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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4.02 16:42 수정 2019.04.02 16:43
'버선발'은 고통받는 노동자 민중의 곁을 지키고, 한평생 평화와 통일의 길을 걸어온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이 자신의 삶과 철학, 민중예술과 사상의 실체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 <버선발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버선발'은 '맨발, 벗은 발'이라는 의미인데요, 백 선생님 책 출간에 부쳐 사회 각계에서 '버선발'을 자처하는 이들의 글을 '우리가 버선발이다'라는 이름으로 묶어 차례로 싣습니다. 이번 글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명환 위원장이 보내왔습니다.[편집자말]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백기완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 어떤 꾸미는 말을 붙여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난해 큰 수술을 받으신 뒤 힘들어진 몸을 어찌어찌 회복하고 계신 선생님은 평소 찾아뵐 때마다 '버선발'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시곤 했다. 그 이야기가 하나로 꿰어져 나온 것이 바로 이 책 <버선발 이야기>다.

처음에는 '버선발'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이 땅의 민중들이고, 그 민중들의 장구한 인생 드라마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욕심 없이 가족을 사랑하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평화로운 세상? 아니다. 저 악귀와 같은 땅, 가진 자들과 그들의 마름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은 지옥의 연속일 수도 있다.
 

지난해 심장수술 하신 백기완 선생님이 1년 만에 다시 나가신 11월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 통일문제연구소 제공

 
땅을 갖고, 더 많은 땅을 빼앗기 위해서 아이들을 죽이고, 가족을 파괴하고, 머슴과 노예로 만들어 민중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 가는 가진 자들. 그리고 그들에 의해서 '버선발'과 팥배, 개암이, 머슴 할머니 등 이 땅의 민중들은 가족을 잃고 목숨을 잃고 천지간 어디에도 마음 편히 쉴 곳이 없다.

그러나 <버선발 이야기>는 절망과 회한의 독백이 아니다. '노나메기'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서사시이다. 땅에서 쫓겨나 머슴의 삶을 사는 민중들이 설움을 딛고, 작은 불씨가 광야를 불사르듯 분노의 함성으로 일어나 몰아쳐 오르는, 그리하여 하늘과 땅이 한판 뒤집어질 노나메기 세상을 만든다는 희망의 이야기다.

고공농성장, 장기투쟁의 현장에서 끝끝내 승리하겠다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모습이 겹쳐진다. '버선발'의 어머니가 불같이 호령하던 책 속 글귀가 계속 맴맴 돌아친다.
 
"이제부터 나의 싸움은 어느 놈이 참짜(진짜)인지 참목숨(참생명)과 사람 아닌 댄목숨(반생명)의 싸움, 사람이라고 하면 한 치인들 물러설 수가 없는 맞짱이라. 그래, 해볼 테면 해보자." - <버선발 이야기> 73쪽 중에서

<버선발 이야기>는 그저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촛불항쟁 이후 참과 거짓이 불분명해져가고 있는 지금, "또다시 악귀의 세상을 만들어서는 안 되기에, 다시 민중들이 힘을 모으고 물러섬 없이 크게 맞짱을 뜨라" 하시는 백기완 선생님의 우렁찬 말씀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당당한 모습을 연상하며 꼭꼭 씹듯이 <버선발 이야기>를 읽는다. 이 땅의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읽고, 그 말뜸(화두)을 경청하기를 바란다.


버선발 이야기 - 땀, 눈물, 희망을 빼앗긴 민중들의 한바탕

백기완 지음, 오마이북(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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