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당신, 그대는 사회적 강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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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good77)등록 2017.10.07 17:39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당신, 그대는 사회적 강자입니까?

'권력 오남용', 이것이 우리세대 기득권의 적폐라면 '혐오문화', 이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적폐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현재 '다수냐, 소수냐' 또는 '좋으냐, 싫으냐'의 타당도 낮은 잣대로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재단하면서 개념의 혼란을 겪고 있다. 성소수자는 그야말로 소수여서 자주 접하지 못했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낯설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대체로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한다. 그 불편한 감정은 나의 문제이지 소수자의 문제는 아니다.

교육과열이라는 좀 더 일반적인 주제를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교육과열의 기저에는 부모의 불안심리가 있다. 공부 못하면 기회가 줄어들고 안정되게 살아가는 것이 상대적으로 힘든 사회니까. 그래서 공부 못하는 것은 범죄가 아닌데도 자녀를 학대하듯 공부에 몰아넣어 공부 기계로 만드는 부모도 생겨난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본인이 공부를 못한 사람보다는 어느 정도 해내어 꽤 괜찮은 수준의 삶이 가능한 쪽에 더 많다. 공부 못하는 사람의 삶에 익숙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더 불안한 것이다.
공부를 못하는 대신 손기술이 좋아 단순 기능직을 가져도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아이의 부족한 학습능력이 불안 심리로 이어질까?
신체의 불편이 있어도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면 지금 만큼의 걱정, 근심을 갖게 될까?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와 사랑에 빠져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지금처럼 힘이 들까?
그렇지 않다. 나에게 익숙하지 못한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존중 받으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불안도 그 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이 사회는 나와 내 가족을 위협하는 너무 많은 불안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사회적 약자의 자리에 놓일 수밖에 없는 숭숭 구멍 뚫린 거름 장치, 즉 완고한 획일화 시스템이 풀가동 중이니까. 그것은 약자의 문제일까? 약자의 자리를 배분해 놓은 시스템의 문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시스템에 의해 약자가 되어버린 피해자들을 오히려 혐오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 '내가 취한 편의는 누군가가 불편을 감수 해야만 생기는 이득이라는 것'을... 그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자기 자신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자기 합리화, 그것이 바로 혐오심리 아닐까? '당신은 내가 밀어낸 것이 아니야. 당신이 자초한 거야' 그렇게들 믿고 싶은 것이 아닐까?

묻고 싶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당신, 그대는 사회적 강자인가?"
혹시, 언젠가 당신도 누군가의 혐오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지금도 어떤 측면에서는 이미 혐오 대상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 그것이 당신의 혐오 행동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당신은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응원하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성소수자의 문화가 낯설다.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많이 접해 편견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불편한 감정을 더 많이 가지게 된 점에 대해 이해한다. 그러나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차별하는 행동은 멈추길 바란다. 그것은 부메랑처럼 나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와 더 세밀하고 다양한 불안 심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 직업, 출신, 취향, 신체조건, 외모 등등...그 모든 것이 내가 가진 기준에 들지 않으면 혐오해도 된다는 생각,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무덤을 파며 사는 행위이다. 아이를 강제로 공부시켜서 자신의 개성과 욕구를 말살시키는 것 보다 공부가 아닌 것을 선택해도 잘 살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과제이듯 성소수자,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다른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동안 썩고 썩었던 적폐정권을 몰아냄과 동시에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이 혐오현상은 우리 사회의 억눌린 불편부당이 드디어 출구를 찾아 정상을 회복하고자 고름이 되어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이제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들이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성소수자의 문제는 곧 나의 문제이고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의 문제이니까.

덧붙이는 글 본인의 페이스북 포스팅 글을 일부 발체하여 편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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