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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혼모 준다더니... 후원물품 받아서 현금으로 되팔아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 부실 운영 증언 이어져... 협회 대표 "사실 아니다" 부인

등록 2021.01.25 13:46수정 2021.01.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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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협회 아임맘이 후원받은 물품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 조정훈

  
대구광역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혼모 지원 단체 '아임맘'이 후원물품을 미혼모에게 전달하지 않고 장애인단체 등에 되파는 등 부실 운영된 정황이 포착됐다. 아임맘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아임맘은 대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전국 미혼모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며, 자체 추산 관리 회원 수는 약 2300명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임맘은 전국 미혼모단체 중 가장 큰 창고를 보유하고 있어 물품 후원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일간지는 '정인이 사건'을 언급하며 미혼모 가정을 지원하는 단체로 아임맘을 조명하기도 했다. 

미혼모 단체에 후원했던 물품이 왜 여기에?
 

지난 7일 대구 성서공단역 장애인단체 매장에 전시된 상품들. 미혼모협회 '아임맘'이 후원받은 물품과 일치한다. ⓒ 조정훈

 
대구시 달서구 지하철2호선 성서공단역에 위치한 장애인기업 홍보관. 지난 7일 이곳 홍보관 매대에는 소화기와 일회용 물티슈, 수세미 등이 진열돼 있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아임맘이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통해 지역 기업으로부터 후원받은 물품과 동일한 제품이었다.

당시 물티슈와 수세미 등을 지원한 업체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해당 판매장에 물품을 납품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매장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주로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다, 매장 판매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또 홍보관에는 체온계와 콧물 흡입기도 판매되고 있었다. 이 물품들 역시 지난 2019년 11월 아임맘이 진행한 '엄마 아기 행복상자' 사업의 후원 물품과 일치했다.

<오마이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물품은 모두 매대에서 사라졌다.

내부 관계자들 "후원물품 되팔아... 현금으로 찾아 대표에게 전달했다"
 
대체 왜 거래하지도 않는 판매장에 이런 물품이 흘러들어간 것일까? <오마이뉴스>는 아임맘 관계자들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아임맘 측이 장애인단체 측에 물품을 되팔았다는 것이다.

아임맘 전 직원 A씨는 과거에도 물품 판매 대금이 오갔다며 관련 통장 사본을 제시했다. 홍보관을 운영하는 장애인단체가 A씨에게 물건 대금을 이체하면, A씨가 이를 다시 대구미혼모협회(아임맘) 명의 통장으로 이체하는 식이었다. 지난 2019년 9월 30일과 10월 31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91만 원과 65만 원이 이체됐다.

A씨는 당시 아임맘 김아무개 대표와 나눈 모바일 메신저 내용도 공개했다.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 전 직원이 공개한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후원물품을 판 대금을 자신의 개인 통장으로 받아 미혼모협회 통장에 이체한 것으로 추정된다. ⓒ 조정훈

   
홍보관을 운영하는 장애인단체의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임맘으로부터 물건을 구입한 사실이 없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아임맘이) 홍보관을 돕기 위해 무상으로 물건을 준 것"이라며 "아임맘 측에 물건 판매 대금을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장 거래내역을 언급하자 그는 "더 이상 이야기하기 싫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같이 후원물품을 되파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임맘에서 일했다는 미혼모 B씨는 "성서공단역에 장애인기업 물품을 파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물건을 팔고 내 통장으로 입금 받은 적 있다"며 "현금으로 찾아서 김 대표에게 전달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혼모 C씨는 인터넷 중고물품 판매 사이트에서 화장품 등을 팔았다며 자신이 개설한 중고물품 사이트를 보여줬다. 

C씨는 "김 대표가 물건을 올리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며 "전화번호도 내 번호가 아닌 김 대표가 불러주는 번호를 적었다. 물건 값은 어떻게 받아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임맘 전 직원이 중고 사이트에 후원물품을 판매한 내역이라며 제시한 화면. 왼쪽은 개별 판매글이며 오른쪽은 판매하기 위해 사이트에 올린 물품 목록으로 추정된다. ⓒ 조정훈

 
아임맘 대표 "사실 아냐... 미혼모들이 훔쳐갔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아임맘 김아무개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중고물품 사이트에 올라간 물건에 대해서는 "이건 우리 후원물품이 아니다"라거나 "내가 물건을 판다면 대량으로 덤핑 판매를 하지 이런 식으로 팔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지난해 9월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차라리 베트남에 팔면 10억원씩 받는데 중고물품 사이트에서 팔면 다 죽는다"며 "인건비가 더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미혼모들이 훔쳐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혼모 지원 일을 하는 한 관계자는 "(아임맘이) 후원받은 물품이나 후원금을 투명하게 쓰지 않아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후원금 같은 경우 개인 계좌로 받기도 하고 현금으로 받기도 했는데, 그 단체는 감시 역할을 할 사람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아임맘은 어떤 단체?

아임맘은 지난 2012년 10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구지부가 만들어지면서 출발했다. 2015년에는 미혼임산부 쉼터 '봄날'을 개소하고 대구시에 '대구미혼모가족협회'로 등록했다.

이후 2016년부터 아기의 안전한 출산을 위한 상담 및 직접 지원을 위해 '베이비박스' 사업을 실시하고 2018년 '아임맘(I'm MOM)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미혼모 당사자인 김씨는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서 일을 하다 대구지부를 만들어 떨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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