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달라? 이 법정에선 안 통해요

[인터뷰] 서울 영동일고등학교 학생자치법정 동아리

등록 2016.06.14 07:14수정 2016.06.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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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같은 고민에 속해 있는, 청소년인 필자가 직접 인터뷰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이번 차례에는 학생들의 선도를 위해 학생들이 직접 훈계수위를 조절하는 영동일고등학교의 특별한 시스템, 학생자치법정 동아리원을 찾아 학생자치법정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 기자 말

학생들에게 '생활지도부', 그리고 '학주(학생주임)'는 무서움 그 이상이다. 학교마다 교문을 지키고 있던 선도부와 함께, 용태나 행태가 걸리면 징계 내지는 강제교정이라는 매서운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흔히들 '날라리'로 불리던 학생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이나, 학주라는 의미, 넘어서서 생활지도부라는 교실은 벌을 받던 공간이라는 의미, 나아가 기성세대에게는 '말을 듣지 않으면 남아서 변소청소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남아 있다.

이런 이미지가 생겨난 이유는, 학교 징계절차가 죄의 경중에 상관없이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 모토에 따라서, 학생의 상황에 따라서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교내에서의 싸움으로 생활지도부에 '끌려온' 학생들이라도 한 학생은 특별한 설명 없이 교내지도만, 다른 학생은 특별한 설명 없이 사회봉사, 나아가 정학까지 징계로 받는 그런 경우가 몇몇 학교에 실존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학교는 어떨까. 학생에 대한 훈계 수위를 교사가 아닌 학생이 조절하는 그런 학교 말이다. 2006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학생들의 훈계 수위를 학생들이 직접 조절함으로써,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교 생활 개선을 바랄 수 있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로 인한 교육효과가 커 지금은 그런 학교가 꽤 늘어난 상태.

그 중에 2014년부터 학생자치법정 운영을 시작해 2016년 현재 운영 3년째를 맞이한 학교인, 영동일고등학교의 학생자치법정 동아리 2학년 전체 부원과 3학년 부원 두 명을 인터뷰했다. 7일 방과후에 이들과 서울 영동일고등학교 내 유휴공간에서 만나 학생자치법정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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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일고 학생자치법정 동아리원들이 포즈를 짓고 있다. 왼쪽부터 오민경씨, 박효진씨, 허유정씨, 서윤재씨, 김병수씨, 이현재씨, 최성민씨, 이응혁씨. 오른쪽에 누워있는 사람은 안태건씨다. ⓒ 박장식


무단지각 벌점 4점...20점 넘으면 교내봉사 또는 법정 회부

- 꽤 많은 분이 인터뷰에 참여해주셨다. 아홉 분이나 되는데, 돌아가면서 자기소개 해달라.

이현재: "학생자치법정 2기인 이현재이다. 동아리의 으뜸빛인데, 동아리장, 부장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김병수: "학생자치법정 1기인 김병수이다. 작년에는 동아리 버금빛을 맡았었다. 버금빛은 동아리 차장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박효진: "학생자치법정 2기인 박효진이다. 검사부 2학년 부장이다."

허유정: "학생자치법정 2기인 허유정이다. 변호사부 2학년 부장이다."

이응혁: "학생자치법정 2기인 이응혁이다. 서기부 2학년 부원이다.

오민경: "1기 대표이자 학생자치법정 동아리를 처음 만든 오민경이다. 작년에는 동아리의 으뜸빛을 맡았었다."

최성민: "학생자치법정 2기인 최성민이다. 서기부 2학년 부장이다."

안태건: "학생자치법정 2기인 안태건이다. 판사부 2학년 부장이다."

서윤재: "학생자치법정 2기인 서윤재이다. 판사부에 속해있고, 동아리의 버금빛이다."

- 학생자치법정의 정의에 대해 생소해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학생자치법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이현재: "학생자치법정은 미국에서 청소년끼리 자치법정을 열어 서로가 잘못했을 때 그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원래는 청소년 범죄 재범률이 굉장히 높았으나, 학생자치법정이 정착되게 되면서 재범률이 점점 줄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도입하게 되었고, 우리 학교에서는 2014년부터 도입하게 되었다."

서윤재 : "우리 학교에는 상벌점제도가 있는데, 무단지각을 하면 4점, 교복을 무단으로 변형하면 4점을 주는 식으로 벌점을 부과한다. 벌점이 20점을 넘어가면 교내봉사나 학생자치법정 회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학생자치법정에 회부를 선택하면 학생자치법정에 회부되어 재판을 치르게 된다."

