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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1 20:04 수정 2019.09.16 18:09
<오마이뉴스>는 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낙동강 현장 탐사취재를 했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특별기획 보도는 9월 말까지 이어진다. 10월 말경에는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영화투자배급사 엣나인필름)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이번 기사는 9월 9일 이상돈 의원실, 낙동강네트워크,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가 국회에서 주최한 '영주댐 현황점검 및 처리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병기 기자가 발제한 PT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편집자말]
 

내성천 회룡포 마을에 세운 표지석 ⓒ 정수근


원래 내성천은 대한민국 최우수 하천이라는 훈장을 받은 강이다. 내성천 회룡포 마을 뿅뿅다리 앞에는 위와 같은 표지석이 서 있었다. 여기에는 2008년 12월 국토부가 우수한 하천 100개를 선정하고 그중 백미를 내성천이라고 꼽았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2008년 내성천과 2019년 내성천의 모습은 너무 달랐다.

국토부가 표지석을 세운 1년 뒤인 2009년 12월. 내성천에 영주댐 건설공사가 시작됐다. 4대강사업의 마지막 구간이었다. 높이 50m, 길이 400m의 구조물을 세우는 작업. 내성천 110km 구간의 중간지점에 세운 댐이다. 보상비를 포함해서 총 1조1천억 원이 들었다. 사업목적은 낙동강에 맑은 물을 흘려보내서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을 맑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2016년 12월에 준공했고, 그 뒤 3년이 흘렀다.
 

오마이뉴스 취재팀은 지난 8월 30일부터 31일까지 1박2일간 내성천과 영주댐을 취재했다. ⓒ 이상돈의원실


<오마이뉴스>는 이상돈 의원실과 낙동강네트워크,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낙동강 하굿둑에서부터 거슬러오르면서 낙동강을 취재했다. 내성천 구간은 30일부터 31일까지 1박2일 동안 진행했고, 현장 안내와 해설은 이상돈 의원실의 박용훈 작가가 맡았다. 내성천 110km 구간 중 이번에 조사한 구간은 70km. 내성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 6~7 지점을 영상 취재했다.

[번계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내성천 번계들의 변화된 모습 ⓒ 박용훈


취재팀과 조사단이 석포교에서 김진창(농부)씨를 만나 내성천의 현황 설명을 듣고 처음으로 간 곳은 번계들이다. 영주시의 최대 곡창지대였다. 2013년에 영주시는 이곳에서 메뚜기 잡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과거와 같다면 우리가 갔을 때인 8월 말에는 황금벌판에서 벼가 한참 익어갈 시점이었다.  
 
하지만 잡초밭이었다. 산세를 보면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수몰예정지이기에 뒤늦게 보상을 해줬고, 농민들을 내쫓았다. 과거 농민들에게는 수확의 장소였고, 아이들에게는 농부들이 흘린 땀의 의미를 일깨우는 자연친화형 교육의 장소이자 놀이공간이었던 곳이 처참하게 변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농업용수가 부족할 것"이라면서 농민들을 위하는 척하며 보 해체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데, 10년 전 그들은 이곳의 농토를 빼앗았고, 농민들을 일터에서 쫓아버렸다. 번계들의 농민들처럼 영주댐 때문에 자기 고향을 등진 사람이 531세대에 달한다.

[두월교] 1급수 투명한 물을 흉측한 몰골로 만든 주범 
 

내성천 유사조절지 댐 상류에 있는 두월교의 모습 ⓒ 박용훈


우리는 계속 차를 몰아 하류로 이동했다. 위의 왼쪽 사진은 과거 두월교 인근의 내성천 모습이다. 유사조절지댐으로부터 2.2km 상류 지점. 모래톱이 잘 발달되어 있고, 모래 위를 흐르는 물은 투명하다. 그냥 먹어도 될 수 있을 정도인 1급수로 보인다.

하지만 2011년과 2019년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위의 우측은 1달여 전에 박용훈 작가가 찍은 사진이다. 지난 31일 취재팀이 도착했을 때에는 가을장마가 계속됐는데도, 녹조가 선명했다. 장마도 이긴 녹조, 1급수의 투명한 물을 흉측한 몰골로 만든 주범은 하류에 있는 유사조절지댐이었다.

