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들, 돈과 공부 ‘두 마리 토끼잡기’

대학에 부는 경제난 입김, 학교생활까지 얼려

등록 2007.12.07 20:23수정 2007.12.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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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희 기자는 성공회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경제난 입김이 대학까지 불어왔다. 스스로 가계를 책임지는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두 개 이상해도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아르바이트로 인해 대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은주(22, 대학생3)씨는 직장인 체험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씨는 학교에서 수업만 듣고 주로 회사에서 시간을 보냈다. “학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은데 일하는 사람들만 보니까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직장인 체험, 학교근로장학생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장학금을 탔다. 하지만 “일하면서 장학금 타는 것이 너무 힘들다. 공부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늘샘(24, 대학교3)씨는 반 지하 방에서 동생과 살고 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주일에 아르바이트를 네 개까지 해봤다. 학교 근로 장학생,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청소용역 업체까지 수업이 끝나면 밤낮 가리지 않고 일했다. 최씨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다 보니 개인 생활이 전혀 없다”며 “새벽에 일하고 다음날 학교 오면 집중도 안 되고 졸려서 수업을 제대로 듣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강모(22, 대학생 2)씨는 요즘 휴학을 고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수업교재를 사지 못해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틈틈이 서점에서 과제를 했다. 또, 강씨는 일주일 동안 만원으로 생활했던 때를 회상했다.  줄어드는 돈을 보면서 ‘다음주에는 차비 없어서 학교를 못 가겠구나. 교수님이 차비가 없어서 결석했다고 하면 믿어줄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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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증학자금대출 이용자 현황 서울 소재 대학 정부보증학자금대출 이용자 현황 ⓒ 천주희

 

서울 소재 대학 두 곳의 정부보증학자금대출 이용자 현황이다. A 대학의 경우 2006년 2학기부터 학자금대출 이용자가 18%대로 올라가면서 2007년 2학기까지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B대학도 마찬가지다. 2007년 1학기 19%대까지 올라갔지만 2년 동안 17%~19%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두 대학 학자금대출이용자는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각각 1.83%, 5.50%포인트씩 증가했다.

 

일부 학생들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퇴했다. 김모(25)씨는 한 학기를 다니고 등록금과 생활비 문제로 휴학을 했다. 돈을 모아서 다음학기에 복학했지만 같은 이유로 다시 휴학했다. 이런 생활에 지친 김씨는 자퇴를 했다. 그녀는 “10년 동안 대학에 다니면 금시계를 준다던데, 이렇게 학교 생활하면 금시계 말고 남는 것이 없을 듯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방에 내려가 옷 장사를 하고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마음은 더 아프다. 박옥이(47)씨는 서울에 대학생 자녀가 둘 있다. 박씨는 “(아이들이)학비 번다고 아르바이트 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밥은 제대로 먹고 있는지, 옷은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지 눈에 밟힌다”고 말했다.

 

대안은 있는가?

 

정부는 2005년 대안으로 학자금대출신용보증기금(http://www.studentloan.go.kr)을 설립했다. 당시 정부는 ‘저소득층의 고등교육 기회확대’’학부모 세대의 학비부담 경감’ 등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부의 학자금대출신용보증은 대출금리를 거듭 인상시켰다.

 

올해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은 1학기 때 6.59%, 2학기 때 6.66%로 한 학기 사이에0.07%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 대출상담 관계자는 “학자금대출 이율이 2005년부터 현재까지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했다. 이후 이율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내년 이율을 아직 통보해주지 않아 알 수 없다. 1월 중순 쯤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등록금인상과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출 횟수가 늘어날수록 매달 지출되는 이자도 배가 된다.

 

한편, 부모가 소득이 많아 정부보증학자금대출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김모(27,편입준비생)씨는 학자금대출을 받으려고 학교에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내는 의료보험료가 많아 승인받지 못했다. 김씨 아버지는 모기업 임직원으로 소득이 높은 편이다. 김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아버지로 부터 독립한다. 김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유지해왔지만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결국 휴학을 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학자금대출 받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은 대부업체로 눈을 돌린다. 대부업체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에 학자금 대출 광고도 하고 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부모 동의 없이 무방문, 무보증, 당일대출이 가능하다”면서 “최대 800~1000만원”까지 광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이것은 또 다른 피해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복지장학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복지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장학금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자신의 형편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거나, 이런 혜택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H대학 학생행정 관계자는 “학생들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한다. 전산시스템을 바꿔서 개인만 확인할 수 있다. 그 이후 신청하는 학생들의 수가 늘었다”고 했다. 또, S 대학의 경우 학자금대출 후 신청서만 작성하면 학자금대출이자를 6개월 감면해준다. S 대학 관계자는 “생각보다 학생들이 신청을 많이 안 한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이 바라는 대책은 등록금후불제, 장학금 확대, 학비면제, 무이자 대출, 생활비 지원 등이 있다. 정부와 대학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07.12.07 20:2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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