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치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에의 영감을 주고 간 이를 기리며...

故박원순 시장을 추모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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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good77)등록 2020.07.12 16:52
몇 해 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진로강의 현장에서 당시 한 시민단체의 대표였던 그를 만났다.
 
소박한 정겨움, 젊은 감각, 유연한 사고, 유쾌하고 재치있는 언변, 창조적인 행동력...
한때 유행했던 표현으로 '신지식인의 전형'이라고 느꼈다.
 
서울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사람이 시장인 도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올 6월의 어느 날, 서울 나들이 중 덕수궁 앞 도로 화단에 눈길이 팔려 한참 머물어 바라보다가 사진을 찍었다. 그 풍경 속에서 문득 그에게 품었던 첫인상이 떠올랐다.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소상점들로 살아나는 골목길 풍경의 다채롭고 조화로운 멋이 딱 그를 닮았다고도 느꼈다. 운영시스템도 디자인도 참신하고 감각 있는 따릉이와 마주칠 때마다 조금은 개구진 듯 밝고 명랑한 그의 모습이 떠올라 반갑게 눈 맞춰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대단한 지지나 팬심을 지닌 것은 아니었지만 믿을만한 정치인도 있다는 안심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그런 정치인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도 다양한 가치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누구나 살 맛 나는 세상이 될 것 같았다.
 
며칠 간 순식간에 일어난 일로 뒤엉킨 감정을 다루는 게 시궁창에 처박힌 듯 혼란스럽고 막막했다. 과연 '피해 당사자는 안전하게 보호받고 아픈 마음을 충분히 드러내어 치유 받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더불어 우리 모두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도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희망의 샘물을 길어 올리는 심정으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의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강재훈 작가님의 <들꽃 피는 학교, 분교> 사진 전시회(6월 9일~7월 19일)를 보러 갔다. 이 풍진 세상에 아이들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견디어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까.
사진 속 한 아이 한 아이에게 눈을 맞추어 고마움을 표하며, 선 그어 각 잡지 않고 저마다의 빛깔을 마음껏 드러내는 꽃밭 같은 세상을 소망해 본다.
 
故박원순 시장님, 구체적으로 그린 꿈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그곳에서 당신이 바라는 세상을 만나 편히 쉬시길 빕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 포스팅의 일부를 수정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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