[유사조절지] 투명한 물은 녹조로 바뀌고
 

내성천 유사조절지 댐 주변의 변화된 모습 ⓒ 박용훈


유사조절지 댐 지역도 과거에는 맑은 물이 흐르던 곳이었다. 두월교의 과거 모습과 같이 새하얀 모래톱 위로 투명한 물이 흘렀다. 그런데 추악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곳은 영주댐으로부터 13km 상류에 있다. 높이는 10m, 길이는 288m. 이 댐은 영주댐과 함께 지었다. 내성천 상류와 토일천에서 내려오는 모래를 막을 목적이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영주댐에 모래가 쌓여서 담수효과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지금도 모래는 막고 있지만, 강물은 녹조 범벅이었다.
 

위의 영상은 하늘에서 본 유사조절지의 모습이다. 역시 가을장마 때문에 육안으로는 녹조가 보이지 않았지만, 녹조제거용 수차 두 개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댐 양쪽의 작은 수문에서 내려오는 물 색깔이 녹색이다. 두월교를 지나는 과거의 맑은 물을 모아두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고인물은 썩는다는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는 곳이다.
 

'내성천 SOS' 영주댐 상류 퍼포먼스 ⓒ 권우성

 

4대강 사업 관련 낙동강 현장조사팀이 지난 8월 30일 경북 영주댐 상류 내성천 모래톱에서 '내성천 SOS' 현수막을 들고 있다. ⓒ 권우성

 
이날 취재팀은 다음 목적지에서 물속에 들어갔다. 이곳은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는 곳이다. 과거 평은면사무소 소재지였는데, 모래톱이 형성됐다. 영주댐과 유사조절지댐 사이에 있는 이곳은 물도 맑았다. 취재팀과 탐사팀은 이곳에서 맑은 물속을 걸으면서 모래톱 위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박용훈 작가는 "유사조절지가 완공된 뒤인 2016년 7월 큰 홍수 때 많은 모래가 물과 함께 쏟아져 내려왔다"면서 "10m 높이의 모래가 유사조절지 위로 범람해 들어오면서 여기에 모래를 실어 날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모래의 수질정화 능력이었다. 유사조절지댐에 갇혀 있던 오염된 물이 모래를 통과하면서 맑은 물로 변했다.

4대강사업 찬성론자들은 물그릇을 키우면 물이 희석돼 수질이 좋아진다고 지금도 억지 주장을 하지만, 유사조절지 댐에 가둔 많은 물은 썩었다. 오히려 과거처럼 물이 모래를 통과하면서 수질이 정화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주댐] 썩은 물로 수질 정화한다는 언어도단 
 

영주댐 근방의 변화된 모습 ⓒ 오마이뉴스


이곳은 과거의 영주댐 근방의 모습이다. 내성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곳도 물이 맑고 경치가 좋은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영주댐이 내성천의 허리를 자르면서 자연풍광과 물의 색깔이 확연하게 변했다. 오른쪽 사진은 2017년 영주댐 건설된 뒤 시험담수할 때의 모습이다. 당시 낙동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취재를 했던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들이 망연자실하게 녹조물을 바라보고 있다. 영주댐의 16%정도만 담수했는데도 이런 지경이었다.

결국 환경부는 2018년에 영주댐 수문을 전면 개방했다. 저런 녹조물로는 낙동강 수질 정화용 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판정을 내린 것이다. 오히려 영주댐이 계획될 때부터 낙동강의 수질 오염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주장이 옳았음이 증명된 것이다.
 

지난 8월 30일 낙동강 상류 경북 영주댐. (드론 촬영) ⓒ 권우성

 
위의 사진은 이번에 드론으로 찍은 영주댐의 모습이다. 수문을 열었지만 댐의 하부 구조물에 갇힌 물은 녹조가 아니라 '흑조'였다. 취재팀이 오기 전까지도 비가 계속 왔는데 물의 빛깔이 시궁창처럼 시커멓다. 이렇게 고인물은 썩었다. 이런 물을 흘려보내 낙동강의 수질을 정화하겠다는 주장은 언어도단이다.

[멱실마을] 양산 쓰고 책 읽던 아주머니는 어디로?
 

내성천 멱실마을의 달라진 풍경 ⓒ 박용훈


영주댐에서 하류로 내려오다가 잠시 들른 곳은 멱실마을 앞쪽의 내성천이었다. 영주댐에서 13km 떨어진 곳이다. 위 사진은 물론 예전의 모습이다. 박용훈 작가가 지나가다가 하도 예뻐서 찍었는데, 한쪽 구석에 동네 아주머니가 양산을 쓰고 책을 읽는 장면이 찍혔다. 모래톱은 힘겨운 노동으로 지친 몸이 잠시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기도 했다.

