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19 07:40최종 업데이트 18.10.19 07:40
 
.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9월 인사청문회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19대 국회의원 재임시기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간 사용한 정치자금 집행 일시와 사용처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면서 휴일인 토·일요일에도 자신의 지역구인 일산에서 모두 20차례 기자간담회를 했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휴일에 정치부 기자들이 국회나 당사가 있는 여의도 밖으로 이동해 지역구 의원과 간담회를 하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불거진 의혹이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선관위 신고 과정에서 의원실 직원이 지역 시·도의원 등과의 정책간담회나 정책 세미나 등에 사용한 것을 잘못 기재했다"라고 해명했다. 또 의혹 제기 직후 선관위에 이에 대한 정정 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치자금의 용처를 잘못 신고한 것도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야당의 질타는 계속 이어졌다. 


다만, 이 논란 가운데 혼동하기 쉬운 오류가 있다. 바로 '주말 기자간담회'나 '주말 정책간담회'를 위한 정치자금 지출이 잘못된 점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앞서의 경우는 유 부총리가 정치자금의 용처를 잘못 신고했기에 빚어진 것이었다. 

실제로 20대 국회의원들이 2017년 한 해 동안 법정공휴일·주말에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집행한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대 국회의원들은 '주말 기자간담회'에 2559만4646원을 썼다. 게다가 이는 20대 국회의원들이 주말·공휴일에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다. 

총 15억423만8784원. 

20대 국회의원들이 2017년 1년 동안 주말·공휴일에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주말·공휴일 각각 5억 원 넘게 사용

구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5억4334만5092원, 자유한국당은 5억8584만3122원의 정치자금을 공휴일·주말에 사용했다. 그밖에 국민의당은 2억4419만3497원, 바른정당은 6911만7399원, 정의당은 4922만9074원을 썼다. 이는 경상비 성격의 ▲ 사무실 ▲ 주유 및 렌털비 등의 차량 ▲ 인건비 등과 사후 결제 등의 성격을 띤 ▲ 정치 ▲ 정책 ▲ 후원 등의 지출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이를 제하고 국회의원의 실질적 활동을 수반하는 ▲ 간담회 ▲ 교통 ▲ 언론-기자식대 등만 따지면 총 지출 정치자금 규모는 3억1650만9397원으로 줄어든다. 

이중 현안·정책·지역 간담회 명목의 다과·식대 지출이 2억3661만9569원으로 가장 크다. 

민주당은 총 75명의 의원들이 1회 평균 8만9835원, 총 1억1031만7258만 원을 간담회 비용으로 사용했다. 2017년 5월 대선이 있었던 만큼 이 가운데엔 '대선' 관련 지출도 있었다. 12명의 의원들이 대선 현안 논의, 정책 간담회, 캠프 실무진 회의 등의 명목으로 318만 1100원을 썼다. 

1회 당 가장 큰 금액을 지출한 것은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이다. 그는 2017년 8월 13일 '경복궁IFC몰'에서 135만8000원을 식대 명목으로 지출했다. 당시 그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재임 중이었다. 그 뒤를 이은 것은 김영춘 의원(부산 진구갑)이다. 현재 해양수산부 장관인 그는 장관 지명 직전인 2017년 5월 28일 '민소한우'에서 '민주당 의원 워크숍 상임위 간담회' 명목으로 100만 원을 지출했다. 

의원 당 총 지출액을 분석했을 때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의원은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이었다. 지출 반환 건까지 포함해 총 54건에 걸쳐 959만600원을 썼다. 평균 17만7604원이었다. 국가정보원 출신인 그의 간담회 지출 명목은 소속 상임위인 정보위원회 관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 등이 대다수였다. 

한국당은 총 74명의 의원들이 평균 12만8006원, 총 6976만3017원을 주말·공휴일에 연 간담회 비용으로 지출했다. '대선' 관련 지출은 167만9600원으로 주로 당직자와 선대위 회의 관련 지출이었다. 

1회당 가장 큰 금액을 지출한 이는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이었다. 그는 2017년 2월 18일 지역 현안 관련 회의 명목으로 '감포참가자미'에서 107만 원을 지출했다. 의원 당 총 지출액을 분석했을 때 한국당에서 가장 큰 돈을 쓴 의원은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갑)이었다. 그는 지출 반환 건까지 포함해 총 35건, 총 1172만4740원을 썼다. 평균 33만4993원 꼴이었다. 명목은 다양했다. 그는 원전, 북한 인권, 미일 외교, 주한미군 철수 논란, 평창 올림픽, 트럼프 방한 등 다양한 명목의 간담회를 열었다. 특히 참석자 수도 지출 내역 기재 시 포함했다.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의 전신)은 2017년 주말·공휴일에 연 간담회 비용으로 총 3514만9254원을 썼다. 1회당 가장 큰 금액을 지출한 이는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으로, 그는 2017년 11월 4일 김△△조합장 외 간담회 명목으로 '귀향정'에서 81만 원의 식대를 지출했다. 의원 당 총 지출액 1위는 김성식 의원(서울 관악갑)이었다. 그는 오·만찬, 정책 개발 간담회, 기획재정위 정책 논의 등의 명목으로 88건을 지출, 총 451만6400원을 썼다.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의 전신)은 같은 기간 간담회 비용으로 총 734만3300원을 썼다. 바른정당의 '대주주'였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의 비중이 가장 컸다. 그는 2017년 11월 25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간담회 명목으로 '비봉'에서 184만 원을 지출했다. 또 그를 포함해 총 19건, 575만4900원을 정책간담회, 의원 및 당직자 간담회 등으로 지출했다. 

