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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듣기 등록 2019.10.22 07:52 수정 2019.10.22 07:52

홍문종 우리공화당 의원. 사진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국회의원이 정치자금으로 자기 자신에게 대출이자를 납부한다면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2018년 당시 한국당 소속이던 홍문종 의원(경기 의정부을, 현 우리공화당)은 그해 1월부터 12월까지 총 13회, 총 약 977만 원을 자신의 정치자금 계좌에서 '홍문종' 계좌로 보냈다. 지출 명목은 '대출이자 납부'.

즉 개인 자산계좌에서 자신의 정치자금 계좌로 돈을 빌려준 뒤, 그에 대한 월 이자를 매달 정치자금 계좌에서 낸 것이다. 매달 적게는 24만 원부터 많게는 137만 원까지가 이자 비용으로 빠져나갔다. 일종의 '셀프이자'인 셈인데, 이런 패턴은 홍 의원의 과거 정치자금 사용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1000만 원 가까운 돈을 자기 자신에게 대출이자로 주는 것에 문제는 없을까. 선관위 확인 결과 위법은 아니었다. 홍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의정부시 선관위 담당자는 "관련 법상 문제는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본인 후원금 계좌가 부족하거나 후원액이 모자란 분들은, (홍 의원과 같이) 본인 자산을 차입해서 쓰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후원으로 들어온) 정치자금이 없어서, 자산을 차입해 정치자금으로 쓴 것"이라며 "2014년 선관위에 문의했으나 문제가 없다고 들었고, 그렇게 진행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대료 지출] 목 좋은 사무실 유지 위해 약 130명에게 입금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갑)은 매달 약 130명에게 지역사무실 임대료를 지불했다. 위 이미지는 해당 건물. ⓒ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김씨·이씨·박씨·최씨·신씨·황씨·정씨·류씨…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갑)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에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이 의원 지역구 사무실의 임대료를 받는 임대주들인데, 이렇게 매월 임대료를 받는 이들이 100명을 넘는다. 단 1인당 돌아가는 액수는 1만 원 안팎이다.

통상 국회의원들은 의원회관 사무실과는 별도로 본인 지역구 사무실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 의원 또한 지역구인 충남 천안에서 지역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사무실 임대료로 매월 돈을 받는 임대주들이 약 130명에 이르는 것이다.

이렇게 매달 나가는 지역 사무실 임대료는 총 87만~90만 원 정도다. 이를 소유주별 지분율에 맞춰 매월 임대료를 납부한다. 일부 임대주의 경우엔 매달 최소 5750원이 임대료로 통장에 입금되기도 한다. 2018년 8월의 경우 김·이·박·신·황·임씨 등 5750원 임대료를 받은 경우는 총 116건에 달했다.

임대료를 왜 이렇게 쪼개서 낼까? 상가 건물이 쪼개져서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이, 애초 투자를 받을 때는 서울 종로에 있는 금은방처럼 촘촘하게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건물의 구획 별로 나눠 투자를 받아 임대주(투자자)들이 많은 것"이라며 "처음엔 상가 관리단을 통해 사무실을 임대했는데, 임대료는 임대주들에게 직접 주는 걸로 계약했다. 그래서 그렇게 (나눠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 의원이 해당 사무실을 지리적으로 선호할 뿐 이곳을 고집하는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한다. 사무실 위치가 버스터미널과도 가깝다는 것. 실제 이 빌딩은 천안시 도심에서도 다섯 개 도로가 만나는 핵심부에 있다. 빌딩 왼쪽에는 축구장이, 오른쪽에는 고속터미널·종합터미널 등이 있다. 정치인이 유권자들을 만나기에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특이 지출] '라돈'에 꽂힌 이정미... 라돈 측정기도 2대 구입해 활용
 

이정미 정의당 의원. 사진은 지난해 9월 12일 한국도로공사정규직전환공동투쟁본부와 함께 톨게이트 수납원 직접고용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 남소연


이정미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은 2018년 5월 '의정 지원 라돈 측정기 2대'를 구입했다. 2019년 현재도 논란이 되고 있는 라돈(Rn)은 방사성물질의 일종으로, 폐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는 마침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라돈이 침대 매트리스에서 검출됐다는 뉴스로 인해 전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때였다.