오른쪽 사진은 이번에 찍은 모습이다. 풀이 키보다 높게 자랐다. 과거의 경관은 흔적조차 없고, 이런 잡초밭에는 들어갈 수도 없다. 모래톱을 잡초밭으로 만든 원흉은 영주댐이다. '멀쩡한 영주댐'이 과거처럼 모래가 상류에서 내려오는 것을 막았다. 원래 있던 모래는 4대강사업으로 수심을 6m 깊이로 판 낙동강 본류로 쓸려내려가고 있다.

결국 이곳의 모래톱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거친 자갈과 흙 위에서 잡초가 자랐다. 과거에는 홍수가 지면 이런 풀들은 물의 강력한 에너지로 모래와 함께 하류로 쓸려갔는데 영주댐은 물의 에너지까지 굳게 막고 있는 상황이다.
 

멱실마을에서 하류로 이동해 우래교로 갔다. 이곳은 오마이뉴스 취재팀이 물에서 수영 하고, 투명카약을 띄워놓고 영상 취재했던 곳이다. 올해에도 김종술 기자가 수중영상을 찍었다. 과거에 비해 물속 모래 알이 굵어졌지만 맑다. 치어들도 보인다. 이곳으로부터 15km 상류의 영주댐 썩은 물은 그나마 남아 있는 이곳 모래강을 지나면서 맑은 물로 정화됐다. 평은면 소재지와 같은 현상이다.

[선몽대] 캠핑객이 모래톱에 내려가지 않고 솔밭에만 있는 이유
 

내성천 선몽대의 변화된 모습 ⓒ 박용훈


다음으로 들른 곳은 명사십리로 불리는 명승 19호 선몽대이다. 예전에는 금은모래톱이 쫙 깔려 있던 곳이었다. 예천 관광 8경의 하나이다. 퇴계 이황 선생의 꿈에 내성천 모래톱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선몽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국보급 경관이 잡초밭이 됐다. 이번에 갔을 때에 두 가족 정도가 이곳에 머물고 있었는데, 모래톱에 내려가지 않고 솔밭에만 있었다. 이유는 다음 동영상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하늘에서 본 선몽대의 모습이다. 명승지라는 이름만이라도 유지하려고 앞부분만 풀을 뽑은 게 확연히 드러난다. 녹조 때문에 1조1천억 원을 들이고도 물을 1년 넘게 가두지도 못하는 쓸모없는 영주댐을 유지하면서 '민족의 보물'을 망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장이다.

[회룡포] 녹색과 검은 색이 파먹어가는 새하얗던 백사장
 

회룡포의 변화된 모습 ⓒ 박용훈


선몽대처럼 내성천의 상징물이기도 한 회룡포도 마찬가지였다. 왼쪽은 과거 모습이다. 옛날에 용이 날아오르면서 크게 한 바퀴 돌아간 자리에 강물이 흘러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회룡포는 명승 16호이다. 회룡포 마을에 있는 대한민국 최우수 하천 표지석에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 역시 국보급 풍광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오른쪽 사진과 같다. 흉측한 모습으로 망가지고 있는 현장이다. 새하얗던 백사장을 녹색과 검은 색이 파먹어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다. 녹색 부분은 잡초가 들어선 것이고, 검은 색은 자갈이다.
 

자갈밭으로 변한 회룡포 ⓒ 박용훈


가까이 가서 보면 과거 모습과 너무 달라져 있다. 금은 모래톱이 자갈밭으로 변했다. 이번에 갔을 때에는 토요일(8월 31일)이어서 사람들이 뿅뿅다리 위로 지나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모래톱, 아니 자갈밭 위를 거닐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목격하지 못했다.

<오마이뉴스>가 환경단체들과 함께 취재하고 조사한 내성천의 죽어가는 모습은 여기까지다. 우리가 목격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이렇다.
 

