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5 10:56최종 업데이트 20.04.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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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역사 왜곡한 TV조선·채널A 각성하라" TV조선과 채널A는 5.18 민주화항쟁 역사를 왜곡하기도 했다. 2013년 5월 30일 오후 민주당 5.18역사왜곡 대책위 소속 강기정 의원과 당원들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방송한 뒤 사과한 종편방송 'TV조선'(조선일보)과 '채널A'(동아일보) 광화문 사옥앞에서 규탄회견을 열고 해당 프로그램 폐지와 방송허가 취소 등을 촉구했다. ⓒ 권우성

 
창간 100주년 잔치를 막 끝낸 조선·동아일보의 위성 매체인 TV조선과 채널A가 재승인의 문턱에서 생존의 턱걸이를 하고 있다.

오보·막말·편파·왜곡·선정 방송, 그리고 각종 특혜 등 방송·언론 생태계에 온갖 오물을 방류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두 종편에 대해, 재승인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이번에는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책임 방기하고 언론이기를 포기한 채널A와 TV조선의 재승인을 취소하라"는 청원에 서명한 이가 9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3년 전인 2017년 3월,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을 했다. 재승인 심사에서 원래 TV조선은 총점 1000점 만점에 '탈락 기준'인 650점에 미치지 못한 625점을 받았다. 재승인 탈락이 마땅한 낙제점수였다. '조건부 재승인'은 자격 미달로 목숨이 끊어질 종편 방송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어 준 조치였다.

이런 결정을 내린 방통위에 대해 언론노조, 피디연합회, 민언련 등 방송·언론시민단체들은 "TV조선에 불합격 점을 매기고도 재승인을 인가한 방통위는 규제기구로서 위상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투 스트라이크 아웃, TV조선... 검-언 유착 논란, 채널A

3년이 지나 종편의 재승인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라와 있다. 지난달 말, 방통위는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 재승인을 보류하고 공적 책임, 공정성 부분 등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TV조선은 총점 1000점 가운데 653.95점을 얻어 간신히 턱걸이를 하였다. 그런데 '방송의 공적 책임, 공공성의 실현 가능성' 등 중점 심사 사항에서 210점 배점 가운데 104.1점을 받아 50%에 미달함으로써 '과락'을 했다. 방송사업의 핵심 책무인 '공적 책임과 공공성의 실현'에서 과락을 했으니 방송사업의 자격을 상실한 셈이다. 기준 점수가 비록 650점을 넘더라도 중점 심사사항이 과락이면 재승인을 거부하거나 조건부 재승인이 가능하다.

TV조선은 이로써 '투 스트라이크 아웃'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방통위가 또 다시 '종편 특혜' '종편 사랑'의 정신을 발휘해서 자격 미달의 종편을 살려줄 것인지, 아니면 3년 동안 그다지 달라진 게 없이 '중점심사 사항 과락'으로 방송사업 자격을 상실한 TV조선에 대해 원칙과 기준에 응당한 재승인 취소 결정을 내릴 것인지. 방통위에 엄중한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더군다나 지금 종편 재승인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투 스트라이크 아웃' 위기의 TV조선에 더하여, 재승인이 보류된 채널A에 중점 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공성의 실현'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대형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채널A 기자가 제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KBS1TV '더 라이브' 9일 방송 밤 방송화면 캡처. ⓒ KBS 더라이브


  

채널A 기자가 제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KBS1TV '더 라이브' 9일 방송 밤 방송화면 캡처. ⓒ KBS 더라이브


채널A 기자의 상식을 뛰어넘는 협박 취재, 그리고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죽이기를 위한 검-언 유착 음모라는 사건이다.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실체 파악과 이에 따른 제재 없이 채널A의 재승인 문제는 매듭지어질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은 ▲ 기자 개인의 일탈이라는 채널A 측과, 채널A 보도국 간부는 물론이려니와 사장도 알고 있다는 제보자의 주장이 맞서고 있고 ▲ '유시민 죽이기' 검-언 유착 음모와 관련하여 그 직접 관련성을 입증하는 녹취록과 녹취파일을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이 있다.

이 사건 제보자의 주장은 매우 구체적이다. 그는 채널A 기자 두 명의 이름을 밝힘과 동시에, 채널A 간부는 물론 사장도 알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 2일 KBS 라디오 아침방송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검-언 유착 관련 녹취록을 2번 보았으며, "그 녹취록을 보여줄 당시에는 채널A 이○○ 기자 이외에 대검 출입기자 백○○ 기자가 같이 동석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녹취록 안에는 "이철 대표 쪽에서 어떤 정보를 받게 되면 그런 것에 대한 수사 협조가 가능하느냐, 이런 것하고, 이 정보를 대검찰청 범죄정보과 누구 어떤 검사를 찾아가라, 그 친구가 가장 믿을 만한 친구다, 그러면 거기서 지금 현재 수사하는 남부지검으로 맺어지는 형식이 되어야 이게 형식이 합법적이 된다"는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제보자 "녹취파일 그냥 공개하면... 금방 밝혀질 것"

그는 이어 녹취록 외에 녹취파일도 20초 정도 들었다고 밝히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했다.

