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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21 07:58수정 2018.11.21 07:58
[산분해 간장] 시간과 비용 아끼려 염산 사용... 해썹(HACCP) 기준으로 안심
 
저렴한 가정용 간장 대부분이 혼합간장이다. 물론 업소용 간장도 주로 산분해간장이나 혼합간장이다. 산분해 간장을 만드는 공정은 과학적으로 설정한 해썹(HACCP) 기준으로 관리해 안심할 수 있다.

저렴한 가정용 간장 대부분이 혼합간장이다. 물론 업소용 간장도 주로 산분해간장이나 혼합간장이다. 산분해 간장을 만드는 공정은 과학적으로 설정한 해썹(HACCP) 기준으로 관리해 안심할 수 있다. ⓒ 인터넷자료

 
재료의 출발점은 미국, 혹은 호주, 인도, 중국의 큰 식품 공장이다. 국내가 출발점인 경우도 있다. 건조 과정을 거쳐 1톤 용량의 자루에 포장돼 배를 타고 한국에 온다. 주문한 식품 공장으로 보내진 다음 환골탈태의 과정을 거쳐 하얗거나 노란색을 띄던 것이 몇 단계의 공정을 거치면 검은색 액체로 변신한다. 

노르스름한 가루를 세척한 다음 희석한 염산에 넣는다. 희석했다고 해도 염산은 염산, 가루를 빠르게 분자 단위로 분해한다. 염산을 쓰기 전에는 효소를 썼지만,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에는 염산만한 것이 없어 지금은 효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분자 단위로 절단한 액은 탄산나트륨으로 중화한 다음 정제수, 소금과 섞는다. 색이 엷어 설탕 제조과정 끝에 남는 것으로 만든 카라멜(표준어는 캐러멜) 색소를 넣는다. 단맛이 부족하면 중국에서는 감국, 원산지에서는 스테비아로 부르는 것의 추출액으로 만든 효소처리스테비아를 넣는다. 이 물질은 설탕의 100~200배 정도의 단맛을 내기에 원가절감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단독으로 쓰면 쓴맛이 있어 다른 당과 같이 쓴다. 

옥수수를 산분해해 만든 액상 과당을 조금 섞어주면 쓴맛이 감소한다. 혹시나 상할까 염려돼 발음하기도 힘든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을 넣는다. 그러면 유통기한이 2년까지 길어진다. 가루를 분자로 절단하고, 여러 물질을 넣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3~4일 가량 걸린다. 깨끗한 병을 준비해 담고 라벨을 붙이면 간장이 된다. 식품공전에서 인정하는 간장 가운데 하나인 '아미노산 간장'이다. 흔히 '산분해 간장'이라고 부른다.

노란빛 가루는 대두유 공장에서 식용유를 짜고 남은 '박(粕)'이다. 시골에 가면 제유소라 부르는 방앗간에서 참기름 짤 때는 참깨를 볶은 다음 기계에 넣고 압력에 의해 기름을 짠다. 대단위 공장에서는 효율을 중시해 헥산으로 기름을 추출한다. 

헥산은 천연가스 추출 공정에서 얻는다. 그렇게 해서 건조한 것이 간장의 원료가 되는 '대두박(大豆粕)'이다. 산분해 간장을 만드는 공정은 과학적으로 설정한 해썹(HACCP) 기준으로 관리해 안심할 수 있다. 

대두박에는 콩 단백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콩기름 공장에서는 필요없는 물질이지만 간장 공장에서는 소중한 재료다. 단백질을 희석한 염산에 넣으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감칠맛의 대명사인 글루탐산이 가득하다. 맛이 혹시 떨어질까 걱정돼 맥주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효모에서 감칠맛을 추출해 맛을 보완하기도 한다. 가끔 식품 성분에서 볼 수 있는 '효모추출액'이다. 

이렇게 며칠 동안 공들여 만든 간장은 6개월 정도 숙성한 간장을 조금 섞어 혼합간장이라는 이름을 단다. 저렴한 가정용 간장 대부분이 혼합간장이다. 물론 업소용 간장도 주로 산분해간장이나 혼합간장이다. 양조간장은 개량 메주 또는 종국을 넣고 발효한 간장이다. 역시 대부분 대두박을 사용한다. 

[전통 간장] 가장 많이 들어간 성분은 '시간'... 재료는 대두, 물, 소금 세 가지
  
전통간장은 공정이 아직까지 예스러워 항아리에서 발효하는 곳이 많다.

전통간장은 공정이 아직까지 예스러워 항아리에서 발효하는 곳이 많다. ⓒ 김진영

  
알알이 노란빛을 띠고 있는 콩을 선별하고 물에 하루를 불린다. 불리는 사이 옹골차지 못한 것들은 물에 뜬다. 쭉정이를 골라내고는 콩을 찐다. 식힌 콩을 절구에 넣고 빻는다. 가을걷이하고 남은 볏짚으로 감싸 따스한 곳에 두면 볏짚에 있던 발효균이 활동한다. 

보름 정도 콩을 발효하면 하얀 곰팡이가 핀다. 바람 잘 드는 곳에서 말리면 비로소 메주가 된다. 메주에 소금, 물을 넣고 몇 개월 발효하면 장을 가른다. 장을 가른다는 것은 액체와 고체를 분리하는 일이다. 액체는 간장이고, 고체는 된장이다. 

가른 간장을 한 번 끓인다. 옅은 색을 띠던 간장은 당분과 아미노산이 반응해 좀더 짙은 색을 낸다. 숙성하면 더 진해지기에 굳이 카라멜 색소를 넣을 필요가 없다. 시간이 쌓여 숙성되면 간장 특유의 향도 진해진다. 콩에 있던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미생물 발효에 의해 감칠맛, 단맛, 향기가 생긴다. 

옥수수로 만든 과당도, 맥주 효모 추출액도 필요없다. 깨끗한 병을 1년 뒤에 준비하면 된다. 우리가 조선 간장 혹은 전통 간장이라고 부른다. 다만 공정이 아직까지 예스러워 항아리에서 발효하는 곳이 많다. 우주인도 먹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위생 관리하는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은 드물다.

간장을 많이 빼면 된장 색이 밝다. 간장을 덜 빼면 된장 색이 진하다. 강원도에서 막장이라 부르는 된장이 간장을 덜 뺀 된장이다. 산분해 간장을 만들 때는 된장이 나오지 않는다. 염산이 단백질을 완벽하게 분해해 된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산분해 간장의 성분 표시는 탈지대두(대두박), 소금, 물, 액상과당, 효소처리스테비아사이드, 효모 추출분말, 카라멜 색소(가정용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 등 대략 여덟 가지 안팎이다. 전통간장은 대두, 물, 소금 세 가지다. 

다만 전통 간장에서는 성분을 표시하지 않은 성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숙성한 시간이다. 1년 묵힌 청장, 3~4년 묵힌 중간장, 5년 이상 숙성한 진장이 있어도 대두, 물, 소금 세 가지만 표시한다. 사실, 전통 간장에서 가장 많이 들어가는 성분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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