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삭발! 서강대 총장님은 답하십시오

서강대학교 학생대표자들, 등록금 동결 외치며 삭발 감행

등록 2011.03.16 16:51수정 2011.03.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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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학생의 삭발 김윤영 5기 대학생사람연대 준비위원장(서강대학교 사회대 학생회장)이 삭발 직전에 눈을 감고 있다. ⓒ 대학생사람연대


16일 오전 11시 45분 서강대학교 정문 앞. 평소 같으면 점심을 먹기 위해 바삐 움직이던 학생들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그렇게 하나 둘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어느새 정문은 학생들로 가득 찼다.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올해 물가폭등과 전세값 폭등으로 어려워진 서민경제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러나 동국대와 서강대 등 일부의 대학들은 등록금을 올리면서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서강대의 경우 2.9%의 인상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올해부터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학생들과 함께 등록금 인상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지만, 학교 측은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총장의 자문기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언론을 통해 인상안을 발표해 버렸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2월 입학식 때 종이비행기 날리기, 단상 위의 연설 등으로 인상의 부당함을 알리려고 했다. 그러나 김준한 총학생회장(서울대련 의장)은 학교 경비용역에게 저지당했다. 학교는 총학생회 간부들에게 징계를 내리겠다고 했다.

또 서강대학교 단과대학 학생 대표자들로 이루어진 중앙운영위원회는 입학식 때의 투쟁에 부정적 의견을 내며, 등록금 투쟁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등록금 동결을 바라는 학생대표자들과 학생들이 '등록금 동결자'라는 이름으로 투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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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학생의 삭발 김윤영 5기 대학생사람연대 준비위원장(서강대 사회대 학생회장)이 삭발을 마치고 발언을 하고 있다. 감정이 복받친듯 눈시울이 붉다. ⓒ 대학생사람연대


5기 대학생사람연대 준비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서강대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김윤영씨가 삭발을 마친 후 발언에 나섰다. 감정이 복받쳤는지 눈물을 꾹 참는 듯한 목소리였다.

"삭발을 하면 사람들이 너무 극단적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할까 고민했다. 그러나 등록금이 젊은이들과 그 부모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세상이야말로 극단적이지 않는가!"


이들은 삭발식을 진행하면서 투쟁에 대한 학내의 여론을 가장 우려했다. 이미 중앙운영위원회의 많은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투쟁에 등을 돌린 상태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면서 설득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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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 총학생회장과 김윤영 사회대 회장 김준한 총학생회장(왼쪽)과 김윤영 사회대 회장(오른쪽)의 머리카락이 잘려나가고 있다. ⓒ 대학생사람연대


사회를 맡았던 서강대학교 문과대 학생회장 손영롱씨는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고 목이 멘 목소리로 "잘려나가는 머리처럼, 우리의 등록금도 잘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학생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김윤영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등록금 동결을 위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 서강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장 김영롱씨도 함께다. 대표자들뿐만 아니라 일반학생들도 있다. 철학과 고명우 학생, 법대의 윤호산 학생도 이들을 지지하며 단식에 들어간다. 이들의 의지는 생각보다 강했다. 4명의 학생들은 오늘밤 학교 안에 텐트를 친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대학총장들이 의지를 밝혀야 할 때가 아닐까.
#김윤영 #대학생사람연대 #김준한 #서강대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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