오민경: "원래 교육부에서는 중한 사안에서는 학생자치법정 없이 징계위원회가 열리도록 하고 있다. 원래는 흡연 문제도 가벼운 사안으로 처리해 우리가 학생자치법정에서 재판을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중한 사안으로 처리하게 되어 학생자치법정 없이 선도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과벌점학생들의 명단을 우리 동아리에서 받으면 그 주의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학생자치법정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명단을 다시 받는다. 작년 2학기 때는 모든 학생이 교내봉사 대신 학생자치법정에 회부되는 것을 선택했었다.

수요일과 목요일에 검사부 학생들과 변호사부 학생들이 미리 접견하고, 금요일에 법정이 열린다. 법정의 모습은 지방법원의 재판정 모습과 비슷한데, 훨씬 빨리 재판이 끝난다는 것이 있다.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

- 친구를 재판하는 경우에는 어떤가. 내 친구에게 훈계 방향을 지도한다는 것이 꽤 쉽지는 않을 텐데.

김병수: "아는 친구들을 재판하는 것이 결과를 납득시키기가 더 쉬웠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첫인상을 나쁘게 남길 수도 있는데, 아는 친구들은 교육처분에 대해 대부분 만족하는 편이다."

오민경: "무조건 교내봉사나 근신처분같은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각을 많이 하는 학생은 등교를 40분 일찍 해 직접 만든 캠페인 피켓을 들고 서있게 한다든지, 흡연을 하는 학생은 금연일기를 쓰게 하거나, 등산캠프를 나가게 하는 등의 교육을 받게 한다. 그래서 만족감이 높다. 물론 등산캠프는 생활지도부 선생님과 같이 나간다."

서윤재 : "법정에서의 태도를 보고 교육 정도에 감경을 해주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법정에서 난동을 부리지 않는 이상은 가중처벌을 시키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에게 악감정을 갖지는 않는 편이다."

최성민: "친구들이 잘 봐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도 잘 봐줄 수조차 없는 게, 애초에 배심원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들의 선택에 따라서 법정이 진행된다. 배심원은 1학년과 2학년 부원이 주로 맡는데, 앞선 재판에 회부되었던 학생들이 다음 법정의 배심원이 되어준다."

모의재판은 30분짜리 드라마, 자치법정은 대본이 없는 실제 상황

- 모의재판대회에 학교 이름을 걸고 네 번을 나가, 그 중 한 전국대회에서는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는데, 자치법정은 모의재판에 비해서 실제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가.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비슷한가.

오민경 : "모의재판은 사실 30분짜리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30분에 맞춘 대본을 미리 준비하는데, 이것이 예선의 심사근거가 된다. 그리고 본선에서는 이 대본에 맞춰 얼마나 실제 법정을 잘 구현했는지 여부를 보기 때문에 정말 드라마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치법정은 대본이 없다. 실제 상황이다."

이현재 : "모의재판의 경우에는 모의재판과 관련된 법에 대해 조사하면서 법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는 학습효과가 있다. 자치법정의 경우에는 실제 절차를 미국식 배심원제, 우리나라로 치자면 국민참여재판과 비슷하게 진행이 되고, 실제로 선생님들이 감독하시기 때문에 긴장감이 더하다. 친구들이 재판 이후에 선도를 받으며 마음을 바로잡고, 조금 더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안태건 : "지금까지 참여해본 모의재판은, 실제 사건을 반영하지 않는다. 실제 상황에 맞춰 각색한 내용을 이용해 재판을 시연하는 것인데, 대부분 결론이 정해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치법정은 실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 정도가 다른 것 같다."

서윤재 : "모의법정이나 자치법정이나 서로 긴장감은 비슷하다. 자치법정은 우리의 처분에 따라서 저 학생의 교육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긴장을 할 수 있지만, 모의재판의 경우에는 앞에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오디션 현장에서와 비슷한 긴장감이 든다. 종류는 다르지만, 긴장감의 양은 비슷하다."

-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많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진로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책임감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민경 : "3학년 동아리원 중에 수능 사탐과목을 법과 정치로 선택한 학생들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이 1~2등급대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원래 진로희망이 법조계가 아니었던 학생들도 이런 일을 통해서 법과 정치를 수능 선택과목으로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동아리를 통해서 법, 정치에 흥미를 느끼게 된 학생들이 많았다."

서윤재 : "동아리에 처음 들어올 때는 진로가 법쪽이라서 들어왔는데, 2학년에 올라가기 전에 진로가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진로가 법이라고 했을 때만 도움이 되는 동아리는 아니다. 이런 동아리에서 판사 일을 하면서 이쪽 저쪽 의견을 다 들어보게 되느라 사건을 균형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커지게 되었다."