"채널A 기자들은 저를 3번 만나는데 처음 만날 때부터 윤석열 최측근 그 다음에 고검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검색을 해보니까 딱 윤석열 최측근하고 고검 하면 한 검사장만 나오더라고요, 부산고검에 있는... 그 목소리가 그걸 듣고 나서 그 사람들도 한모 검사장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어요."   "이 문제를 파헤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한 검사장이나 채널A 기자분이 오늘 이전 두 달간의 통화기록만 서로 제출하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채널A 기자가 그게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 저한테 들려줬던 녹음파일은 그냥 공개하면 될 것 같아요. 그게 한 검사장인지 아닌지는 제가 착각했는지 아닌지는 금방 밝혀질 것 아니겠어요?"
 

채널A 기자가 제보자에게 한 이야기를 담은 녹취파일 내용. KBS1TV '더 라이브' 9일 방송 밤 방송화면 캡처. ⓒ KBS 더라이브

 
이 제보자는 이어 9일 KBS 텔레비전 '더 라이브'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채널A 기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파일과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채널A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가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채널A 백OO 기자는 "그렇게 저랑 이OO 기자랑 그 위에 사장이랑 다 이야기한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KBS '더 라이브'는 기자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

그리고 채널A 기자는 이 제보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에서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내일 시간되시면 잠시 뵙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 사회부 간부와 만나 뵙고 싶습니다. 회사에도 보고를 했고, 간부가 직접 찾아 뵙는 게 좋겠다고 하네요. 차분히 논의드릴 것도 있고요. 편하신 시간에 편하신 곳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그리고...다른 간부를 말한 건 회사에서도 그만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보다 윗선이고, 저와 생각도 같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핵심 쟁점은 ▲ 검-언 유착과 관련된 실체가 무엇인가 ▲ 채널A의 간부와 사장은 이 사건을 어느 정도 알고 이에 개입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두 쟁점 모두 감찰이나 검찰 수사 등 강제 조사를 하지 않고 단순한 '청문'으로는 그 실체를 밝히기 어렵다.

윤석열 검찰, 사건 뭉개려 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두 쟁점에 대해 제보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고 있는데,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의 검찰은 오히려 이 사건을 뭉개려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감찰본부의 감찰 대신 인권부에 사건조사를 맡긴 탓이다.

경향신문은 10일 '채널A-검찰 유착 의혹 조사, 꼼수 부리지 말라'는 사설에서 검찰의 이런 행태를 비판했다. 사설은 "검찰 비위 전담 기구인 감찰본부의 감찰은 못하게 하고, 고유 업무와 동떨어진 인권부에 진상규명을 맡긴 것이다. 누가 봐도 이상하다"며 "사건의 중대성을 생각하면 특수부 검사를 총동원해 파헤쳐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사건을 감찰 본부도 아닌 인권부에 맡겼다니, 도대체 누가 인권 침해를 당했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배당의 미학과 기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런 뼈있는 말을 남겼다.

"...형사사건에서 손배당을 하면서, 민감한 사건은 말 잘 듣는 검사에게 배당하지. 만약 속 썩이는 검사가 있다면 깡치를 왕창 맡겨 벌 배당을 하고. 마치 그런 거야.

다른 하나는, ○○○은 감찰사건이 개시되면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16조에 따라 감찰 협조의무를 지게 돼. 답변도 꼬박꼬박 제출하고 출석에도 응하고 핸드폰도 제출해야 해. 불응행위가 또 다른 감찰사안이 되거든. 그런데 인권부의 조사는 그런 게 없어..."


"검찰과 법무부의 감찰 또는 특검 필요"
 

방송독립시민행동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채널A, TV조선의 엄정한 재승인 심사 촉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종훈


이런 상황에서 채널A의 자체 조사나 인권부를 통한 검찰 조사에서 실체가 파악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수사권도 없는 방통위가 채널A 당사자를 불러 '청문'하는 것만으로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검찰과 법무부, 나아가 특검 등을 통해서라도 투명하고 엄정한 조사가 필요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지난 8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 방통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언유착 의혹, 공적책임 방기한 채널A·TV조선의 재승인 취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조사권이 없는 방통위가 의견 청취만으로 결론을 내선 안 된다. 채널A의 검언 의혹 논란은 채널A 자체 조사로 끝날 것이 아니라 검찰과 법무부, 나아가 특검 등을 통해서라도 투명하고 엄정한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채널A의 재승인 과정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더불어 TV조선에 대한 재승인 심사도 이전과 같이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우리는 지난 2013년과 2017년에도 이미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에 문제가 되었던 TV조선이 특혜 의혹 속에 내려진 재승인 조건을 거리낌없이 불이행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그러한 행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청자 권리를 현저히 저해하는 종편은 퇴출되어야 옳다. 방통위의 봐주기식 재승인 심사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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