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에게 자금 빌려 개업한 방앗간, 벌써 30년 맞았다"

손자며느리까지 4대가 찾는 방앗간...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희망으로 운영할 것"

등록 2020.09.19 14:16수정 2020.09.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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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떡방앗간 정재철?최장순 부부 ⓒ 김예나

   
당진전통시장 인근에 위치한 새마을떡방앗간에 들어서자 고소한 들기름 냄새가 솔솔 풍긴다. 기름 짜러 온 할머니, 안부 확인하러 찾아온 식당 사장님 등으로 가게가 활기를 띤다.

"장모님에게 자금 빌려 개업"

새마을떡방앗간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1990년 3월에 문을 연 이곳에는 아직도 전화번호 국번이 두 자리로 적혀있는 간판이 걸려있고, 몇 번의 수리과정을 거친 25년 된 기름 압착기계 등 옛 물건들이 고스란히 자리해 있다.

새마을떡방앗간은 정재철‧최장순 부부가 20대부터 운영하고 있다. 20대 초반 당진2대대에서 방위로 군 복무를 했던 정재철씨는 지금은 없어진 남산방앗간에서 일했다. 군 제대 이후에도 8년 넘게 방앗간에서 기술을 배우면서 돈을 벌었던 그는 29살 때 생긴 지 1년 된 새마을떡방앗간을 인수하면서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정재철씨는 "어린 나이에 가게를 운영하려니 돈이 없었다"며 "장모님에게 200만 원을 빌려 떡방앗간을 문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나이가 어려 실수할까 봐 가족들이 가게 문 여는 것을 반대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부딪쳐 보자'며 용감하게 운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파출소에서 교통정리 해주기도"

당시에는 당진시내에 5곳의 떡방앗간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래서 손님들이 떡방앗간을 이용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순번을 기다리곤 했다고. 심지어 사람이 밀려 파출소 직원이 와서 교통정리를 했을 정도란다.

정재철씨는 "요즘과 달리 그 시절 김장철에는 고춧가루를 빻으러 오는 손님, 설 명절에는 떡국 떡을 주문하러 온 손님들이 많았다"며 "현재는 김치도, 떡국도 다 사서 먹기 때문에 과거 손님의 1/10만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30년 전부터 이곳을 다녔던 단골손님들은 다른 읍‧면으로 이사하더라도 새마을떡방앗간을 찾고 있다.

최장순씨는 "90세가 넘은 단골손님도 많다"며 "손님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서글퍼진다"고 말했다. 떡방앗간에서 만난 단골손님 이난희(원당동‧75)씨는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새마을떡방앗간을 다녀서 나도 자연스레 이곳을 찾고 있다"며 "한결같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좋고 이곳에서 만든 기름도, 떡도 맛있다"고 말했다.
 

기름을 짜고 있는 정재철 씨 ⓒ 김예나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

한편 이들은 30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문을 닫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 정재철씨는 "몸이 힘들어서 그만둘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3남매를 낳아 키우다 보니 힘을 내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 부부가 가게를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이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장순씨도 "그동안의 세월을 되돌아보면 '그래도 괜찮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희망으로 떡방앗간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단골손님들이 찾아와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못 오시는 손님들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모두 건강 잘 챙겨서 더욱 좋은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겟습니다."
덧붙이는 글 당진시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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