허유정 : "변호사부에 있으면서 법정에 서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는데, 이 때 다양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되었다."

최성민 : "타자속도도 꽤 늘었고, 녹음본을 들으면서 타자를 다시 정리하게 되다보니까 다른 사람의 말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겨났다."

박효진 : "원래 과벌점학생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좋지 않았는데, 그 학생들과 만나서 면담을 하다보니 '그 학생들도 알고보면 착한 친구들이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과벌점학생에 대한 인식이 많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안태건 : "사람들은 보통 재판 등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미디어를 통해 접하다보니 재판정에 대해 멋지게 그려진다거나, 추악하게 그려지는 등 보정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재판은 그렇지 않다. 실제 재판을 진행하다보니 왜곡 없이 법에 대해 알게 되고, 좋아하는 '법덕후'가 되었다. 보통 법에 관심이 많은 '법덕후'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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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모의재판경연대회에 참가한 영동일고 자치법정 부원들. ⓒ 박장식


친구를 변호사로 선임한 학생, 실제 재판에선 한 마디도 못해

- 자치법정을 거의 매주 열지 않았는가. 재판 중에, 또는 동아리 활동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많을 것이다. 재미있었던, 또는 당황스러웠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김병수 : "친구 한 명이 재판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재판이 끝나고 나서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온동네방네에 떠들고 다녔던 적이 있었다. 재판 때 변호사였거나 검사였던 사람에게까지도 끝나고 나서 복도에서 마주칠 때면 국회의원 선거때마냥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누면서 한 번 더 뵙자고 계속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난다."

오민경: "어떤 친구가 작년에 자기 친구를 변호사로 선임했다, '이 재판 뒤엎을거다, 너네들 눈에서 눈물나게 해주겠다'라고 호언장담을 했었다. 그런데 실제 재판에서는 기에 눌려 한 마디도 제대로 못 했었다. 영화에 나오는 재판에서처럼 책상을 뒤엎고 판사에게 큰 소리를 지르는 게 자치법정에서 가능하리라고 생각했었었나보다."

이현재 : "모의재판대회를 준비했을 때 본선에서는 연기연습이 중요하다 보니까 여름 내내 100시간 가까이 연습을 했는데, 아무리 해도 발연기는 나아질 줄을 몰랐다. 그래서 사투리를 연습해서 실제 재판정에서 썼었다. 오른손에 붕대도 감고 증인으로 법정에 섰는데, 그때는 메소드 연기가 나왔다."

안태건 : "모의재판대회때 '일진' 역할을 맡아서 재판하다가 과격한 행동을 하는 역할을 했었다. 일진 이미지를 내보려고 왁스를 썼다가 실패도 해보고, 눈물연기 연습도 해봤다. 대회날에 감정이입이 잘 되어서 울먹이는 연기까지 잘 되었다."

최성민 : "대회 준비는 다 해놓고 당일날 아파서 못갈 뻔했는데 꾹 참고 대회에 가서 끝까지 참여하다 갔었다. 다행히도 연기 분량은 적어서 다행이었다."

허유정 : "학기 초에 동아리 홍보를 위해 각 반을 돌고 있었는데, 어떤 반에 들어가서 고기로 회식도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1학년 남자애가 '누나 살 안쪄요?'를 시전했었다. 걱정하는 거였을까, 비웃는 거였을까.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고민된다.

박효진 : "지금 2기는 여자 동아리원이 유정이랑 나, 딱 두명이다. 화이트데이 때 우스갯소리로 너네 다 초콜릿 사와라고 했다가 진짜로 애들이 다 사와서 초콜릿 잔치를 벌여도 될 정도로 많이 받았다. 그 때 3학년 언니들에게는 초콜릿이 아예 오지 않아서 꽤 오랫동안 남자애들한테 삐져있었다."

- 앞으로 우리 동아리에서 더 하면 좋을 만한 것, 그리고 학교 내에서 더욱 민주적인 선도방식이나 의사결정을 위한 또 다른 시도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오민경 : "학생자치법정끼리 모여서 연합동아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학생자치의회같은 제도를 학생회와 연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교칙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아리의 전통이 이어지기 위해. 동아리실을 별도로 마련할 수 있도록 2학년 후배들이 학교에 건의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금 재판이 각 반 교실에서 열리는데, 대관에 애로사항이 크다." 