영주댐 조감도 ⓒ 국토부


위의 사진은 영주댐의 조감도이다. 국토부는 2011년 9월 영주댐 정초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최초로 하천의 환경개선을 주목적으로 하는 댐"이라고 소개했다. 영주댐에 가둔 물이 위의 조감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푸르고 맑은 물이고, 이런 물이 과거보다 더 많이 낙동강으로 흘러간다면 국토부의 주장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그 많던 미생물은 어디로 갔을까
 

내성천 석포교에서 만난 농부 김진창씨는 영주댐의 녹조 원인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 김병기

 
영주댐은 1급수 강물을 4~5급수로 만드는 '녹조라떼' 제조공장이었다. 과거, 그냥 떠먹을 수 있는 물이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에도 사용하기 어려운 물이 되었다. 석포교에서 만난 농부 김진창 선생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한민국에 많은 댐이 있는데 그 유역 면적 중에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큰 곳이 내성천입니다. 영주댐은 유역면적 내 농경지 비율이 21%, 대청댐은 16%, 소양강댐은 6.5%입니다. 농경지에 비료 살포하면 토양으로 25% 흡수되고, 나머지는 공기 중으로 20%, 강우로 50% 가량 유출됩니다.

농경지에서 흘려보내는 물을 정화하려고 돈을 써서 시설을 설치해도, 비가 오면 어쩔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내성천은 모래강입니다. 모래 1㎤에 미생물이 2억마리 살고 있는데, 유기물이 모래를 통과하는 순간 수질이 정화됩니다. 영주댐이 없을 때 내성천은 그런 강이었습니다."

 

자갈밭, 잡초밭으로 변한 명승지의 모습 ⓒ 박용훈


영주댐은 수려한 국보급 경관을 망쳤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천수만년 동안 만들어진 경관이다. 자연의 선물인 내성천의 모래톱이 자갈밭이 된 뒤에 다시 잡초밭으로 변하고 있다. 박 작가는 내성천에서 만난 한 할머니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다가는 강이 산이 될 거야."

실제 이번 답사에서 목격한 잡초밭들을 그대로 둔다면, 영주댐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할머니의 말이 과장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영주댐 허물어야 영주댐 세운 목적이 실현되는 역설
 

모래강 내성천은 국내 최대의 수질개선용 강이다. ⓒ 박용훈


내성천에서 또 확인한 것은 영주댐을 허물고 과거의 모습으로 돌리는 것이 댐 건설 목적과 부합한다는 것이었다. 내성천의 모래는 오염물질을 거르는 콩팥 역할을 했다. 물이 모래속으로 들락날락하면서 정화됐고, 그 물이 낙동강으로 흐른다면 맑은 용수를 공급하려고 했던 영주댐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유사조절지 댐의 오염된 물이 하류에서 정화되는 모습을 봤고, 또다시 영주댐의 썩은 물이 모래강을 거치면서 맑은 물로 바뀌는 모습도 목격했다. 모래톱은 댐을 만든 과학보다 더 우수한 자연 수질정화 필터였다.
 

모래는 '댐'이다. ⓒ 박용훈

 
또 모래강은 '자연댐'이라고도 한다. 오경섭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2011년 4월에 한국하천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하천 모래톱의 생성 배경과 효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모래가 쌓여 형성된 다공질 모래톱의 공극들은 수분 통과를 어렵게 할 정도로 작지도 않지만 너무 빨리 빠져나가게 하지도 않는다. 모래톱의 다공질 공간은 물 흐름을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물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 교수는 "갈수기에는 모래톱의 역할이 더욱 돋보인다"면서 "모래톱을 통과하는 물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흐르기 때문에 이와 맞물려 모래톱의 다공질 공간은 정체되지 않은 물의 저장고 역할을 하면서 하천 수위와 지하수면의 하강을 완화시켜 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과 같이 4대강 사업을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가 강행하는 4대강 사업에서 물을 저장하겠다고 약 6억㎥ 정도의 모래층을 준설하는데, 이는 약 3억㎥ 정도의 좋은 물을 포기하고 6억㎥의 부패하기 쉬운 물로 바꾸는 것이다. 김치냉장고에서 김치냉장 기능을 없애고 김치저장 공간만 늘린다면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단 말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만든 포스터. ⓒ 문재인 후보 포스터 갈무리


위의 사진은 지난 대선 때 인터넷상에 떠돌던 포스터다. 대선 캠프에서 만든 공식 포스터는 아니지만, 당시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만들어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4대강 적폐는 청산되지 않았다. 낙동강의 경우 8개 보의 수문조차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다. 내성천은 영주댐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 사실 환경부가 2018년 수문개방을 결정한 것은 영주댐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주장처럼 영주댐으로 물을 가두어서 물그릇을 키웠는데 소위 '희석 효과'가 나타난 게 아니라 녹조라떼가 창궐했다.