정의당은 같은 기간 간담회 비용으로 1117만2640원을 주말·공휴일 간담회 비용으로 썼다. 1회당 가장 큰 금액을 지출한 이는 윤소하 의원(비례대표)였다. 그는 2017년 2월 11일 축구협회 20명과의 간담회 명목으로 43만9000원을 '사와일식'에서 지출했다. 그는 의원 당 총 지출액 1위이기도 했다. 그는 앞서의 간담회를 포함 총 87건, 689만100원(평균 7만9197원)의 정치자금을 주말·공휴일 간담회에 썼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나 여성 농민, 택시노조 간담회 등이 눈에 띄었다. 전남 목포 지역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도 많은 편이었다. 

당직 맡은 의원들이 주로 지출한 '주말 기자간담회', 여의도 밖에서도 가끔씩

2017년 '주말 기자간담회'를 명목으로 정치자금으로 지출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세 곳뿐이었다. 

민주당의 경우, 의원 23명이 총 1563만7640원(평균 19만5471원)을 주말 및 공휴일의 기자간담회 식대 및 다과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들 중에는 당직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당시 원내대변인을 맡았던 제윤경 의원(비례대표)은 23명 중 가장 많은 주말·휴일 기자간담회 비용을 지출했다. 총 21건, 435만1740원으로 평균 20만7226원 꼴이었다. 주로 당내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 명목이었다. 제 의원이 '여의도 소호정'에서 93만6000원을 지출해 민주당 의원 중 1회당 가장 큰 돈을 쓴 날로 기록된 2017년 6월 4일 지출 명목도 '당내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였다. 

한국당에서는 의원 15명이 총 549만3306원(평균 10만7712원)을 주말 및 공휴일의 기자간담회 비용으로 지출했다. 1회당 가장 큰 금액을 지출한 이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이다. 그는 2017년 11월 19일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중원'에서 69만4000원을 지출했다. 주 의원은 같은 해 10월 1일, 11월 12일에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모두 총 108만4000원을 썼다. 이는 한국당 의원 중 가장 큰 주말·공휴일 기자간담회 비용이었다. 다만, 주 의원은 앞서 두 차례의 지출 땐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고 있었다. 그는 그해 11월 14일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의원 13명이 총 446만3700원(평균 12만3992원)을 썼다. 1회당 가장 큰 금액을 지출한 이는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으로, 2017년 1월 8일 '차이나플레인'에서 "국회 출입기자 1·2월 임시국회 긴급 개혁과제 처리방향 관련 간담회' 명목으로 75만 원을 썼다. 그는 이후 3월 11일 '의원·당직자·기자, 세월호 관련 의정활동 간담회' 명목으로도 63만6000원을 지출해 당 소속 의원 중 '주말·공휴일 기자간담회'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의원으로 집계됐다. 당시 주 의원은 국민의당 원내대표였다. 

주말·공휴일 기자간담회가 여의도 밖에서 열리는 경우도 많지는 않지만 '존재'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2017년 4회에 걸쳐 '일산기자단 만찬 간담회' 명목으로 경기 고양시 내 식당에서 63만5000원을 지출했다. 그중 그해 2월 4일과 3월 12일의 간담회는 '대선' 관련이었다. 김 의원은 그해 3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대선경선캠프의 미디어지원단장을 맡았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서산태안)도 2017년 9월 24일 '태안 관광 산업 홍보 방안 의견 수렴 언론인 오찬 간담회' 명목으로 지역구 내 '서해활어'에서 39만 원을 지출했다. 같은 당 함진규 의원(경기 시흥갑)도 2017년 3월 18일, 6월 17일 각각 '경기 지역 언론사 간담회' '경기 서부 남부 기자단 만찬' 등의 명목으로 총 35만 원을 경기 일산, 파주 등의 식당에서 썼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는 19-20대 국회의원 총 482명이 6년간 지출한 정치자금 2587억원의 지출내역을 공개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통해 받은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 2200여건, 10만 3617매를 전수분석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정치자금 공개 페이지'(http://omn.kr/187rv)에서 의원별로 사용일자, 내역, 금액, 사용처 등 지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원본 PDF파일도 제공합니다. 데이터 저장소(https://github.com/OhmyNews/12-17_KAPF)에서 연도별 지출내역 전체를 데이터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