이 의원은 이때 '라돈 측정기 2대 구입'으로 39만6000원을 정치자금에서 지출했다. 4개월여 뒤인 당해 9월 13일에는 '주민 라돈 기계 대여료 입금'이라는 명목으로 12만 원을 정치자금 계좌에 입금하기도 한다.

의원실 측은 "이정미 의원이 환경노동위에서 오래 활동한 탓에 라돈이 주요 관심사"라며 "직접 현장에 나가서 측정해보는 등, 정책에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샀다"라고 말했다. 의원이 직접 구매를 희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2018년 11월 '지하철 이용 시민·노동자의 미세먼지와 라돈 노출 위험 평가·관리방안' 토론회, 올해 5~7월 '라돈 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 등 라돈 토론회를 자주 개최해왔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토론회를 열 때마다 라돈 검출을 궁금해하는 주민분들이 있어서 측정기를 빌려드렸다"라며 "다만 현행법상 무상으로 빌려줄 수가 없어서, 시간당 소액의 대여료를 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올해 첫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도 "최근 5년 신축된 전국 100세대 규모 이상의 아파트 1696개 단지 중 326개소(19%)에서 라돈 검출 수치가 높다고 추정되는 마감재가 사용됐다"라면서 관련 주택 전수조사 등 정부의 다각적인 라돈 관리체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과 비용] 김학용, 건강기능보조식품점에서 85만원 결제

김학용 한국당 의원(경기 안성시), 김한표 한국당 의원(경남 거제시)은 의정보고회 다과비로 각각 85만 원, 76만 원을 한 번에 결제했다. 국회의원이 의정 보고회나 토론회를 열면 통상 의원실에서 간식·음료 등을 제공하는데, 이를 위해 각기 전통차와 음료 등을 구입했다는 게 의원실 측 설명이다. 다만 이 경우, 유권자가 국회의원의 실제 구입 물품을 영수증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학용 의원은 2018년 3월 20일 '의정보고회 다과' 명목으로 안성의 한 건강기능 보조식품점에서 85만 원을 결제했다. '85만 원'은 전체 의원 중 가장 큰 '다과 비용'이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결제일보다 6일 전인) 3월 14일에 더AW컨벤션에서 의정보고회를 열었는데, 참석자들에게 제공할 전통차를 구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제일이 실제 날짜보다 6일 늦어진 데 대해서는 "세금계산서 등 각종 서류를 구비하느라 늦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의 지난해 3월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면 "의정보고회에 1500명 정도가 참석했다"라고 적혀 있다. 만약 참석자가 1500명이라면, 참가자들은 1인당 566원짜리 전통차를 마신 셈이 된다. 공직선거법상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1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다과류는 3000원 이하, 음료는 1000원 이하"라 문제가 되진 않는다.

같은 당 김한표 의원 역시 2018년 3월 14일, 의정보고회 다과 명목으로 거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76만 원을 결제했다. 김 의원은 당해 2월 21일부터 3월 7일 사이 20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의정보고회를 개최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중앙선관위 규칙으로 정해진 음료 단가(1000원 이하)를 맞추고, 더 저렴한 곳에서 음료를 사려고 지역 종합유통센터를 이용했다"라면서 "1개당 380원짜리 과일음료 2000개를 구매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한표 의원의 정치자금 지출 역시 실제 물건을 사간 날과 결제한 날이 각각 달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미리 사놓으면 수량을 맞출 수 없어서, 현장 의정보고회가 열리는 날마다 참가자 수에 맞춰 음료를 구매한 것"라며 "상점의 양해를 구해 나중에 정산해 결제했다"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유권자들이 실제 정치인의 정치자금 세부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정치자금법상 선관위가 공고한 정치자금 사용내역 열람 기간 '3개월' 내에 선거관리위원회를 직접 방문해야만 영수증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제42조).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한 영수증 사본 교부는 아예 불가능하다. 즉 유권자들이 선관위를 직접 방문해 보여달라고 하지 않으면, 사용내역을 알 수는 없다는 뜻이다.

지난 3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정치자금 사용내역 열람 기간 제한을 없애고, 영수증 사본도 교부할 수 있게 해 유권자의 정치자금지출을 감시 및 견제하게 하자'는 취지로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사용을 유권자들이 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 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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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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