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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보수 중인 국보 여수 진남관, 지금 상태는

전면적인 해체 마치고, 각 부재 선별 작업도 끝낸 상황

등록 2020.11.23 14:06수정 2020.11.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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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복원 작업 이전 2011년의 진남관 모습. 1599년(선조32)에 건립했는데 1716년(숙종42)에 화재로 소실돼, 1718년(숙종44) 에 중건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고 2001년 국보 304호 승격되었다. 앞 15칸 옆 5칸 75칸 짜리 건평 240평 규모로 국내 목조단층건물로는 최대 규모다. 지방 관아건물로도 크기가 으뜸이다. ⓒ 오병종


진남관. 국보 제304호. 전라남도 여수시 군자동에 있는 조선시대 객사 건물로 여수 상징건물이다.

진남관은 지금 덧집 속에 있다. 국내최대 단층목조건물 '진남관'이 대대적인 해체보수 작업중이다. 가설 덧집 기초공사를 시작한 때는 2017년 7월. 8개월에 걸쳐 가설 덧집 공사를 완료했다.
 

거대한 덧집에 둘어쌓여 갇혀있는 진남관 2017년 7월 가설 덧집 공사를 시작해 8개월에 걸쳐 덧집을 완공하고 그 안에서 진남관 해제 작업을 그간 진행해 왔다. ⓒ 오병종


진남관의 본격적인 해체는 덧집을 완료한 2018년 3월부터다. 해체하는 데는 꼬박 1년 걸렸다. 기와 5만개, 목재 부재가 6천여점으로 해체되었다. 우리전통 목재건물은 못질을 하지 않고 조립을 한다. 레고처럼 분해하여 해체한 목재들이 6천개 넘는단 얘기다.
  

진남관 경내에서 본 덧집 모습 왼편의 큰 덧집은 오롯이 진남관 건물을 감싸고 있다. 오른편은 별도의 공간에 지은 덧집인데 내부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4층으로 구분된 공간에는 수천 점의 해체한 부재들이 진열돼 있다. ⓒ 오병종

 
덧집은 진남관 둘레를 두르는 큰 집을 한 채 짓고, 동편 관리사무소 앞 공터에 작은 덧집을 한 채 더 지어 연결시켰다.  4층 철골구조 덧집은 연건평 2천414평이다.


진남관의 건평이 240평이어서 덧집은 진남관 건평 열배가 넘는다. 덧집의 2층에는 현장 사무소와 감리단 사무소도 자리하고 있다. 두 군데 덧집에는 번호가 매겨진 채 덧집 각 층별 높이에 해당하는 진남관에서 해체된 부재들이 덧집의 각 층별로 진열돼 있다.
  

진남관 지붕 기와 해체 광경 지난 2018년 5월 경의 작업모습이다. 이곳에서 해체한 기와는 5만 가량 된다. ⓒ 오병종

 
해체한 후에는 초석이나 기둥같은 부재 선별작업을 했다.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선별조사를 마쳤다. 선별 작업은 재사용 할 것인지, 다 폐기하기는 아까우니 전용(변형해 다른 용도로 재사용)할 것인지, 그대로 재사용 할 것인지를 정하는 작업이다. 그 작업에 또 반년이 걸렸다.
 

진남관 보 해체 작업 2018년 11월 경의 작업 과정이다. 기둥과 보,서까래 등 목재 부재가 6천 점이 넘는다. ⓒ 오병종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힘들다고 한다. 서까래같은 부재를 교체하는 게 경제성 면에서나 내구성 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지만, 효과성만을 중시할 수가 없다. 보존문화재로서 원래 모습의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검증과 고민의 과정을 거쳐 효과성과 보존성을 감안해 재활용과 교체의 균형을 맞추면서 선별을 한다. 진남관이 덧집에 가려진 지 어언 3년이 지난 지금 덧집 안에서는 무슨 작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덧집에 가려진 지 3년... 진남관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2020년 11월 작업 광경 덧집 안에서는 현재 기단과 기초공사가 진행중이다. 초석 작업중이다. ⓒ 오병종

현장 감리사인 삼진건축사사무소 소속의 양윤식 문화재수리기술자(공학박사)는 선별조사를 마치고 기단과 기초공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지금 작업은 진남관이 전체 해체를 마친 후 초석이 드러난 상태인데요, 이 초석에 대한 선별평가를 이미 마쳤습니다. 그대로 둘것인지 여부도 다 파악한 상태이거든요. 선별평가 결과에 따라서 그대로 사용할 초석은 다시 기초를 다지고, 해체해서 이동할 것은 이동시켜 재활용합니다. 또 전혀 사용 못할 것들은 폐기하고 다른 초석으로 대체하는 작업들이 진행중입니다."