서윤재 : "지금까지는 학교 측의 통보로 교칙이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 중에서 시대에 맞지 않아 첨삭할 부분이 있다면 비록 학생의 의견일지라도 제대로 받아들여지는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교칙이

허유정 : "친목 도모, 그리고 동아리원끼리 친해지고 추억을 쌓기 위해 동아리원들끼리 여행을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성민 : "재판이 이번 해 들어 열리지 않았다. 흡연 학생들이 학생자치법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인데, 사실 과벌점학생 입장에서는 좋지 않지만 재판이 한 번 열렸으면 좋겠다."

박효진 : "배심원제를 부원들끼리 하고 있는데, 부원들끼리만을 벗어나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면 좋겠다."

꿈은 스튜어디스, 진상승객 조용히 만드는 힘 갖고 싶어

-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나 학생들과 학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오민경 : "우리 학교 선생님들도 학생자치법정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른 선생님들이 학생자치법정에 대해 더 잘 아시고 더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현재 : "학교 측에서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하게 해 주는 것은 매우 감사하지만, 우리 학생자치법정을 여는 데 동아리실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이 쓰는 교실에서 지금 의자를 돌리고 책상을 돌려 겨우 법정을 열고 있는데, 엄숙한 분위기도 덜하고 제약도 크다. 학교측에서 동아리실까지 마련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드릴 것 같다."

이응혁 : "학교에서 법정 준비를 하려다보면 7시까지 모이는 일도 다반사인데 학교 수위분들이 내쫓으시기도 하고, 학교에 오래 남기 위한 절차도 매우 복잡하다. 이게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안태건 : "저희 동아리에 예산이 아직 많이 필요하다. 책을 사든가, 축제준비를 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학교의 보조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한다."

김병수 : "학생자치법정이 생각보다 중요한 시스템인데 그 시스템에 대해서 학생들의 인식은 없는 수준이고, 학교에서의 관심도 적다. 학생의 선도수위를 조절하는 나름 중요한 동아리인데, 관심을 조금 더 가져줬으면 좋겠다."

-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동아리와 관련되지 않은 것도 좋다.

이현재 : "동아리가 학생자치법정단이만큼 장래에 법조계 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었는데, 동아리를 통해 조영래 씨같은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훌륭한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

이응혁 :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직업인 이슈 마케터라던가, 정보처리사가 되고 싶다."

박효진 : "항공기 승무원... 그러니까 스튜디어스가 되고 싶다. 여행 다니는 것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었다. 자치법정을 하면서 소란을 제지하듯 진상승객도 조용히 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싶다."

허유정 : "기자가 꿈이다. 기자가 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많은 사연을 접해서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병수 : "검사가 꿈이다. 헌데 세간에서는 법조계, 특히 검찰쪽이 많이 부패해있다는 인식이 있다. 검사가 된다면 물론 갖가지 유혹이 있겠지만, 이런 데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민경 : "원래는 동아리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법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 동아리를 통해 법 쪽을 더 탐구하게 되었고, 근본적인 원인이 입법에 있다는 깨달았다. 그래서 국회의원이나 시장같이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최성민: "군 장교가 되고 싶다. 서기부 부장으로써의 리더십을 꼭 발휘하고, 뭐든 정성으로 하려는 마음가짐을 다지고 싶다."

안태건: "들어오기 전까지 변호사를 하고 싶었는데, 동아리가 환상을 깨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제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는데,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돈도 맘껏 벌면서 편하게 사는 강남대로 건물주... 정도?" 

서윤재 : "내 꿈도 정치인이다. 국회의원같은 구체적인 꿈이 아니라, 그냥 막연하게 정치를 하고 싶다. 아까 선배가 말했던 것처럼 근본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내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지와 상관없이 뜻을 펼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시스템을 고치고싶다."

학생자치법정은 학교 운영에 학생이 직접 사진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로 자리 잡았다. 또 몇몇 학교는 학생자치법정을 넘어 학교 예산의 일부의 집행권을 학생회에게 주는 제도를 만들고, 정기적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교칙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는 교칙 청문회를 갖는 등 학교의 영역으로 취급받았던 여러 일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꾸고 있다.

학교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교육자들은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라는 말을 해왔다. 다만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말은 말뿐이었던 경우가 2000년대 이전에는 많았었는데, 점점 이런 경향이 줄고 있어 점점 교육현장이 진보한다는 느낌을 준다.

학생이 학교에 대한 주권의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학생이 학교에 만족하며 탈선이나 일탈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옆동네 1318은 우리 사회의 '멋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제보는 trainholic@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청소년 #자치법정 #교육방식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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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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