1년 넘게 빈 그릇인 쓸모없는 영주댐을 유지하는 데에만도 매년 37~50억 원이 들어간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댐 상류 녹조 문제와 댐 하류 생태계 훼손 문제로 인한 댐 유지비용으로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점이다. 막대한 혈세를 쓰면서 강을 죽이고 국보를 없애고 있다.

환경부, 수공 뒤에서 내성천 죽이는 데 앞장서지 마라
 

수공의 내성천 연구용역결과 보고서. ⓒ 수자원공사


위의 사진은 이상돈 의원실이 제공한 문건이다. 수자원공사가 연구용역한 '영주댐 수질관리대책 추진계획'. 2025년까지 지금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1100억 원의 혈세를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그동안 근본적인 영주댐 문제를 외면한 채 수공의 등을 떠미니, 수공이 댐을 벗어난 먼 상류 일대까지 돌아다니며 축분 처리문제에 골몰하는 모양새이다.

영주댐의 순수 건설 비용은 2300여억 원 정도. 이 돈이면 낙동강 수질정화용 댐을 최초로 건설하겠다고 지금의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주장했지만, 거짓임이 판명이 났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수공은 이 비용의 절반 이상을 투입해서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고, 수공이 주장하는 개선효과도 26.7%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주댐을 지금이라도 해체한다면 과거 1급수를 만들던 모래강으로 돌아갈 것이다. 반대로 수공의 용역결과처럼 1100억 원을 투입하면 수질 개선 효과도 미지수이다. 또 수공의 기대처럼 수질이 개선된다고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내성천이라는 국보급 모래강은 더 이상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 모래 유입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최근 수공은 2016년 12월에 준공된 영주댐의 하자보수기간 3년이 오는 12월에 만료되기 때문에 담수를 해서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감사를 받아야 하고 관계자들이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문을 닫고 다시 물을 가둬서 제대로 된 시험담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물도 가두지 못하는 것으로 증명된 댐, 이미 엄청난 하자가 발견된 댐의 하자보수를 위해 다시 담수를 한다는 것도 명분이 없는 일이다. 환경단체들은 어렵사리 열린 댐의 수문을 다시 닫으면 그 다음 단계는 1100억 원 투입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4대강 적폐청산을 공약으로 내세운 환경부가 이제는 전면에 나서야 한다. 수공 뒤에서 내성천을 죽이는 데 앞장서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의 환경부처럼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가 내성천이라는 위대한 자연환경을 죽이는 데 동조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영주댐에 대한 전격적인 해체를 검토해야 한다. 해체만이 내성천을 살리고 낙동강도 살리는 길이라는 게 지난 2~3년만에 증명됐다. 내성천은 스스로 추악한 몰골로 변해가면서 영주댐의 문제점을 증명했다.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의 한 장면. ⓒ 오마이TV


위의 사진은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가 금강의 녹조를 손으로 뜬 모습이다. 걸쭉하다. 오마이뉴스가 오는 10월말 경에 개봉하는 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의 한 장면이다. 영주댐에 갇힌 물은 지금 저런 녹조보다 더 진한 '흑조'로 변했다. 영주댐은 4대강사업의 폐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영주댐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 4대강에 박혀 있는 16개 시멘트 덩어리도 견고하기는 하지만 멀쩡한 강을 죽이는 흉물이다. 유지관리하는 데에만도 매년 5천억 원에서 1조 원의 세금을 퍼먹는 하마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금강-영산강의 일부 보 해체 방안을 제시하자 '멀쩡한 보를 부순다'고 성토하고 있다. '예산을 낭비하면서 국가시설을 파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게 맞는 말일까?

이제는 환경부가 전면에 나서서 짧게는 2-3년, 길게는 지난 10여 년 동안 내성천과 4대강을 모니터링하면서 얻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결론을 내야 한다. 겉만 멀쩡한 댐을 해체하고 멀쩡한 강을 죽인 4대강사업에 대한 해결방안을 당장 실행해야 한다. 죽어가는 강을 다시 멀쩡한 강으로 되살려야 한다. 영주댐을 하루 속히 허물어야 하고, 영주댐을 기획해서 멀쩡한 내성천을 망가트리고,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 국민들을 속인 자들도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낙동강 탐사 공동주최 : 낙동강네트워크, 이상돈 의원실
공동 주관 : 낙동강네트워크, 생명그물,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영풍제련소공대위

낙동강 취재팀 : 김종술, 이철재, 계대욱, 김병기, 권우성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에 보내주시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지난 10여년 동안 금강을 취재해 온 김종술 시민기자의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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