초석은 기둥을 받쳐주는 받침돌이다. 진남관은 지금 터만 그대로 드러내고 초석 위치를 잡고 있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초석 기초공사 작업 진남관 뒤틀림 현상의 원인 중에 하나가 오래된 초석의 변형에서 기인한다. ⓒ 오병종

 
초석은 18개를 재사용하고, 나머지는 교체하는 것으로 판정돼 현재 진남관 덧집 안에서는 '초석 해체 이동 설치' 작업이 진행중이다. 보수공사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은 초석 18개만 다시 사용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문화재수리업체에서 파견나온 진남관 보수정비 사업 현장 책임자인 보수기술자 천성열씨. 덧집 안의 2층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 오병종

   
시공사인 문화재수리업체 (주)진수종합건설 진남관 현장 소장인 보수기술자 천성열씨 얘기다.

"문헌에 보면 통제사 이시언 장군이 건립한 진남관이 1716년에 불이 납니다. 숙종조인데 불난 2년 후에 중건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거의 전소된 건물을 햇수로 2년이지만 실제 약 1년 반 만에 중건한 것인데요, 당시 기술로 비춰봤을 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굉장히 빨리 지어진 건물이다고 판단되어지거든요.


고급 건축으로서 정교함 등에서 좀 부족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추측이 되는 부분이죠. 그런 점 때문에 선별작업 결과 초석들이 그대로 재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진남관 18개 초석은 그대로 사용하거나 전용해서 사용하고, 나머지 52개 초석은 교체될 겁니다."

  

덧집 1층에 진열된 기둥 진남관의 해체된 기둥들은 위치에 따른 번호를 매겨져 누워 있다. ⓒ 오병종

 
지금까지 알려진 바는 진남관 기둥은 68개다, 그런데 인터뷰 내용으로 보면 초석이 70개다. 그렇다면 기둥도 70개로 늘어난 것일까?(다음 편에서 그 내용이 밝혀진다) 시행청인 여수시의 문화예술과 김지선 과장도 초석을 비롯한 문제점 때문에 건물의 영구적 보존을 위해서 해체보수 작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초석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해서 기울기가 틀어지고 건물의 뒤틀림 현상 같은 구조적 결함을 가져왔습니다. 그간 초석 불량상태도 건물 뒤틀림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보여집니다. 그런 연유로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2014년도에 전면 해체보수결정을 한 것이고요. 초석부터 튼튼히 다져야 구조적 결함으로 파악된 내용들이 바로 잡힐 겁니다. 제대로 보수가 되면 앞으로 100년 200년 견딜 국보로서 진남관의 위용을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해체가 완료된 모습 진남관은 2019년 2월 해체를 완료했다. 그 이후 설계변경 과정과 해체한 부재들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 ⓒ 오병종

 
현재 진행 중인 '초석해체이동설치' 작업은 한 달 정도 걸린다. 이후 기둥이 세워지고 차근차근 목부재 조립공정에 들어간다. 새로 교체할 기둥이나 서까래 같은 부재는 육송 산지인 경북 울진과 강원도 정선에서 지금 준비 중이다. 진남관 해체복원 전체 공사 공정율은 현재까지 59%다. 2022년 5월에는 덧집이 벗겨지고 보수를 마친 진남관의 새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가설 덧집 초기 공사 모습 2017년 7월 작업 광경이다. ⓒ 오병종

   

진남관 지웁 해체 2018년 5월 작업 광경이다. ⓒ 오병종

   

기둥해체 2019년 1월 작업 광경이다 ⓒ 오병종

   

현재 진행중인 ‘초석해체이동설치’작업 2020년 11월의 작업 광경이다. 현재의 공정은 한달 가량 소요된다. ⓒ 오병종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계속 진행되는 복원 과정을 순차적인 후속 기사로 이어갈 참입니다.
#진남관 #해체보수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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