범실이 나오면서 창단 첫 통합우승이 완성됐다.  

산틸리 감독은 5차전에서 분위기가 뒤쳐진다고 판단한 3세트 중반, 요스바니와 한선수를 빼고 임동혁과 유광우 세터를 투입해 흐름을 바꿨다. 챔피언 결정전 같은 큰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와 주전 세터를 분위기가 나쁘다는 이유로 교체한다는 것은 다른 팀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결국 챔프전에서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차이를 만들었던 부분은 주력 선수들까지도 수시로 교체해 줄 수 있는 대한항공의 두꺼운 선수층에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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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대한항공 점보스 정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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